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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33> 함양 삼정산 칠암자 순례길

도솔암서 천왕봉 조망 즐기고, 시원한 약수로 속세 찌꺼기 씻고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 2023.05.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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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마을 ~ 실상사 약 14.5㎞
- 짙은 녹음·계곡 물소리에 힐링
- 고승 109명이 정진한 영원사
- 금대봉 품에 안은 문수암 장관

- 반달가슴곰 활동지역 빠른 통과
- 긴 산행시간·급경사 코스 주의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오는 27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지리산(1950m)에 속한 삼정산 (1261m) ‘칠암자 ’ 순례길을 소개한다.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이라고도 한다.

절에서는 윤달이 오면 ‘삼사순례(三寺巡禮)’를 떠난다. 이는 세 번 절에 가면 액이 소멸하고 복이 온다는 불교 풍습에서 시작했다. 최근에 와서는 꼭 불교인이 아니라도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자연에 묻힌 사찰 세 곳을 찾아가는 순례 산행에 많이 나선다. 이에 맞추어 근교산 취재팀도 등산동호인이 이맘때 찾아가는 최고의 산길인 경남 함양 삼정산 칠암자 순례길을 찾아나섰다.
경남 함양군과 전북 남원시를 경계 짓는 삼정산 능선에는 천왕봉을 보며 일곱 암자가 자리했다. 상무주암에서 25분이면 갑자기 조망이 터지는데, 왼쪽에 천인굴이 있는 문수암에서 시계방향으로 서룡산 삼봉산 백운산이 펼쳐지며, 삼봉산 오른쪽 잘룩이 안부는 청매선사 인오가 도를 깨쳤다는 오도재이다.
■불탄일 ‘최애’ 코스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가는 순례길은 그 자체만으로 힐링이 되지만, 세 곳의 절(영원사 삼불사 실상사)과 네 곳의 암자(도솔암 상무주암 문수암 약수암)를 거쳐 가는 칠암자 순례길은 긴 거리에다 오르내리는 산길이 만만찮아 자칫 고행의 길이 되기도 한다. 이때는 영원사에서 도솔암~영원사~상무주암을 한 바퀴 도는 약 8㎞ 원점회귀 삼사순례도 괜찮다.

도솔암 오르는 산길은 지리산 국립공원에 포함한다. 일부 등산객이 벽소령 임도에서 도솔암을 오르려고 시도하는데, 비법정 탐방로라 이 경로로는 오를 수 없다. 반드시 취재팀이 올랐던, 영원사로 해서 도솔암을 갔다 되돌아 내려가야 한다. 상무주암에서 삼정산을 오르는 산길도 폐쇄되었으니, 이 길로도 오르지 않도록 한다. 칠암자 순례길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일찍 산행을 나서야 한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양정마을정류장~영원사·벽소령갈림길~‘마천삼정로 544-39’ 전원주택 앞 갈림길~영원사 도로 합류~도솔암 갈림길~도솔암~도솔암 갈림길~영원사~빗기재~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약수암·도마마을 갈림길~약수암~실상사를 지나 해탈교를 건너면 절 입구 공영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거리는 약 14.5㎞이며, 7시간 안팎 걸린다.

실상사 입구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택시로 이동한다면 영원사나 도솔암 갈림길로 바로 가는 게 긴 산행 시간과 거리를 조금 줄일 수 있다. 함양 군내버스를 탔다면 종점인 양정마을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버스가 들어왔던 방향으로 2분 되돌아 나가면 삼거리다. 영원사 안내판을 보고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를 걷는다. 다시 3분이면 영원사 표석을 지나 갈림길에서 영원사(3㎞)는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은 벽소령 방향이다.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3, 4분이면 ‘마천삼정로 544-39’ 전원주택 앞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간다. 직진은 영원사 가는 찻길로 1㎞ 가량 더 멀다. ‘아름다운 뜨락’을 지나 잇단 전원주택 끝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영원사로 오르는 옛길이다. 짙은 녹음에 요란한 계곡 물소리가 그리 반가울 수 없다. 약 40분이면 영원사 찻길과 다시 만나 왼쪽으로 간다. 150m쯤 가면 계곡 쪽에 타이어 6개를 세워 놓았고 도로는 오른쪽으로 틀어 영원사로 올라간다. 여기가 도솔암 갈림길이다. 도솔암까지 약 1시간20분이면 갔다 온다.

■천왕봉·지리산 주능선 전망대

왼쪽으로 꺾어 계곡에 내려선 뒤 물을 건넌다. 이내 반달가슴곰 활동지역을 알리는 작은 안내문과 무인센서를 만난다. 센서는 취재팀이 접근하니 요란한 소리를 냈다. 재빠르게 통과한다. 완만하던 길은 도솔암이 가까워지며 가팔라진다. 잣나무 사이를 지나 돌계단을 올라 칠암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도솔암(약 1160m)에 닿는다. 서산대사의 제자로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청매조사 인오가 도를 깨친 곳이다. 지금은 적능 스님이 수행 중이다. 정면에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빼어난 조망처다.
도솔암은 지금껏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취재팀이 답사하던 날 공사가 끝나 이제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 들이켜 폐부 깊숙이 쌓였던 속세의 찌꺼기를 씻어낸다. 왔던 길을 되짚어 도솔암 갈림길로 온다. 10분이면 영원사에 올라선다. 신라 경문왕 때 영원조사가 창건하고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등 109명의 고승대덕이 수행 정진한 큰 절이었다. 1948년 여순 사건과 6·25 한국동란 때 불탔다. 현재 건물은 그 뒤 중창했다. 약수암(5.7㎞)·상무주(1.8㎞) 가는 길은 큰 느티나무 뒤로 열린다.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는 출입문을 통과 한다. 완만하던 산길은 현위치 번호 ‘지리(경남) 30-01’ 표지목을 지나며 가팔라진다. 30분이면 지리 주능선 삼각고지에서 북쪽 삼정산으로 뻗은 능선 안부인 빗기재에 올라선다. 오른쪽 상무주암으로 능선을 탄다. 바위를 넘어 호젓한 삼정산 산허리 길을 돌아간다. 바위 전망대에서 천왕봉과 반야봉을 잇는 능선을 보며 양팔을 크게 벌려 대 지리산을 가슴에 안아본다. 35분이면 철망 울타리를 통과해 상무주암에 도착한다. 고려 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암자다. 워낙 지대가 높아 지리산을 앞마당으로 삼았는데, 속세의 필부가 보아도 그 모습이 장관이다.

암자는 입구에 출입을 막는 ‘정낭’이 걸쳐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순례자를 위한 돌담 아래 약수터를 지나면 갈림길이다. 문수암은 직진해 간이 평상이 놓인 아름드리 소나무 쉼터에서 왼쪽이다. 오른쪽은 영원사 찻길에서 올라오는 길. 쉼터 안쪽 암반 전망대에서 지리산 능선을 다시 조망하고 돌아 나와 문수암(0.8㎞)으로 향한다. 천왕봉 조망이 열리는 4 표지목을 지나 4m 높이 직벽 아래 샘터에서 목을 축인다.

약 25분이면 갑자기 조망이 터지면서, 서룡산 삼봉산 법화산 백운산과 지리산 최고 전망대인 금대봉을 품에 안은 문수암에 도착한다. 659년(무열왕 6)에 마적대사가 창건했다. 현재 건물은 해인총림 방장과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에 오른 혜암 스님이 1965년께 지었다. 법당 뒤로 큰 굴이 있다. 임진왜란 때 인근 피란민이 올라왔고, 그 숫자가 1000명에 이르렀다고 해 천인굴로 불린다.

문수암 축대 아래를 지나 왼쪽 삼불사(0.8㎞)로 꺾는다. 가지 능선을 오르내리며 이끼 낀 돌길도 지나 20여 분이면 삼불사이다. 칠암자에서 한 곳뿐인 비구니 수행처로 법당에는 ‘삼불주(三佛住)’ 편액이 걸려 있다. 오른쪽 멀리에서 천왕봉이 굽어본다.

법당 직전 돌계단을 내려간다. 3. 4분 뒤 갈림길에서 왼쪽 약수암(2.2㎞)으로 꺾는다. 직진은 ‘견성골’로 해서 도마마을로 내려간다. 산허리를 감아 돌아 10분이면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약수암(1.8㎞)으로 능선을 탄다. 소나무 숲길은 ‘지리(경남) 30-11’ 표지목을 지나 50분이면 약수암에 닿는다. 서산으로 해는 기울었다. 마음은 급해진다. 구불구불 도는 비포장 임도를 빠르게 걷는다. 30분이면 연등이 불 밝히는 실상사 경내에 들어선다. 다시 나와 해탈교를 건너 5분이면 실상사 입구 공영주차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거리 멀어 당일산행엔 자차를…실상사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먼 거리로 당일 산행은 승용차가 낫다. 산행이 끝나는 곳인 전북 남원시 산내면 백일리 484-3 ‘실상사 공영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한 뒤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비 무료. 공영주차장에서 산행 들머리인 양정마을이나 영원사까지 마천개인택시(055-962-5110·010-4488-7143)를 이용한다. 택시비는 양정마을 1만5000원, 영원사 2만5000원.

대중교통편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간 뒤 삼정행 군내버스로 환승해 종점인 양정마을 정류장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가는 직통버스는 오전 7시 9시 11시에, 진주 산청 등을 둘러가는 경유버스는 오전 6시30분 7시19분에 있다. 직통은 약 1시간 50분, 경유버스는 약 3시간 소요.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삼정(양정)행 군내버스는 오전 6시20분 8시 9시30분 11시 등에 출발한다. 산행 뒤 실상사 입구 백일정류장에서 인월을 거쳐 함양터미널로 가는 군내버스는 오후 8시5분께 막차가 지나가며 약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함양에서 부산 직통버스는 오후 4시 6시30분(막차)에, 경유버스는 오후 3시18분에 출발한다.

함양에서 부산 막차를 놓쳤다면 진주(오후 7시1분 7시17분 8시10분)로 간다. 진주에서 부산행은 밤 9시까지 운행하며, 심야버스(밤 10시 12시)도 있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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