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근교산&그너머 <1163> 경남 밀양 천황산

흰 고깔모자 쓴 봉우리… 보기 힘든 눈 구경에 산행피로가 싹~
이창우 프리랜서 | 2020.02.12 19:37
근교산 책 주문하기
- 얼음골로 오르는 13.5㎞ 코스
- 북사면이라 응달지고 기온 낮아
- 눈 안 녹고 오랫동안 쌓여 있어
- 초반 급경사·너덜 길은 주의

- 한겨울 바위에 생기는 역고드름
- 허준 이야기 얽힌 ‘동의굴’ 이색
- 사방팔방 탁 트인 정상조망 시원

영남알프스는 가지산(1241m)을 중심으로 1000m가 넘는 9개 봉우리가 모여 있어 스위스의 알프스에 비견할 만하다 해서 이름 붙었다. 가지산 운문산(1195m)에 이어 영남알프스에서 세 번째로 높은 천황산(1189m)은 이웃한 재약산(1119m)과 함께 천황재를 사이에 두고 의좋은 형제처럼 솟았다.

천황산 정상 직전의 눈길을 걷는 취재팀 뒤로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과 중봉, 고헌산이 흰눈을 이고 있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에 솟은 봉우리는 신불산-가지산-천황산 세 방향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능동산이다.
그래서 보통 천황산과 재약산을 묶어 표충사를 기점으로 삼아 원점 회귀 산행을 주로 한다. 울산 울주군의 주암마을에서 오르는 등산로도 산꾼들이 선호하는 코스다. 반면 산꾼이 피하는 코스도 있다. 경남 밀양 얼음골에서 천황산을 오르는 코스이다.

얼음골 코스는 땅에서 솟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산세가 가파른 데다 끝없는 너덜 길이라 오르는 사람은 진을 뺀다. 무더운 여름에는 하산 코스로만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겨울의 얼음골 코스는 북사면이라 응달이 지고 추워 한 번 내린 눈이 잘 녹지 않아 오랫동안 눈 구경을 할 수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부산과 가까우면서도 쉽게 눈 구경을 할 수 있는 천황산을 찾았다. 얼음골 결빙지와 너덜, 능선 전망대에서 즐기는 조망은 힘든 산행을 충분히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이번 산행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얼음골휴게소 매점 앞 대형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인도교를 건넌 뒤 얼음골 매표소~천황사~얼음골 결빙지~동의굴~천황산·가지산(석남터널) 삼거리~필봉 갈림길~천황산 정상~천황재~주암마을·샘물상회 갈림길~샘물상회 갈림길~능동산 갈림길~배내고개 주차장을 거쳐 배내정상 버스정류장에서 마친다. 산행 거리는 약 13.5㎞에 산행 시간은 6시간 안팎이 걸린다.

천황산 정상의 대형 돌탑과 정상석.
얼음골휴게소 매점 왼쪽의 동천에 걸린 인도교를 건넌다. 얼음골의 차디찬 물이 암반을 흘러내려 와폭을 빚어 놓았다. 닭벼슬 능선 갈림길을 지나 도로를 100m쯤 올라 얼음골 입구 매표소를 통과하면 ‘결빙지(400m) 천황사(200m)’ 안내판을 지난다. 천황사 앞의 명상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나무다리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얼음골 결빙지와 동의굴을 거쳐 지능선 안부까지 급경사의 돌계단과 너덜이 이어지니 마음을 단단히 먹자.

천황사에서 200m를 오르면 얼음골 결빙지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얼며 한겨울에는 바위에서 역고드름이 생겨 밀양 3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왼쪽 가마불폭포 쪽은 낙석으로 폐쇄됐지만 나무 덱을 50m만 가서 주변을 조망한 뒤 돌아오자. 정상에 흰 눈을 이고 선 운문산과 가지산 아래 하얀 암벽이 흰 구름 같다는 백운산이 펼쳐진다. 서쪽에는 산 사면을 타고 흐른 수백 m의 너덜이 보인다. ‘결빙지’ 위쪽의 작은 상투봉 아래 골짜기에 얼어붙은 선녀폭포의 하얀 얼음기둥은 빙벽 등반지로 유명하다.

백상아리가 입을 벌린 듯한 얼음골의 바위 벼랑에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
결빙지에서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소설 동의보감’에서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한 동굴과 지형이 유사하다는 동의굴에 닿는다.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신장이 호위하듯 기묘한 바위가 에워싼 모습이다.

해발 750m 높이에서 잔설이 보인다. 30분을 더 올라 ‘천황산 밀양 바 -3’ 표지목이 있는 지능선에 서니 눈은 종아리까지 푹푹 빠진다. 왼쪽 철제 계단을 올라 20분이면 ‘천황산·가지산(석남터널)’ 능선 갈림길에 선다. 천황산(1.4㎞)은 오른쪽이다. 전망대에서 산길은 활처럼 휘어진다. 필봉(3.94㎞) 갈림길을 지나 25분이면 큰 돌탑과 정상석이 세워진 천황산 멧부리에 닿는다. 북쪽 운문산에서 시계 방향으로 가지산 고헌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금오산 만어산 종남산 화악산 구만산 등 동서남북 막힘 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서쪽은 한계암(3㎞)을 거치는 표충사 하산길이다.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한 동굴과 지형이 유사하다는 동의굴.
배내고개로 가는 길은 ‘천황재(1㎞) 재약산(1.8 ㎞)’ 방향 남쪽이다. 덱 계단을 걸어 내려가 사자바위를 돌아 20분이면 천황재에 닿는다. 직진은 재약산(0.8㎞), 오른쪽은 내원암(표충사 ·3.4㎞)이다. 왼쪽 샘물상회(2.8㎞) 방향으로 간다.

200m를 가면 오른쪽에서 오는 주암마을(5.6㎞) 갈림길과 만나는데 샘물상회(1.9㎞)는 직진해야 한다. 여기부터 배내고개까지 임도만 따라간다. 천황산 갈림길과 범굴 샘물상회 얼음골케이블카상부승강장 갈림길을 차례로 지난다.

산악기상관측시설물을 지나면 정면에 능동산이 손짓한다. 잇달아 만나는 능동산 갈림길에서 직진해 천황재에서 2시간이면 배내터널 위를 지나 배내정상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 교통편

- 밀양시외버스터미널서 석남사행 직행버스 타고
- 얼음골 정류장 하차해야

부산에서 얼음골을 경유하는 천황산 산행은 밀양을 거쳐 들어가야 한다. 부산역에서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KTX와 무궁화를 이용해 밀양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 가는 방법과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밀양행 직행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5분, 8시20분, 9시5분, 10시 40분 등에 출발하는 석남사행 직행버스를 타고 얼음골 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이 끝나는 배내정상 정류장에서는 오후 2시30분(석남사까지만 운행), 3시50분, 6시20분(막차·울산역까지 운행)에 태봉에서 출발하는 석남사·언양행 시내버스를 탄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 동부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차량 회수가 어렵다. 밀양 얼음골케이블카상부승강장에서 하산하는 닭벼슬능선이 폐쇄돼 원점 회귀 산행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얼음골 휴게소매점 주차장에 주차했다면 배내정상 정류장에서 반드시 태봉에서 출발하는 오후 2시30분 버스를 타고 석남사에서 내려 오후 4시10분, 6시10분(얼음골 막차) 밀양행 직행버스를 타고 얼음골 정류장에서 내린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로 178 얼음골 휴게소매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글·사진=이창우 프리랜서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프리랜서 010-3563-025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