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근교산&그너머 <1131> 함양 지리산 칠선계곡

일곱 선녀 노닐다 간…때 묻지 않은 원시림 비경에 ‘풍덩’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 2019.06.26 19:58
근교산 책 주문하기
- 천왕봉 가는 전체 9.7㎞ 구간 중
- 상시개방하는 추성~비선담 코스
- 이정표 많고 갈림길 없어 편안

- 1960년대 부산 산악인이 작명한
- 선녀탕·옥녀탕·비선담·칠선폭포
- 울창한 숲·맑은 계곡물소리 시원

지리산은 부산·경남을 비롯해 우리나라 산악인들의 어머니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설악산처럼 멋들어진 암릉은 없지만 깊고 큰 지리산은 멀리서 바라보나 가까이 품속에 들어가나 한결같이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다.
맑게 흐르는 옥과 같이 깨끗한 물을 일컫는 옥류(玉溜)란 한자말은 이곳 칠선계곡 옥녀탕의 물빛을 이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칠선계곡의 비경은 산길을 한참이나 걸어가서 만나는 선녀탕과 바로 위에 이웃한 옥녀탕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런 지리산 산행의 백미는 종주라고 할 수 있는데 어지간한 산악인이라면 모두 한두 번은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종주보다 어려운 것이 칠선계곡 산행이다. 5월과 6월, 9월과 10월 연중 4개월에 한해 주 1회 월요일에만 운영하는 탐방예약 가이드제에 참여해야 칠선계곡 코스로 천왕봉까지 산행할 수 있다. 회당 60명만 참여할 수 있으니 한 해 1000명 안팎의 인원만 칠선계곡의 비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토요일에는 추성주차장~삼층폭포 왕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용 가능한 인원 숫자가 더 많은 지리산 대피소조차 예약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칠선계곡 탐방에 참여하기는 더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아쉬운 대로 칠선계곡의 비경을 조금이나마 만나볼 방법은 있다. 공식적으로 9.7㎞인 전체 구간의 절반에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상시 개방되는 추성에서 비선담까지 4.3㎞ 구간을 왕복으로 다녀올 수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여름 초입에 지리산 최고의 계곡 칠선계곡을 찾았다.

국골과 만나기 직전에 칠선계곡의 가장 하류에 있는 용소폭포.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 지리 10경과 지리산 12동천의 하나 등 칠선계곡을 이르는 말은 많다. 그만큼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와 경관을 지녔다는 의미다. 일곱 선녀와 곰에 얽힌 전설이 전해지는 칠선계곡은 비경의 원시림이 둘러싼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가 이어지는 명소로 유명하다. 칠선계곡은 부산 산악계와도 인연이 깊다. 한국전쟁의 혼란이 가시고 우리나라 산악운동이 활기를 띠던 1964년 겨울 김경렬 등반대장을 비롯한 신업재 성산 곽수웅 등 20여 명의 부산 산악인이 ‘지리산 칠선계곡 등반로 개척 및 학술조사’에 나섰다. 이들은 혹한 속에 악전고투하며 10여 일에 걸쳐 전인미답의 계곡을 올랐는데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대륙폭포 칠선폭포 등 요즘 널리 통용되는 이름이 부산 산악인들의 작명 솜씨다.

이번 코스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해 두지동~칠선교~옛마을쉼터~선녀탕~옥녀탕~비선담~비선교를 거쳐 비선담 통제소에서 되돌아온다. 두지동을 거쳐 추성마을로 들어선 뒤 용소폭포를 보고 되돌아와 추성주차장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9.9㎞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4시간30분이다. 올라간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 데다 갈림길이 거의 없고 이정표가 잘 설치된 국립공원 구역이라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다.

함양에서 들어오는 버스 종점이자 추성마을 주민회가 관리하는 마을주차장인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칠선계곡탐방지원센터를 지나 1차로 도로를 따라 추성마을회관을 지나 추성교를 건넌다. 추성교에서 300m 정도 상류에서 칠선계곡과 국골이 만난다.

다리를 건너 100m 정도 올라가면 왼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펜션 이름이 빼곡한 안내판 한쪽에 ‘용소폭포 가는 길’ 문구가 있다. 이곳은 하산길에 들렀다가 간다. 직진해서 점점 가팔라지는 도로를 올라가면 ‘두지동 1.0㎞ 이정표’를 지나며 마을을 벗어난다. 돌로 포장된 급경사를 잠시 가면 오르막 경사가 끝나는 지점에서 정면으로 물소리가 크게 들리며 칠선계곡이 바라다보인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다.
추성마을을 벗어나 두지동으로 가는 길 뒤로 보이는 골 깊은 지리산 자락.
정성교를 건너면 곧 두지동이 나온다. 처음 만나는 두지농장휴게소를 비롯해 3가구가 산다. 두지동마을쉼터 직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제석봉에서 내려오는 능선을 넘어선 뒤 백무동으로 이어진다. 마을쉼터를 지나 내려가면 곧 칠선계곡과 만난다. 붉은색 출렁다리인 칠선교를 건넌다. 금계에서 올라오는 도중에 건너는 다리를 비롯해 이곳까지 칠선계곡에 놓인 다리 중 3개에 칠선교란 이름이 붙어 있다. 출렁다리 칠선교는 2011년 태풍 무이파 때 부서진 다리를 이듬해 새로 세운 것이다. 다리를 건너 계곡 왼쪽 사면으로 올라간다. 칠선계곡이 워낙 험하고 경사진 데다 비가 올 때 수량이 많이 증가하는 곳이다 보니 등산로가 계곡과 거리를 두게 된다.
두지동을 지나 칠선계곡을 처음 만나는 칠선교.
옛 칠선마을(칠선동)이 있던 곳에 들어선 옛마을 쉼터를 지나 20분 정도를 더 올라가면 다시 칠선계곡과 만난다. 여기서부터 비선담 통제소까지 구간이 이번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다리 바로 위가 선녀탕이고 잇달아 옥녀탕을 지난다.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소가 유혹하지만 눈으로만 즐겨야 한다. 해발 710m의 비선담을 지나 비선교를 건너 잇달아 나오는 작은 폭포와 소에 감탄하며 500m 정도를 더 올라가면 출입통제소에 닿는다. 이번 코스의 최고점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물색의 비선담.
천왕봉까지 5.4㎞ 구간을 남겨둔 채 아쉽지만 잠시 숨을 고른 뒤 되돌아 내려간다. 추성마을까지 돌아가 산행 초반 지났던 갈림길에서 용소폭포 방향으로 간다. 콘크리트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마지막 펜션인 용덕쉼터 왼쪽으로 올라간다. 곧 콘크리트 수로를 만나 5분 정도 올라가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용소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폭포를 구경한 뒤 추성주차장으로 돌아가면 된다.


◆교통편

- 함양터미널서 추성행 군내버스 이용해야

대중교통을 이용해 칠선계곡으로 가려면 부산에서 출발해 함양터미널로 간 뒤 군내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부산 사상구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3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함양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7시28분까지 있다.

함양터미널에서 유림 동강 마천을 거쳐 추성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추성에서 함양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7시50분이 막차다. 문의 ㈜함양지리산고속 (055)963-3745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칠선로 212 추성리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이 주차장은 성수기(5~11월)에 일반 승용차 기준 5000원의 주차장 사용료를 내야 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