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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126> 제천 금수산

울퉁불퉁 바윗길·짙푸른 녹림… 퇴계 이황도 반할 만하구려
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 2019.05.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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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m 높이 시원한 용담폭포
- 수려한 암봉·맑고 깊은 계곡
- 정상에서 보는 조망 빼어나

- 전체 코스 8.6㎞ 경사 심해
- 산행 시간 넉넉하게 잡아야

우리나라에는 1967년 지리산 이후 가장 최근인 2016년 지정된 태백산까지 모두 22곳의 국립공원이 있다. 이 중 산악형 국립공원은 18곳이 있는데 부울경지역 산꾼들에게는 아무래도 가까운 지리산과 가야산, 덕유산이 익숙하다. 그 외에는 같은 국립공원이자 명산이라도 선호도에 차이가 있다. 부산지역 산꾼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드문 곳이 월악산(月岳山)이다. 가더라도 대부분 월악산 영봉(1097m)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산악형 국립공원 가운데 월악산국립공원(287.571㎢)이 지리산과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넓다는 걸 체감하는 이는 많지 않다.

용담폭포 전망대를 지나 올라가는 바윗길 뒤로 중앙의 금수산 정상과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올려다보인다. 망덕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기암절벽이 시선을 사로잡고 금수산 아래 사면에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우거져 있다.
월악산은 넓은 만큼 깊은 산이다. 우리나라의 다목적댐 호수 가운데 소양호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충주호를 따라 동서로 길게 이어지며 송계계곡과 용하계곡, 선암계곡 같은 깊은 골짜기를 품고 있다. 월악산 영봉이 국립공원 구역의 서쪽 끝에서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운다면 북동쪽 끝에서 청풍호반을 내려다보며 영봉을 바라보는 산이 금수산(錦繡山·1015.8m)이다. 월악산국립공원이 넓은 건 금수산에서 남서쪽 영봉을 바라보면 체감할 수 있다. 두 봉우리 사이의 직선거리는 18㎞ 정도로 지리산 천왕봉과 노고단의 19㎞와 비슷하다.

월악산국립공원의 동쪽을 대표하는 금수산은 영봉 못지않게 수려한 암벽과 암봉, 빼어난 조망, 맑고 깊은 계곡, 울창한 숲을 두루 갖췄다. 금수산은 원래 백운산으로 불렸으나 조선 시대 중기인 16세기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이 단풍이 든 이 산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서 금수산으로 바꿔 불렀다고 전한다. 지금은 단풍이 화려하게 수놓는 시기는 아니지만 망덕봉(916m) 아래 암벽과 암릉이 날카롭지 않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옛 이름 백운산은 이번 산행의 출발지점인 상천리의 지명에 흔적이 남아 있다. 상천리마을은 백운동으로도 불리며 탐방안내소에서 마을로 건너가는 다리는 백운동교라 이름붙었다.

산행 초반 망덕봉으로 오르는 바윗길과 금수산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으로는 금수산에 딸린 신선봉과 동산, 능강계곡이 가까이 시야에 들어오고 멀리는 제천 시내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단양의 석회석 광산과 소백산 연화봉, 남쪽과 서쪽으로는 청풍호반과 영봉, 백두대간 대미산, 황장산이 아련하게 윤곽을 보여준다.

금수산 제1경으로 꼽히는 30m 높이의 용담폭포.
이번 코스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상천휴게소·월악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해 보문정사~출입통제문 삼거리~용담폭포~용담폭포 전망대~망덕봉~876m 봉~상학주차장·금수산 갈림길~금수산 정상~금수산 삼거리~출입통제문 삼거리를 거쳐 상천휴게소로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전체 산행 거리는 8.6㎞ 정도로 소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 모두 경사가 가파르고 험해 거리에 비하면 산행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산행 내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주변 산들 비경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여유롭게 걷는 게 좋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상천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월악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를 지나 백운동교를 건너면 ‘금수산 탐방로’ 안내판이 방향을 가리킨다. 상천리경로당·마을회관을 거쳐 보문정사가 나온다. 절 뒤로 가파른 계단이 설치된 암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콘크리트 길을 따라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농가주택 앞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곧 출입통제문을 지나 삼거리다. 오른쪽은 금수산으로 바로 오르는 길로 이번 코스의 하산로다. 망덕봉으로 가는 길은 이정표의 왼쪽 용담폭포 방향이다. 곧바로 마을에서 오는 길과 만나 올라가면 다리가 나온다. 100m 거리의 용담폭포를 보고 되돌아온다. 30m 높이의 암벽을 타고 물줄기가 떨어지는 용담폭포는 금수산 제1경으로 꼽힌다.

월악산과 소백산, 충주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금수산 정상.
다리를 건너 바윗길이 시작되면 몸은 고되지만 눈이 호강한다. 고도를 높이면서 상천리 일대는 물론 멀리 영봉을 비롯한 월악산국립공원의 첩첩이 쌓인 산줄기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 바윗길이 계속된다. 올라갈수록 청풍호반은 더욱더 넓게 모습을 드러낸다. 울퉁불퉁 바윗길과 철계단을 번갈아 오른다. 길이 가파르고 험해 속도를 내기 어렵다. 1시간가량 오르면 전망대를 지나 ‘망덕봉 1.0㎞’ 이정표를 지난 이후로는 숲길을 걸어 갈림길이 있는 능선에 오른다. 이정표 왼쪽 가까이에 망덕봉 정상석이 보인다. 정상은 나무가 우거져 조망은 어렵다. 되돌아와 금수산 방향으로 간다. 876m 봉을 넘어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차츰 고도를 높인다.

단양의 상학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전망대를 거쳐 바윗길에 설치된 덱 계단을 치고 오르면 일망무제 조망이 트이는 금수산 정상이다. 사방으로 겹겹이 산줄기가 둘러싸고 있다. 하산길은 바윗길은 없지만 경사가 가팔라 만만치 않다. 금수산 삼거리를 지나면 중간중간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 숲길이다. 1㎞ 정도 내려가면 경사가 누그러지고 곧 올라갈 때 지났던 출입통제문에 닿는다. 이후로는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 상천주차장으로 돌아간다.


# 교통편

- 제천역·터미널 앞에서 953번 시내버스 타고 상천휴게소 정류장 하차

제천지역이 넓고 호수와 산이 많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는 불편하다. 대중교통으로는 당일치기가 불가능하고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오가는 시간이나 산행의 어려움을 따져보면 1박2일 일정으로 산행하는 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체력적인 부담도 줄이는 방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산동부버스터미널에서 안동과 영주를 거쳐 제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오전 8시5분, 11시15분, 오후 2시15분, 5시25분 총 4회 운행. 5시간 소요. 부전역에서 제천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20분, 밤 10시42분 두 차례 있다. 하행도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있다. 제천역과 제천버스터미널 앞에서는 953번 시내버스를 타고 상천휴게소에 내리면 된다. 종점에서 오전 6시20분, 낮 12시20분, 오후 4시20분 출발.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길 85 상천휴게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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