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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95> 경남 사천 봉명산

이리저리 아름답게 휘어진… 울창한 소나무 숲길 일품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2018.10.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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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뾰족한 두 봉우리 급경사지만
- 대부분 코스 산비탈 따라 완만
- 전망대 설치된 정상 조망 시원
- 사천만·삼천포대교 등 한눈에
- 산비탈 파내 만든 보안암 석굴
- 규모 작고 긴 세월 흔적에 푸근

경남 사천은 한가운데 깊숙하게 들어온 사천만을 기준으로 동서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사천공항이 들어설 만큼 바다를 끼고 넓은 들판과 완만한 산지가 특징적인 지역이지만 와룡산이라는 명산을 품고 있기도 하다. 와룡산은 사천 남동쪽 끝부분 삼천포항을 바라보는 자리에 우뚝 솟아 있다. 이와 달리 사천의 북서쪽에는 하동군과 경계에 있는 이명산이 명성이 높다. 이맘때면 여러 산악회가 이명산과 하동 북천의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를 함께 엮은 일정을 흔히 다녀온다.

봉일암 갈림길에서 제1 휴게쉼터로 올라가는 계단. 봉명산과 봉암산 정상을 이어서 돌아오는 등산로는 대부분 소나무가 울창한 넓은 숲길로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근교산& 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사천 봉명산(鳳鳴山·407m)은 이명산에 갈 때 거쳐 가는 산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봉명산 자체만으로도 고찰 다솔사를 품은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편안한 산이다. 봉명산과 함께 이어 걷는 봉암산(374m) 두 봉우리 모두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정상을 오르내릴 때는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하지만 대부분 구간은 산비탈을 따라 대체로 완만하다. 산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울창한 소나무숲이 일품이다. 경주 남산의 삼릉 소나무숲에 비길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도 아니다. 소나무의 굵기는 삼릉 숲보다 가늘지만 이리저리 휘어진 모양새는 삼릉 소나무 못지않게 아름답다. 특히 이런 소나무에 둘러싸인 길을 산행 내내 걷다 보면 눈이 호강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숲이 우거져 일부러 높은 전망대를 설치한 봉명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시원하다. 바다에서 10㎞도 채 떨어지지 않아 남쪽으로 보면 사천만과 남해도, 삼천포대교가 잘 보이고 하동 금오산도 가까이 자리 잡아 시선을 잡아끈다. 금오산 옆으로는 남해 금산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코스는 다솔사에서 출발해 산중 암자인 서봉암과 보안암을 거친다. 이 중 보안암에는 특이한 형식의 석굴에 석불이 안치돼 시선을 끈다. 주 등산로에서 살짝 벗어나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가면 물명산(456m) 동쪽 산 중턱에 보안암 석굴이 있다. 이 석굴은 고려 말에 승려들이 수행을 위해 만든 시설로 알려졌다. 자연적인 동굴이 아니라 산비탈을 수직으로 파내고 주변에 있는 납작한 점판암을 쌓아 만들었다. 내부 불상 배치는 경주 석굴암의 양식을 따랐다는데 어두침침한 석굴 내부보다 이끼와 풀, 지의류가 자라 세월의 무게를 보여주는 외부의 돌들이 더 눈길을 끈다. 아주 완만하게 둥그스름한 모양의 지붕을 인 석굴은 경주나 군위의 석굴처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보인다.

봉명산 정상에 올랐다가 급경사를 내려간 뒤 헬기장을 지나면 산길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호젓하고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이번 코스는 경남 사천시 곤명면 용산리 다솔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봉일암 갈림길~제1 휴게쉼터~봉명산 정상~헬기장~제2 휴게쉼터~약수터~서봉암~봉암산 정상~이명산·북천 갈림길~보안암 입구 사거리~보안암 석굴~다시 사거리~제2 휴게쉼터를 거쳐 다솔사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전체 산행거리는 7.6㎞ 정도로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안팎이다.

해설사의 집이 있는 다솔사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58호 국지도선이 지나는 신산마을 정류장에서 다솔사 주차장까지 왕복 5㎞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주차장 왼쪽으로 가서 만세루로 올라가는 계단 앞 이정표를 따라 화장실·등산로 방향으로 간다. 콘크리트 길을 올라가 봉명산 군립공원 등산로 안내도 옆 출입문을 지나간다. 곧바로 미륵대성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봉일암 방향으로 접어들어 100m 정도 가서 벤치를 지나 왼쪽 계단으로 올라간다. 곧 제1 휴게쉼터다. 미륵대성 앞에서 갈라진 길과 만난다. 이번 산행에서 제1 휴게쉼터와 이후 지나는 제2 휴게쉼터는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모두 거쳐 간다. 이정표의 정상(0.4㎞) 방향으로 올라간다.

봉암산 정상 직전의 전망대 봉암정에서 바라본 남서쪽 하동 금오산.
쉼터 갈림길에서 쉼 없이 400m 급경사를 올라가면 봉명산 전망대 봉명정에 닿는다. 소나무가 가리기는 하지만 원경을 감상하기에는 어려움이 없다. 북쪽을 제외하면 북동쪽의 진주 시가지를 시작으로 남쪽과 서쪽으로 사천 와룡산, 각산, 삼천포대교, 남해 창선도, 남해도, 하동 금오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쪽 멀리 광양 백운산과 북쪽으로 노고단, 천왕봉도 나무 사이로 보인다. 전망대에서 곧바로 봉명산 정상을 지나 급경사를 내려간 뒤 헬기장을 지나면 제2 휴게쉼터 사거리다. 오른쪽 약수터 방향으로 간다. 약수터를 지나 계곡을 따라가다가 징검다리를 건너면 서봉암 방향으로 올라간다.

지붕을 씌워서 깔끔하게 관리하는 약수터.
용산마을 갈림길을 지나 곧 서봉암이다. 주차장을 지나 절 입구 직전 왼쪽 사면으로 등산로가 있다. 이정표는 없다. 급경사를 오르면 바위 무더기 뒤에 봉암산 정상이 나온다. 바위 위에 서면 남쪽 조망이 열린다. 내려가면 쉼터에 이명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데 현 위치 표시가 잘못돼 있다. 이후로는 경사가 완만한 편안한 길을 걷는다. 갈림길이 여러 곳 나오는데 직진하면 된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는 보안암·다솔사 방향을 따르면 된다. ‘봉명산8’ 소방 위치표시가 있는 이명산·북천 갈림길을 지나 돌탑 군을 거치면 곧 보안암 입구 사거리다. 보안암을 들렀다가 되돌아온다. 이정표에 표시된 0.5㎞보다는 가깝게 느껴진다. 보안암 석굴을 보고 돌아와 입구 사거리에서 이정표의 다솔사 방향으로 간다. 제2 휴게쉼터에서도 이정표의 다솔사 방향으로 20분 정도 내려가면 주차장에 닿는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곤양 간 뒤 택시 이용해 출발지 다솔사까지 이동

점판암을 널판지처럼 쌓아 올린 보안암 석굴.
산행 출발지인 경남 사천 다솔사로 가려면 곤양으로 가서 사천 시내버스를 타거나 진주에서 하동 북천 방면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게 편리하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곤양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오전 7시, 9시20분 등 하루 6차례 있다. 진주에서 곤양을 거쳐 옥종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다솔사 입구 신산에서 바로 내려도 된다. 오전에는 8시10분, 9시50분, 11시에 출발한다. 상대적으로 자주 출발하는 진주에서 서포로 가는 버스를 타고 곤양에 내려도 된다. 곤양에서는 70-1번이나 90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가 자주 운행하지 않을뿐더러 정류장에서 다솔사까지 2.5㎞를 걸어 올라가야 하니 곤양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는 게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사천시 곤명면 다솔사길 417 다솔사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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