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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62> 하동 구재봉

눈 쌓인 지리산과 섬진강 너머 전라도 산들까지 한눈에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2018.02.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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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쪽엔 지리산 천왕봉·악양벌판
- 서쪽은 1000m대 광양 백운산
- 동쪽으론 월아산과 진주 시가지
- 남쪽 위치한 와룡산·금오산 등
- 첩첩이 둘러싼 명산 볼 수 있어
- 하산길 급경사 많아 주의 필요

부산 경남 울산과 같은 우리나라 남동부 지역에 사는 산꾼에게 사계절 가운데 겨울은 산행지를 고르는 데 유난히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계절이다. 겨울 산행의 묘미인 설산 산행은 눈이 귀한 만큼 흔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 때문에 아예 눈 산행보다는 춥더라도 공기가 맑고 시야가 깨끗한 날씨의 장점을 살려 조망 산행이 겨울에는 제격이다.
하동 구재봉 정상에 오르기 직전 바위 봉우리에 서면 사방으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조망이 펼쳐진다. 사진은 정북쪽에서 서쪽으로 펼쳐지는 조망으로 맨 오른쪽 멀리 눈 덮인 천왕봉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드넓은 악양 들판 뒤로 형제봉이 우뚝 솟아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근교의 명산을 찾는 ‘2월의 산’으로 하동 구재봉(728m)을 선택했다. 1월의 산으로 동부 경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영남알프스 가지산을 다녀온 데 이어 2월에는 서부 경남의 산 가운데 탁월한 조망을 자랑하는 구재봉에 올랐다. 하동읍 북쪽에 자리한 구재봉은 정북쪽에 솟은 지리산 천왕봉을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다. 칠성봉 너머 솟은 천왕봉은 눈을 하얗게 이고 있어 언뜻 히말라야의 고봉을 바라보는 느낌마저 든다.

구재봉의 시야에 지리산만 들어오는 건 아니다. 지리산 둘레의 봉우리 가운데는 빼어난 전망대가 한 둘이 아니기에 지리산 조망만으로 이름을 알리기는 어렵다. 구재봉은 이에 더해 서쪽으로는 섬진강 건너 1000m대의 광양 백운산과 억불봉을 비롯해 그 주변으로 첩첩의 산들이 겹쳐 보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북서쪽으로는 드넓은 악양벌판과 그 뒤를 두르는 형제봉과 회남재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40㎞ 정도 떨어진 월아산과 진주 시가지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남동쪽 가까이는 하동 북천면과 사천 곤명면에 걸친 이명산, 그 뒤로 사천 와룡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금오산이 시야를 채운다. 명산 지리산을 비롯한 서부 경남과 전남 동부의 다양한 산은 물론 구비 도는 섬진강 물줄기와 남해를 한 번에 모두 볼 수 있는 탁월한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구재봉 산행은 경남 하동군 적량면 서리 구재봉 자연휴양림 입구 주차장을 출발해 휴양관~산길 시작~구재봉·칠성봉 갈림길~삼화실재~휴양관 갈림길~활공장·미동 갈림길~구재봉 정상~흔들바위~먹점마을 갈림길~철계단~휴양관·문암정 갈림길~문암정~다향정·일본목련숲 갈림길~다향정~녹차밭을 거쳐 임도를 따라 휴양관으로 되돌아온 뒤 입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원점 회귀다. 이번 코스의 전체 거리는 6.5㎞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 안팎 걸린다. 휴양림을 기점이자 종점으로 해서 서쪽의 구재봉 정상을 두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돌아 내려온다.

구재봉 자연휴양림 휴양관을 지나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
구재봉 자연휴양림 매표소 앞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휴양관이 나온다. 계곡 건너편에는 어린이도서관과 관리사무소 등이 있다. 휴양관을 지나 도로를 50~60m 더 올라가면 도로를 벗어나 이정표(구재봉 2.6㎞) 오른쪽 사면의 통나무 계단으로 간다. 비탈을 가로질러 급경사를 오른다. 길은 거의 일직선으로 치고 오른다. 뒤로는 중서 마을 비닐하우스가 햇빛에 빛난다. 멀리 금오산과 남해가 보인다. 20분 정도 가면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북쪽에는 칠성봉 정상부가 보인다. 100m쯤 오르면 칠성봉 왼쪽으로 눈 덮인 천왕봉~촛대봉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곧 구재봉(1.5㎞)과 칠성봉 갈림길에 올라선다. 칠성봉 방향은 이정표에 표시가 없다. 여기서부터는 남쪽으로 방향을 꺾어 구재봉 방향으로 간다.

거북 모양 바위를 얹은 구재봉 정상석.
‘구재봉 1.2㎞’ 이정표를 지나면 계속 내리막이다. 곧 상신대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고개인 삼화실재다. 여기서부터는 정상을 향해 계속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휴양관(2.2㎞)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을 지나 바위 옆 급경사를 오르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길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미동으로 가는 길이다. 돌계단을 오르면 바위 봉우리 전망대다. 이곳도 조망이 좋지만 잠깐 내려섰다가 다시 급경사를 올라 만나는 집채만 한 바위가 최고의 전망대다. 너른 악양 들판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여기서 구재봉 정상은 금방이다. 거북 모양 바위를 얹은 정상석이 있다. 정상석 북쪽에 있던 정자는 부서져 받침 기둥 6개만 남았다.

하산길에 지나는 628m 봉 정상의 문암정.
정상석 왼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이어진다. 헬기장을 지나 잠시 내려가면 오른쪽에 석문 모양의 흔들바위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 먹점마을과 섬진강, 백운산이 보인다. 하산길은 대체로 경사가 급하고 미끄럽다. 이정표는 없고 ‘하동 5’ 119 구조 안내 표시가 있는 먹점마을 갈림길을 지나 아찔한 바윗길에 설치한 철계단을 내려간다. 정면에 멀리 보이는 봉우리의 정자가 문암정이다. 문암정이라는 이름은 구재봉 서쪽 대축마을의 천연기념물 소나무인 문암송에서 따온 듯하다.

안부의 휴양관·문암정 갈림길을 지나 계속 올라가면 문암정이 있는 628m 봉에 오른다. 여기서 천왕봉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고 남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간다. 다향정·일본목련숲 갈림길에서 왼쪽 다향정으로 내려간다. 다향정에서 녹차 밭 사이의 덱 탐방로로 내려가 임도를 따라 휴양관으로 돌아간 뒤 입구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친다.
다향정 아래 산 사면에 펼쳐진 녹차밭.

◆교통편

- 부산서 하동터미널 간 뒤 삼화실행 농어촌버스 타고 중서정류장에서 하차해야

구재봉 자연휴양림으로 가려면 부산에서 하동으로 간 뒤 휴양림 입구 중서 마을로 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동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첫차), 8시10분, 9시20분 등에 출발한다. 2시간20분 소요. 하동터미널에서 삼화실(동점)로 가는 농어촌버스는 오전 8시50분, 낮 12시, 오후 4시, 7시50분 4차례 출발한다. ‘중서’ 정류장에 내리면 휴양림 매표소까지 1.5㎞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부산에서 첫차를 타더라도 오전 시간대 농어촌버스는 탈 수 없다. 택시를 이용하면 하동터미널에서 휴양림 매표소까지 1만4000~1만5000원 나온다. 종점인 동점에서 하동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 9시25분, 낮 12시35분, 오후 4시30분에 있다.

하동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에는 1시30분, 2시30분, 3시35분, 4시50분, 6시, 7시30분(막차)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구재봉 자연휴양림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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