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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51> 밀양 열왕산

바스락~바스락~ 낙엽 융단 밟으며 가을 떠나보내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2017.11.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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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경표에도 이름 올린
- 지역 명산 품은 지맥 주봉
- 시원한 정상 조망 없는 탓에
- 사람 발길 뜸해져 코스 한적
- 임도 있는 부분 제외한 산길
- 희미해 찾기 어려워 주의를

길이란 게 때로는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사람의 발길에 따라 없던 길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니 말이다. 사람의 필요 때문에 생겨나는 게 길이고 또 사람의 발길이 줄어들면 사라져가는 게 길이다. 산길 각각은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두루 알려진 명산이 아니거나 정상에서 기막힌 조망이 펼쳐지지 않는다면 발길이 잦지 않아 잊히는 산이 있다.

근교산 취재팀이 산행 초반 구기마을 임도를 벗어나 천왕재와 열왕산을 잇는 주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을 걷고 있다. 솔잎이 푹신하게 깔린 고즈넉한 길이다.
이번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은 밀양 열왕산(烈旺山·662.5m)이 그런 산이다. 열왕산은 산경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산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낙동정맥에서 다시 비슬지맥이 갈라지는데 이 산줄기 가운데 청도군과 밀양시, 창녕군의 경계에 있는 천왕산에서 다시 갈라져 남쪽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열왕지맥을 이룬다. 천왕재를 거쳐 열왕산에서 솟구친 지맥은 영취산과 종암산, 덕암산으로 이어진다. 또 창녕의 명산인 화왕산으로도 길을 잇는다. 자기 이름을 단 지맥과 연결되는 숱한 지역의 명산을 거느린 열왕산을 오르내리는 산길은 생각보다 험하다. 일부 구간은 임도가 만들어져 뚜렷하지만 상당 구간은 길이 희미한 데다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어 길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산행 후반부의 하산 길은 험난한 데다 길을 찾기도 어려우니 단독 산행자나 초심자에게는 이 코스를 권하지 않는다.

이번 산행은 경남 밀양시 청도면 구기리 당숲회관을 출발해 구기마을 정미소~천왕재 이정표~남계서원 갈림길~옥동·두곡동 갈림길~약수터 삼거리~천왕재 갈림길~안산 정상~청간령~임도~열왕산 정상~철조망 길~험로를 거쳐 마을로 내려선 뒤 당숲회관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총산행 거리는 10㎞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공영주차장이 있는 당숲회관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구기마을 안내석 앞에서 다리를 건넌 뒤 구기정미소를 지나 오른쪽에 있는 ‘구기길 24’ 주택 왼쪽 길로 들어서면 곧 ‘천왕재 5.3㎞’ 이정표에서 임도가 시작된다. 틈틈이 왼쪽을 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마을 너머 열왕산 정상이 보인다. 구기동 중촌·남계서원 갈림길과 구기동 옥동·두곡동 듬실 갈림길을 지나 직진한다. 쭉 뻗은 소나무와 참나무 사이로 편안한 길을 잠시 가다보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정면 내리막은 약목골 약수터 방향이고 답사로는 왼쪽으로 휘어져 오르는 천왕재 방향이다. 최근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이 이정표를 마지막으로 더는 이정표를 볼 수 없다.

열왕산 정상 의 나무에 걸린 정상 안내판.
여기서 20분 정도 더 가면 양지바른 곳에 있는 무덤을 만난다. 출발할 때부터 걸어온 넓은 임도가 끝나고 무덤 오른쪽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능선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10분 정도 오르면 무덤을 지나 곧 길이 갈라진다. 정면 능선 방향으로 난 오른쪽 길로 올라간다. 고도가 높아지면 정면에 천왕산에서 열왕산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이 보이고 뒤돌아보면 11시 방향에 청도 화악산과 남산이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숱하게 쓰러진 고목을 지나 주 능선에 올라서면 삼거리다.

열왕산 방향은 왼쪽 오르막이다. 리본이 여럿 달려 있다. 초입은 길이 묵어 마른 잡목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점차 길이 뚜렷해진다. 천왕재 갈림길에서 15분 정도 무성한 나뭇가지를 뚫고 완만한 오르막을 가면 리본이 어지러이 매달린 야트막한 봉우리에 오른다. 안산(597.3m) 정상으로 리본 외에 별다른 표식은 없다. 열왕산으로 가는 길은 90도 꺾어 왼쪽의 가파른 내리막이다. 길 찾기가 어려운 곳이니 리본을 잘 살피며 내려가야 한다. 낙엽이 두껍게 쌓인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면 펑퍼짐한 곳을 지나 탁 트인 고개인 청간령에 닿는다. 나무에 ‘여기가 열왕지맥 청간령입니다-준·희’ 안내판이 걸려 있다.

산행 초반 임도가 끝나는 무덤에서 바라본 열왕산 정상.
고개 왼쪽의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두 곳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간다. 정상을 향해 가는 길에 한창 임도 공사가 진행 중이라 앞으로 길이 어떻게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임도와 만났다가 헤어지며 능선을 따라 오른다. 평평한 안부에서 임도가 끝나면 오른쪽 소나무 숲에서 정상으로 가는 산길이 이어진다. 철조망을 왼쪽에 두고 오르다 다시 임도와 만난다. 정면에 열왕산 정상이 보일 즈음 임도가 왼쪽으로 꺾이며 내려간다. 곧 갈림길과 만난다. 오른쪽은 화왕산으로 이어진다. 정상은 왼쪽이다. 삼각점이 있는 열왕산 정상이다. 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조망은 어렵지만 겨울이라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북쪽으로는 하얀 구조물이 있는 비슬산 조화봉과 그 왼쪽 대견봉이 보이고 정면 11시 방향에는 화악산이 보인다.

이창우 산행대장이 낙엽이 두껍게 깔린 천왕재 방향 임도를 걷고 있다. 이번 산행 코스는 대부분 구간에 낙엽이 발목이 빠질 정도로 쌓여 있다.
하산은 정면의 급경사 내리막이다. 낙엽이 두껍게 덮여 길을 알아보기 어렵지만 능선만 따라가면 된다. 20분 정도면 묵은 무덤을 지나고 5, 6분 더 가면 녹슨 철망 담장을 만난다.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담장을 따라간다. 20분 정도 가서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서면 철망 담장은 왼쪽으로 꺾이며 멀어진다.

큰 바위 아래 3기의 무덤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마을까지 내려가는 길이 마지막 고비다. 무덤 사이를 지나면 급경사의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흙길인 데다 낙엽이 많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0분 정도 내려가면 왼쪽으로 꺾이는 길이 갈라지는데 잘 살펴서 이 길을 따라가야 한다. 잡목이 우거진 묵은 임도를 4, 5분 가면 칡넝쿨로 막혀 있다. 임도 오른쪽 비탈을 따라 빠져나가면 너른 길과 만난다. 여기서부터는 수월하다. 잘 가꾼 무덤과 노거수 앞에서 콘크리트 길과 만나고 조금 더 내려가면 아스팔트 도로다. 이 길을 따라 30분 정도 가면 출발했던 당숲회관에 닿는다.


# 교통편

- 부산서 밀양터미널 간 뒤 구기행 시내버스 갈아타야

대중교통을 이용해 산행 출발지인 경남 밀양시 청도면 소재지로 가려면 부산에서 밀양으로 간 뒤 차를 갈아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으로 가는 직행버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경부선 열차를 타고 밀양역까지 가서 다시 밀양버스터미널로 이동해도 된다. 밀양터미널에서 청도면 소재지인 구기로 가는 시내버스는 오전에는 6시40분(첫차), 6시50분, 7시50분, 8시20분, 9시20분, 10시10분, 11시30분에 출발한다. 총 14회 운행한다. 청도면 사무소 직전에 있는 구기 정류소에서 내리면 된다. 산행을 마친 뒤에도 구기 정류소에서 밀양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청도면 사무소를 목적지로 하면 된다. 면사무소 앞을 지나 직진해 150m 정도 가면 왼쪽에 당숲과 당숲회관이 보인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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