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8개 코스 중 1·3·7코스만 개통
- 명산이 품은 5개 마을 잇는 16㎞
- 재미난 이정표, 힘겨운 5시간 응원
- ‘비밀’ 간직한 중흥사의 쌍사자석등
- 쭉쭉 뻗은 소나무·며느리밥풀꽃 한창
- 태양광충전기·화장실 에어컨 감탄사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곳은 전남 광양의 백운산 둘레길이다. 백운산(1216.6ｍ)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마주 보는 명산이지만 어쩐지 둘레길은 낯설다. 광양시가 백운산 주변 마을과 마을, 길과 길을 이어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지만 전 코스가 조성되면 홍보할 계획이어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현재 총 8개 코스 중 3개(1, 3, 7) 코스만 개통됐다. 취재팀은 서울대가 관리하는 학술림에서 다양한 나무를 보고 추동마을부터 하조마을까지 5개 마을을 이어 걷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7코스를 택해 광양시 정다임 숲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사진은 서울대학술림을 따라 걷는 취재팀과 정다임(오른쪽) 숲 해설사.

산행은 옥룡사지 주차장에서 시작해 도선교~추동마을~서울대학술림~통나무집 삼거리~그네 쉼터~중흥사~외기둥 쉼터~부저농원~화장실~개룡마을~신촌마을~형제 의병장 마을~쌍의사~형제의병장 묘역~바구산 등산로 갈림길~하조마을을 잇는다. 총산행거리는 약 16㎞,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가량 걸린다.

옥룡사지 주차장에서 백운산 둘레길 7코스가 표시된 보라색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간다. 7코스에는 광양 사투리가 소개돼 있다. 옴서감서 식당 옆 도선교에서 왼쪽 주거지 길을 따라가다 오른쪽 다리를 건너 추동마을로 들어간다. 추동마을에는 고산 윤선도의 마지막 유배지가 있단다. 도선길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가면 추동마을회관에 이어 추동마을 표지석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걸으면 왼쪽에 기와집이 밀집한 명품한옥마을이 보인다. (서울대학술림) 추산시험장 입구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임도로 올라간다. 서울대학술림이 보이면 바닥의 둘레길 표시를 따라 왼쪽 쇠사슬 쪽으로 진입해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왼쪽 자연관찰로(순환임도 500ｍ)로 가도 된다.

통나무집 삼거리에서 왼쪽 중흥사(2.38㎞) 쪽으로 간다. 이정표 바로 뒤 쭉쭉 뻗은 소나무는 속성으로 자라는 ‘테다 소나무’란다. 중흥사(1.88㎞)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꺾은 뒤 5분 정도 걸으면 직전 갈림길에서 봤던 자연관찰로와 만난다. 갈림길에서는 중흥사(0.88㎞) 이정표를 따라 왼쪽 오솔길을 따른다. 고갯마루 중흥산성 갈림길에서도 중흥사 방향으로 직진한다. 정다임 해설사는 “광양에 있는 4개의 산성 중 중흥산성만 토성이고 나머지 불암산성(어치), 마로산성(광양읍), 봉암산성은 석성”이라고 설명한다.

중흥사의 쌍사자석등(국보 103호·모형)과 삼층석탑(보물 112호). 진품 쌍사자석등은 도난 우려로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고개를 넘으니 ‘왼쪽 중흥사, 오른쪽 중흥사(둘레길·0.73㎞)’ 이정표가 나온다. 중흥사를 보고 가려면 왼쪽으로, 둘레길만 걸으려면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취재팀은 이를 잘 모르고 둘레길로 갔다가 부저농원 갈림길에서 중흥사를 방문하고 되돌아와 다시 길을 이었다. 중흥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둘레 4㎞의 중흥산성 안에 있어 이름 붙여졌다. 쌍사자석등(국보 103호)과 삼층석탑(보물 112호)이 주요 문화재다. 이중 쌍사자석등은 1936년 일본 경찰이 일본으로 옮기려던 것을 주민들이 지켜낸 뒤 1992년 도난 우려 때문에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옮겨 현재 이곳에는 모조품이 설치돼 있다.

전남 광양 백운산 둘레길 7코스는 백운산을 둘러싼 5개 마을을 잇는 코스로 광양 사투리가 코스 곳곳에 소개돼 있다.

되돌아가다 아랫입술에 밥풀 두 알을 문 듯한 자줏빛 며느리밥풀꽃을 만난다. 며느리가 뜸이 잘 들었나 보려고 밥풀 두 알을 입에 넣었는데 며느리를 싫어했던 시어머니가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먼저 먹는다는 핑계로 며느리를 때려죽였다고 한다. 이후 며느리의 무덤에 이 꽃이 피자 사람들은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불렀다. 왼쪽으로 봉강과 옥룡, 오른쪽으로 도선국사마을과 부저농원(2.07㎞)이 표시된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바로 앞 산성로로 이어지는 목재 덱이 있지만 무시한다. 태양광유무선충전기가 설치된 외기둥쉼터를 만난다. 파라솔처럼 생겼다. 부저농원 앞 사거리에서 직진해 부저농원 오른쪽 아스팔트길을 따라간다. 도솔문화마을을 지나 오른쪽 숲길로 가다 구서, 마시 갈림길에서 개룡마을(1.87㎞) 쪽으로 직진한다. 도로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간다. 공터에 간이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에어컨도 달려 있는 최신식이다. 도로를 따라가다 개룡마을 표지석이 보이면 왼쪽으로 꺾는다. 사거리에서 왼쪽 개룡교를 건너면 개룡마을로 들어가지만 취재팀은 ‘전원주택(펜션) 분양’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건물 쪽으로 이동한다. 원래 나인홀 골프장이었는데 폐업한 뒤 전원주택 단지를 분양하고 있다. 신촌마을(1.89㎞) 이정표를 따른다. 갈림길에서 철제울타리를 따라 과수원이 펼쳐진 광양서천을 따라 걷는다. 나무난간 끝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신촌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바닥의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간다. 신촌마을 표지석을 따라 신촌교를 건넌다. 정자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꺾는다. 형제 의병장 마을정보센터 왼쪽 하조마을(2.12㎞) 이정표를 따른다. 형제 의병장 사당인 쌍의사를 지나 약간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형제 의병장 묘역을 둘러본 뒤 오솔길로 접어들어 하조마을로 향한다. 바구산 등산로로 빠지면 안 된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하조마을(0.99㎞)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간다. Y자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간다. 모퉁이를 돌면 왼쪽으로 딱 붙어 논둑을 따라 걸어야 한다. 오른쪽 다리 쪽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바닥의 흰색 화살표를 따라 왼쪽으로 몇 걸음 옮긴 뒤 오른쪽으로 꺾는다. 8코스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다리를 건너 오른쪽 버스종점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주변 볼거리

- 옥룡사지와 동백나무 군락지

광양시는 백운산 둘레길 7코스 곳곳에 광양 사투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질로 가먼 상구 개직은디 멀라고 그리 삥 둘러감서 늦다고 깝치냐-이 길로 가면 훨씬 가까운데 뭐하러 그렇게 먼 길을 빙 둘러 가면서 늦는다고 재촉하니’가 대표적. ‘아가 시방 샛거리감도 안되는 걸 같고 아직질 내 조물딱거리고 앙거서 해를 채울라그마이-애가 지금 반나절 일도 안되는 것을 가지고 오전 내내 붙잡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려고 하네’라는 표현 등도 재미있다.

트레킹 코스 주변 볼거리로 옥룡사지(사진)를 추천한다. 도선국사가 지었다는 옥룡사는 흔적만 남았지만 그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동백나무는 천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깊이 뿌리내려 현재는 7000여 그루가 전국 최대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489호다. 중흥사를 지나 만나는 부저농원(대표 이평재)에는 전체 1만9800㎡(약 6000평) 부지에 약용식물 100종, 야생화 350종이 재배되고 있다. 산야초와 토종 다래뿐 아니라 돌배 등 신기한 작물이 많다. 특히 수맥이 지나가는 자리에 놓인 바윗돌이 쩍 갈라진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교육도 받고 제대로 둘러보려면 두세 시간은 걸리니 산행 중 들르기보다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좋겠다. 입장료 5000원.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광양행 시외버스(오전 6시30분, 7시, 7시20분, 8시20분, 9시30분, 10시5분, 10시10분 등)를 타고 광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이어 광양터미널 앞에서 백운산자연휴양림행 21번 시내버스를 타고 옥룡사지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10개 정류장 앞인 종점(매화아파트) 출발시간은 오전 6시30분, 8시10분, 11시20분이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하조마을 버스종점에서 20번 시내버스(오후 4시15분, 5시, 6시20분, 7시, 8시20분, 10시)를 타고 광양터미널로 이동한 뒤 부산 서부터미널행 시외버스(오후 4시40분, 5시25분, 6시30분, 7시10분, 7시20분, 8시50분, 9시50분)를 타면 된다. 차량을 이용할 때는 내비게이션으로 옥룡사지를 검색하면 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