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근교산&그너머 <1045> 경북 봉화 승부역~분천역 트레킹

‘환상열차길’ 걸으며 듣는 강과 바위의 시원한 수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2017.10.11 19:35
근교산 책 주문하기
- 낙동강변 풍경 볼 수 있는 협곡열차
- 전국 소개된 뒤 코스 널리 인기 끌어

- 산 둘러싸인 한적하고 아담한 승부역
- 철교 내려다보는 ‘태극물길 전망대’
- 항상 크리스마스 분위기인 분천역 등
- 지루할 틈 없이 나오는 비경에 감탄

코스 중간쯤인 양원역을 지난 취재팀이 철교를 따라 낙동강을 건너 임시역인 비동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북 봉화 승부역~분천역 트레킹은 오지역을 연결한 코스로 기암절벽과 낙동강, 철길을 다양한 형태로 만나게 된다.
경북 봉화에는 낙동강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길이 유명해진 데는 협곡열차 외에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하얀 눈이 내릴 때 협곡열차를 타고 낙동강 변 풍경을 보는 환상열차가 전국에 소개된 뒤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트레킹이 인기를 끌게 됐다. 트레킹 시작점인 승부역은 열차도 자주 서지 않는 오지의 역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하늘과 땅 모두 좁다. 이 때문에 1962년부터 18년간 승부역에서 근무했던 박찬민 씨는 ‘승부역은/하늘도 세평이요/꽃밭도 세평이나/영동의 심장이요/수송의 동맥이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낙동강을 따라 최고의 비경을 선사할 승부역~양원역~비동 승강장~분천역 트레킹에 나섰다.

트레킹은 승부역에서 시작해 이정표 갈림길~터널 옆 이정표~철교 밑~태극물길 전망대~양원역~원곡 갈림길~철교 밑 갈림길~용골 쉼터~고개~철교 위~비동 승강장~철교 밑 갈림길~비동마을 입구~척구 갈림길~분천역으로 이어진다. 총산행거리는 약 12.5㎞,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가량 걸린다.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인 승부역.
승부역에서 세 평짜리 사무실과 승부역에 있는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가 적힌 바위를 살펴보고 건널목을 건너 트레킹을 시작한다. 승부역 깜짝 장터 옆 낙동정맥 트레일 이정표를 따라 50m가량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코스를 결정하는 상당히 중요한 곳이다. 오른쪽 다리를 건너면 ‘낙동정맥 트레일’ 제2구간을 따라 숲으로 걷고, 왼쪽으로 가면 ‘낙동강 비경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취재팀은 강물이 바위와 만나 부서지며 재잘대는 소리를 원 없이 들을 수 있는 낙동강 비경길을 택한다. 양쪽 길은 비동마을 입구에서 만난다.

승부역에서 300m 거리에 양원역까지 5.3㎞, 양원역에서 분천역까지 6.5㎞ 가야 함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보고 ‘총거리가 12.1㎞(GPS상 12.7㎞)가량 되겠구나’ 생각한다. 시멘트다리를 건너 만나는 전곡리(0.7㎞)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걷다 사유지 대신 강변을 따르는 왼쪽 길로 간다. 물 건너편으로 가라는 이정표는 무시하자. 양원역까지 3.2㎞ 남은 지점부터 낙동강을 따라 걷는다. 왼쪽에는 강물이, 오른쪽엔 철길이 지난다. 갑작스레 출렁다리를 만난다. 출렁다리를 지나 터널 옆 절벽에 설치된 덱을 따른다. 아찔해 보이지만 막상 걸으면 무섭지는 않다.

태극물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철길.
철교 아래로 지나가면 ‘출렁다리길(양원역) 제1코스’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직전 다리보다 출렁거림이 덜하다. 유일한 전망대인 ‘태극물길 전망대’를 만난다. 철교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물길이 한반도 형상이다. 양원역에 도착한다. 전국 최초의 민자역사다. 분천역과 승부역 사이에 있어 깜짝 장터 중 손님이 가장 많다. 이전에는 원곡이라고도 불렸다. 여기서 비동 승강장까지는 체르마트길로 불린다. 체르마트는 스위스의 알프스산맥 주변 지역으로 체르마트역에서 5개의 호수를 따라 걷는 트레킹이 유명하다. 2013년 5월 한국-스위스 수교 50년을 기념해 분천역이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하면서 체르마트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양원역 직전 절벽에 설치된 덱을 따라 취재팀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 트레커들.
흰 꽃이 다 떨어진 메밀밭을 만나는데 붉은빛을 띠는 줄기와 초록색 잎이 조화를 이룬다. 원곡교 앞에서는 다리를 건너지 말고 직진한다. 철교 밑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용골 쉼터가 나온다. 커피 냉커피 컵라면 목청꿀 등을 판매한다고 적혀있지만 문은 닫혀 있다. 용골쉼터를 지나면 이번 산행중 유일한 오르막길을 걷는다. 사람은 고개를 넘고 강은 U자형으로 휘감아 돌아 다시 만난다. 고개에 있는 이정표가 비동(‘토지가 살쪄 기름지다’는 뜻)까지 0.4㎞ 남았음을 알려준다. 철교로 올라선다. ‘체르마트길은 우측 방향으로(터널통행금지)’라는 안내판이 눈에 띈다. 철교를 건너려는데 분천역을 통과한 화물열차가 지나간다. 기차 바로 옆에 서서 사진을 찍던 이창우 대장은 “먼지도 먼지지만 기차 쪽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들더라”며 아찔해 했다.

협곡열차에서 본 양원역 코스모스.
철교를 건너 비동 승강장과 만난다. 분천을 오른쪽으로 표시한 것은 기차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취재팀은 양원이라고 적힌 왼쪽으로 이동한다. 이 역은 무궁화호 열차에서 내린 승객이 협곡열차(v트레인)로 갈아 타는 임시 승강장이다. 철교 밑으로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분천역 승부역 방향으로 간다. 승부역은 출발한 역이고 분천역은 도착역인데 어떻게 같은 방향으로 돼 있지 하고 의아해할 수 있는데 조금 더 가면 이해가 된다.

양원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절벽.
잠수교를 건너 비동마을 입구에 선다. 비동마을 입구는 승부역에서 출발하는 낙동정맥 트레일과 낙동강 비경길이 만나는 곳이다. 왼쪽 분천역 쪽으로 간다. 협곡열차를 이미 타본 사람은 승부역에서 낙동정맥 트레일을 따라 비동마을 입구까지 온 뒤 승부역까지 낙동강 비경길로 올라가거나 그 반대의 원점회귀 코스를 걷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척구 갈림길에 도달하면 자전거 보관소가 보인다. 보관소의 칠판에는 ‘산골 아이들의 통학용 자전거 보관소로 절대 자전거를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분천역을 향해 왼쪽으로 꺾는다. 비동1교를 지나는데 교량 난간 양쪽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리본이 가득 매달려 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시멘트 길이 이어지면서 슬슬 지루함이 몰려오지만 강물과 코스모스가 마지막 기운을 북돋운다. 분천역 산타마을 쉼터를 지나 벌써, 아니 항상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는 산타마을이 있는 분천역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 교통편

- 전날 밤 부전역서 영주역 간 뒤 승부역행 오전열차 타는 게 최적
- 하루 1회 있는 직행 이용할 수도

코스 종점인 분천역 풍경.
트레킹 출발지인 승부역으로 가려면 트레킹 전날 밤 부전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영주역으로 갔다가 5시간여를 기다린 후 승부역으로 가는 오전 열차를 타는 방법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부전역 출발(밤 10시42분)~영주역 도착 및 출발(새벽 2시51분, 오전 8시39분)~승부역 도착(오전 9시57분) 일정이다. 오후 3시51분에 트레킹 종착지인 분천역에서 출발해 부전역으로 가는 직행 열차를 여유 있게 탈 수 있다.

부전역에서 승부역으로 곧장 가는 열차(하루 1회)를 탈 수도 있다. 오전 9시10분에 출발해 오후 2시50분에 도착한다. 이 경우 트레킹 후 분천역에서 부전역 직행 열차(오후 3시51분)를 타기 힘들어 영주역으로 갔다가 다시 부전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오후 5시9분에 영주로 가는 열차도 시간상 타기 어려워 오후 8시5분에 영주로 갔다가 자정에 부전행 열차(도착 오전 4시11분)를 타야 한다.

부전역에서 오전 7시20분에 무궁화를 타고 오전 11시51분에 영주역에 도착한 뒤 낮 12시4분에 출발하는 승부행 열차로 갈아탈 수도 있다. 돌아올 때는 빠르면 오후 5시9분에, 그렇지 않다면 오후 8시5분에 분천역에서 영주로 이동했다가 자정에 부전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최원준의 부산탐식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