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향천리 백두대간 마실길 4구간
- 전체 16.5㎞ 거리…약 6시간 소요

- 초록빛깔 새순 봄내음 가득 안겨
- 덕유산 발원 칠연·용추폭포 인상적

- 덕곡리행 도로 주변 천마 재배 한창
- 지역 특산품 머루와인 공장도 눈길

'영호남 화합길 열다' 취재팀은 지난 번 구례군과 남원시에 이어 전라북도의 가장 위쪽인 무주군까지 올라갔다. 무주군은 충청남·북도 전라북도 경상남·북도 등 5개 도가 만나는 경계에 자리잡고 있다. 무주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덕유산이 있는 관광지로, 이번 영호남 화합길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영호남 화합길 9구간 답사는 무주군의 최남단 안성면 마암마을에서 시작했다. 마암마을을 출발한 취재팀은 신무마을 용추사거리 덕곡마을 두문마을 등을 거쳐 사전마을 도산서원에서 (9구간) 답사를 마무리했다. 안성면의 마을을 두루 거치는 코스다. 답사 거리는 16.5㎞, 소요 시간은 휴식 시간 포함해 6시간 정도다.


영호남 화합길 9구간은 무주군이 조성해 놓은 이른바 예향천리 백두대간 마실길 4구간에 해당한다. 마실길이란 마을길의 방언으로 그야말로 전형적인 시골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 편안하고 느린 시골의 정취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로, 무주군이 내놓은 또 하나의 관광 콘텐츠이기도 하다.

영호남 화합길 9구간이 속한 안성면은 무주군에서 가장 넓은 평야가 있는 지역으로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다. 쌀·보리농사 외에 잎담배·인삼·약초·고랭지 채소가 많이 생산된다.

■울긋불긋 야산 봄냄새 물씬

전북 무주군 안성면 용추리의 용추폭포. 칠연계곡 입구에 자리잡고 있으며 높이 5m의 암벽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노송과 어우러져 긴 여운을 남긴다.

이번 답사의 출발지 마암마을은 마을의 뒷산에 말발자국 형상의 큰 바위가 있어 '말바우'로 불렸다고 한다. 마암마을은 말바우를 한문으로 표기한 것이다. 마을회관 앞 마당에 승용차를 주차한 답사팀은 신무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시멘트 농로 길이다. 농가의 축사에 설치한 라디오에서 방송 진행자의 밝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축사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물론이고 송아지들도 라디오 방송 내용을 알아듣는 듯한 눈치다. 근처 파밭의 파는 한눈에 보기에도 싱싱하게 잘 자란 모습이다. 농가를 조금 벗어나자 야트막한 야산의 비탈을 따라 난 시멘트 길이 이어진다. 조금 전에 떠나온 마암마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산엔 울긋불긋 꽃이 피고 새순이 돋는 등 봄 내음이 완연하다. 완만한 오르막의 고개를 넘어서니 내리막이다. 이번엔 오른쪽 저 먼 곳으로 유명한 덕유산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무주군 안성면 두문마을 저편으로 덕유산의 봉우리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고개를 얼추 내려서자 구름샘문화예술인마을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구름이 많은 날에 특히 마을 샘의 물이 맑아진다고 하여 구름샘마을이다. 자연과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모든 건축물은 흙집이고, 비닐 1회용 플라스틱 등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단다.

구름샘예술인마을 앞을 지나 20분 정도 더 걸어가자 신무마을 입구 사거리다. 무주의 백두대간 마실길 안내 팻말은 그다지 친절한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초행자는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길이 헷갈리기 십상이다. 신무마을 사거리에서 용추리·명천리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아스팔트 지방도로 가야 하는지, 아니면 옆으로 난 농로길인지 애매했다. 여기서부터 이번 답사 구간이 끝날 때까지 아스팔트 길이다. 아스팔트 지방도이긴 해도 지나는 차량은 손에 꼽을 정도여서 한적하다.얼마 안 가 용추사거리다. 오른쪽으로 가면 덕유산에서 발원한 칠연계곡과 칠연폭포, 용추폭포 등이 있다. 구한말 일제에 맞서 의병으로 활동한 인물들의 무덤인 칠연의총도 이곳에 있다.

■천마 재배·머루 와인 생산 구경

'영호남 화합길 열다' 답사팀이 무주군 안성면의 천마밭에서 농민과 얘기하고 있다.

답사 코스는 덕곡리 방향으로 직진한다. 도로가 밭에 나무 장작을 쌓아놓은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아직도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집이 많을까 하는 의문은 얼마 안가 풀렸다. 나무 장작을 쌓아놓고 밭에서 작업을 하던 아주머니들이 커피 한잔 하라고 권한다. 장작은 땔감이 아니고 천마 재배를 위해 참나무를 규격에 맞게 잘라놓은 것이라고 했다. 참나무에 천마 씨앗을 넣어서 기르는데 2년 후 수확한다. 안성면은 전국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천마 생산지다. 이번엔 와인 공장도 보였다. 이런 시골에 와인 공장이라니. 궁금해서 공장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이 지역 특산품인 머루로 머루와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덕곡마을을 지나 두문마을회관이다. 뒤쪽 먼곳을 보니 남덕유와 북덕유 봉우리가 도열해 있다. 마을 지나다보디 커다란 비석 하나가 눈길을 끈다. 글 읽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비문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령이 이곳에 터를 잡고 글을 읽으면서 선비들이 모여들었고,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내용이다. 안성중학교가 개교할 때까지 공립학교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두문삼거리를 지나 사전마을로 들어서자 뒷산 자락에 조그만 전통 건물이 보인다. 이날 답사의 종착지 도산서원이다. 도산서원에는 조선 전기의 문신 김여석과 세조 즉위에 반대하여 은둔생활을 한 박희권, 김여석의 5대손 김경조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1813년 창건했으며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되었다가 1960년 중건됐다.


# 교통편

- 열차는 대전 하차 무주행 버스 환승
- 대중교통 이용 땐 1박2일 산행 권장

전북 무주군 안성면 마암마을까지 대중교통편을 이용한 당일 산행은 어렵다. 자가 운전이 편리하며 남해고속도로를 탄 뒤 진주 분기점에서 대전~통영중부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덕유산 IC로 나와 죽천교차로에서 장계(장수) 방면 오른쪽 도로를 2.5㎞쯤 달리면 왼쪽으로 마암마을 표지석이 있다. 내비게이션에 '마암마을'이라고 입력하면 쉽게 갈 수 있다.

도산서원에서는 출발지 마암마을회관까지 택시를 이용한다. 무주개인택시(063-322-3075)를 이용하면 되며, 요금은 1만 원선. 대중교통편은 부산역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대전역에 내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무주행 버스로 바꿔 탄다. 무주터미널에서 안성면 행 버스를 탄 뒤 다시 마암방면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근교산 & 그너머' 기사에서 GPX와 고도표가 당분간 실리지 않습니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GPX와 고도표를 다시 싣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