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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상황 부산항엔 기회…화물, 신항 일원화를”

국제아카데미 19기 23주 차 강연 박호철 한국해양대 교수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2021.11.25 20:01
- “환적화물 세계 2위 안주 안 돼
- 북항, 크루즈선 부두로 재편”

코로나19로 시작된 세계 물류 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출이 주력인 국내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 위기는 언제까지 이어지고, 세계 7위의 항만을 갖춘 부산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고의 물류·항만 전문가로 꼽히는 박호철 한국해양대학교 물류·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가 지난 24일 부산 동구 협성 마리나 G7에서 국제아카데미19기 23주 차 강사로 나서 ‘팬데믹 상황에서의 글로벌 물류 상황과 부산항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박호철 한국해양대 교수가 부산항의 미래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이예은 프리랜서
박 교수는 부산항만공사(BPA) 글로벌사업단장으로 재직 당시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한 때를 떠올리며 “코로나 초창기에는 IMF와 세계은행이 선사가 선박 수주를 취소하고 해상 물동량이 급감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선사들이 애를 먹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런데도 부산항은 건재했다. 수출입화물은 줄었는데, 환적화물은 되레 늘었다. 미국 물동량도 일시적으로 급감했으나 이후에는 급증세를 기록해 화물 운송비가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예상과 달리 선박 운송 수요가 치솟았고, 미국 항만이 급격하게 늘어난 컨테이너를 처리하지 못해 연쇄작용이 일어나 세계 물류망에도 극심한 정체가 이어졌다. 문제는 미국 항만은 이 정도로 쏟아져 들어오는 화물을 처리해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24시간 운영되는 부산항과 달리 미국은 야간에 문을 닫았다. 물류가 걷잡을 수 없이 쌓이자 24시간 항만을 개방하기는 했는데, 가득 쌓인 컨테이너 탓에 트레일러 차량이 들고 나는 데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부산항으로서는 팬데믹 사태는 어쩌면 위기이자 기회다. 부산항이 세계 7위 항만으로 도약한 데는 1995년 일본 고베대지진이 결정적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고베항이 동북아 허브항이었지만, 이 지위를 부산항에 내줬다. 그는 “부산항은 세계 2위 환적화물항이다. 세계 2·3위 경제 대국인 중국·일본과 붙어있고, 세계 1위 미국과도 경제나 항로 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구축해 최고의 물류 네트워크를 갖췄다”면서도 “안주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첨단·거대 항만이 부산이 처리하는 환적화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북아 최고의 환승 공항이었던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이 더 좋은 시설과 시스템을 갖춘 인천국제공항에 그 자리를 내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항이 개선할 점은 없을까? 항만이 북항과 신항으로 나뉘어 항만 간 환적 화물 이동이 빈발하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박 교수는 “공항으로 치면 김해국제공항에서 내려 가덕신공항까지 옮겨 가서 환승하는 셈이다. 앞으로 모든 화물을 신항으로 집중시키고 북항은 친수공간으로 만들고 크루즈선이 수시로 들어설 수 있는 항만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론과 현장 경험을 갖춘 업계 최고의 ‘항만·물류통’으로 통한다. 현대상선·한국허치슨터미널·부산항만공사에서 근무한 후 지난 9월 한국해양대 교수로 초빙돼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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