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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법 개정안은 개악…지역경제 더 악화될 것”

권희원 부산은행 노조위원장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2021.09.12 20:17
- 빅테크 업체에 계좌개설 허용 특혜
- 금산분리 훼손·자금 역외유출 초래
- 지방은행노조, 정치권과 연대 투쟁

‘머지포인트 사태’로 재점화된 전자금융법 개정안을 놓고 은행권이 규탄에 나섰다. 머지포인트사가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하면서 우리 금융제도의 부실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에 당국이 전금법 개정을 재차 꺼내들자 전통 금융권, 그중에서도 지방은행의 반발은 거세다. 소비자 보호는 포함되지 않은데다, 빅테크 업체에 대한 과도한 특혜가 지방금융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개악’이라는 지적이다. 지방은행은 그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명감으로 시중은행보다 불리한 환경을 감내했지만 인터넷은행 도입 후 위기가 심화됐다고 주장한다. 전국금융산업노조 지방은행노조는 결국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본격 투쟁에 돌입했다.

부산은행 권희원 노조위원장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지방은행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전금법 개정안 문제를 정치권과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를 찾은 부산은행 권희원(46) 노조위원장은 “개정안의 핵심은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신설’에 있다. 빅테크 업체에 계좌개설을 허용하는 것인데 금산분리·전업주의 원칙 훼손은 물론 지역민들의 급격한 자금 이탈을 초래한다”며 “소비자 보호와는 관련이 없고 플랫폼 사업자에는 과도한 특혜를 주는 불공정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비자 보호라는 취지를 위해선 전금업자의 거래내역 확인, 충전금 전액 외부 예치, 과징금 신설 등 강력한 소비자 보호조항만을 담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가 계좌개설 자격까지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의 고유 영역이었던 계좌개설이 허용되지만, 은행법·금융소비자법·예금자보호법 등 규제를 받지 않는다. 금융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월급 이체·후불결제(여신)까지 가능하고, 포인트로 은행 이자보다 높은 리워드를 제공해 예금의 이탈도 예상되지만 규제가 까다로운 은행으로선 방어가 쉽지 않다.

권 위원장은 “은행은 예대율 규제가 있어 줄어드는 예금만큼 대출 회수에 나서야 한다”며 “우량 기업은 이탈하고,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간 금융 공공성을 명분으로 지방은행의 자생력을 약하게 해놓고, 규제 유연화라는 미명으로 핀테크 업체에 특혜를 주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전금법 개정 반대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정치권 협조를 위해 부산 국회의원 가운데 정무위 소속인 전재수·박수영·김희곤 의원에게도 일방적 추진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권 위원장은 “지방은행은 지역민 예수금으로 어려운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경기도 침체된 상황에서 전금법 개정은 지역경제 악화로 직결될 것”이라며 “지방은행의 생존과 발전은 곧 지역의 발전이라는 국가 균형발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2002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리스크관리부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 노조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3년 임기를 마치고 재당선돼 부산은행 최초 재임 노조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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