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북작가 향파 동생 재조명
- 문학레지던스 사업 등 포함해
- 기념사업에 지속적 관심 필요
“향파 이주홍 선생과 월북 작가인 동생 이성홍의 만남을 기릴 통일어린이문학 축제를 이주홍어린이문학관에서 개최하는 것이 기념사업회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지난 7일 경남 합천군 용주면 이주홍어린이문학관에서 만난 ㈔향파이주홍선생기념사업회 이용형(58) 사무국장은 기념사업회의 10년 대계로 통일어린이문학축제를 강조했다.
그는 “이주홍 선생은 어린이문학은 물론 현대문학의 큰 별로 널리 알려졌지만, 동생 이성홍 작가는 문학 연구가조차 아는 이가 드물다”며 “이성홍 작가는 1920년대 중반부터 ‘어린이’ ‘신소년’ ‘별나라’와 같은 어린이 잡지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했던 합천이 낳은 또 한 명의 문학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성홍은 해방 이후 월북한 뒤 남과 북 문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합천은 현대 어린이문학의 태동지와 같은 곳이지만, 향파 형제의 이별처럼 현대의 아픔도 간직한 곳”이라는 그는 “합천은 남북어린이문학축제의 최적지이고, 후세들을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남북교류 협력의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념사업회는 지난해 2월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경남 월북 문인(이성훈·김상훈)을 통한 남북교류 방안 세미나’를 여는 등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학을 내세운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경색된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열악한 재정과 월북작가에 대한 인식 문제 등 다양한 걸림돌이 있다”며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학이라는 주제로 남북을 하나로 묶는 교류사업의 물꼬를 반드시 틔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념사업회의 사업 구상이 다소 무리해 보이지만, 사람도 재원도 부족한 소도읍에서 문학기념관을 만들어낸 기념사업회의 억척스러움을 보면 수긍이 간다.“2000년도에 향파의 고향에 시비 하나 없어서 되겠느냐는 여론에 따라 만든 시비건립추진위원회가 기념사업회의 시작이었다”, “각계의 지원을 요청하고, 지인을 설득한 끝에 5년 만인 2006년 향파 이주홍선생기념사업회를 정식 발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기념사업회 발족과 함께 향파의 생가터가 있는 합천읍 금양리 사동마을에 표지석과 안내판을 건립하고, 황강변 공원에 시비와 향파의 전신상을 세웠다. 다시 4년을 동분서주한 끝에 2010년 지금의 이주홍어린이문학관 개관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처음 뜻을 세우고 어린이문학관이라는 성과까지 10년이 걸렸다”, “더딘 걸음이지만, 통일어린이문학축제도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을 개관했지만, 기념사업회에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그는 “기념사업회가 이주홍어린이문학관 건립을 주도하고 산파 역할을 맡았지만, 합천군이 직영 운영에 나서면서 기념사업회는 8년 동안 광야를 떠돌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기념사업회는 지난해부터 위상을 되찾았다. 합천군과의 문학관 임대계약으로 문학 레지던스사업을 할 수 있게 됐고, 문학관 건립 준공비도 세웠다. 기념사업회 사무실도 문학관 내 마련하는 등 숙원을 해결, 합천군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털어냈다.
합천군 대병면이 고향인 그는 2000년 타지 생활을 접고 귀향, 펜션업을 하면서 귀농·귀촌 교육 강사, 지역축제 기획업무를 도맡을 정도로 팔방미인이다. 동아리 수준에 머물던 합천지역 13개 예술단체를 한국예총 합천지부로 승격시키는 등 12년 4개월 동안 지역 예술단체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향파 이주홍 선생의 문학적 성과와 정신세계는 위대하지만, 열악한 소도읍에서 기념관을 건립하고 운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며 “이런 소중한 문화적 자산을 더욱 빛내고 후세에 물려주기 위한 통일어린이문학축제, 문학 레지던스사업 등 다양한 노력에 각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문학레지던스 사업 등 포함해
- 기념사업에 지속적 관심 필요
“향파 이주홍 선생과 월북 작가인 동생 이성홍의 만남을 기릴 통일어린이문학 축제를 이주홍어린이문학관에서 개최하는 것이 기념사업회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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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향파이주홍선생기념사업회 이용형 사무국장이 이주홍어린이문학관에서 통일어린이문학축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용 기자 |
그는 “이주홍 선생은 어린이문학은 물론 현대문학의 큰 별로 널리 알려졌지만, 동생 이성홍 작가는 문학 연구가조차 아는 이가 드물다”며 “이성홍 작가는 1920년대 중반부터 ‘어린이’ ‘신소년’ ‘별나라’와 같은 어린이 잡지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했던 합천이 낳은 또 한 명의 문학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성홍은 해방 이후 월북한 뒤 남과 북 문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합천은 현대 어린이문학의 태동지와 같은 곳이지만, 향파 형제의 이별처럼 현대의 아픔도 간직한 곳”이라는 그는 “합천은 남북어린이문학축제의 최적지이고, 후세들을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남북교류 협력의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념사업회는 지난해 2월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경남 월북 문인(이성훈·김상훈)을 통한 남북교류 방안 세미나’를 여는 등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학을 내세운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경색된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열악한 재정과 월북작가에 대한 인식 문제 등 다양한 걸림돌이 있다”며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학이라는 주제로 남북을 하나로 묶는 교류사업의 물꼬를 반드시 틔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념사업회의 사업 구상이 다소 무리해 보이지만, 사람도 재원도 부족한 소도읍에서 문학기념관을 만들어낸 기념사업회의 억척스러움을 보면 수긍이 간다.“2000년도에 향파의 고향에 시비 하나 없어서 되겠느냐는 여론에 따라 만든 시비건립추진위원회가 기념사업회의 시작이었다”, “각계의 지원을 요청하고, 지인을 설득한 끝에 5년 만인 2006년 향파 이주홍선생기념사업회를 정식 발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기념사업회 발족과 함께 향파의 생가터가 있는 합천읍 금양리 사동마을에 표지석과 안내판을 건립하고, 황강변 공원에 시비와 향파의 전신상을 세웠다. 다시 4년을 동분서주한 끝에 2010년 지금의 이주홍어린이문학관 개관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처음 뜻을 세우고 어린이문학관이라는 성과까지 10년이 걸렸다”, “더딘 걸음이지만, 통일어린이문학축제도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을 개관했지만, 기념사업회에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그는 “기념사업회가 이주홍어린이문학관 건립을 주도하고 산파 역할을 맡았지만, 합천군이 직영 운영에 나서면서 기념사업회는 8년 동안 광야를 떠돌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기념사업회는 지난해부터 위상을 되찾았다. 합천군과의 문학관 임대계약으로 문학 레지던스사업을 할 수 있게 됐고, 문학관 건립 준공비도 세웠다. 기념사업회 사무실도 문학관 내 마련하는 등 숙원을 해결, 합천군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털어냈다.
합천군 대병면이 고향인 그는 2000년 타지 생활을 접고 귀향, 펜션업을 하면서 귀농·귀촌 교육 강사, 지역축제 기획업무를 도맡을 정도로 팔방미인이다. 동아리 수준에 머물던 합천지역 13개 예술단체를 한국예총 합천지부로 승격시키는 등 12년 4개월 동안 지역 예술단체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향파 이주홍 선생의 문학적 성과와 정신세계는 위대하지만, 열악한 소도읍에서 기념관을 건립하고 운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며 “이런 소중한 문화적 자산을 더욱 빛내고 후세에 물려주기 위한 통일어린이문학축제, 문학 레지던스사업 등 다양한 노력에 각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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