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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시스템도 콘텐츠도 새로 바꿀 것”

취임 6개월 맞은 기혜경 관장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2020.05.21 19:22
- 부산시민 “박물관 같은 미술관”
- 설문조사 대다수 응답에 충격
- 낡은 전시시설 리모델링 꾀해
- 지역작가 대외 홍보도 힘쓸 것

“부산시민이 시립미술관을 ‘박물관 같은 미술관’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충격받았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지난 2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인지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다수가 ‘박물관 같은 미술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 관장은 21일 “미술관 내부 시스템부터 건물까지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1일 만난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56) 관장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미술관 시스템부터 건물까지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시립미술관은 불편하고, 낡았고, 콘텐츠도 요즘 말로 ‘힙’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을 바꾸고 콘텐츠를 개선해 박물관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립미술관은 개관 후 23년 동안 10억 원 이상 들여서 시설을 개선한 적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고 밝혔다.

취임 6개월을 넘긴 기 관장은 그동안 ‘일하는 체계’ 개선에 전념해 왔다. 그는 “처음 왔을 때 모두 정말 열심히 일하지만 시스템이 너무 안 갖춰져 있어서 당황했다. 시립미술관은 홍보·교육·디자인 등 미술관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부족한 탓에 학예사들이 전문성을 더 키우지 못하는 점도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 관장은 시립미술관이 한동안 정체돼 있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시가 참 좋아서 부산에 자주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전시 때문에 온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각 지역 공공미술관은 새로운 실험을 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할 때 부산은 그냥 머물러 있지 않았나 싶어요.”

지역 작가들 활동이나 노출이 부족한 점도 개선할 점으로 꼽았다. 그는 “시립미술관이 부산 작가를 선보이는 전시만 할 뿐 다른 지역에 그들을 알리는 데는 소홀했다. 현재 수도권에는 부산 작가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부산이 낳은 세계적인 미술가 전준호 외에는 크게 거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술관은 오는 7월 열리는 젊은 작가 전시에는 지역 작가는 물론 지역 외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기 관장은 “부산 작가를 다른 지역에 알리는 것도 공공미술관이 해야 할 역할이다. 서울 평론가는 부산 작가를, 부산 평론가는 서울 작가를 다루도록 안배를 했다. 지역 작가들이 노출돼야 수도권에서 전시를 열 계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시립미술관은 내후년 대대적인 증·개축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디지털 분야 확충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관람객이 팸플릿을 들고 전시장을 둘러봤지만 앞으로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증·개축을 하면 1층에 정보센터를 만들어 모바일기기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해 전시 관련 사전 정보를 받아서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합니다.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이 이런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어요.”

문제는 미술관 자료가 전혀 디지털화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기 관장은 “소장품·미술자료 등 5만 점이 있지만 작품 사진 등 정보를 온라인에 올리려고 하면, 엑셀 파일로 일일이 확인하고 다시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온라인으로 전시를 선보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부산시의 인력과 재정 지원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 관장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마쳤고,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를 거쳐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 등을 맡았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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