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블록체인’하면 비트코인과 엮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결합해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의 새 지평을 열겠습니다.”

이해동 부산클라우드협동조합 신임 이사장이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이해동 부산클라우드협동조합 신임 이사장은 불과 몇 년 만에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선구자가 됐다.

그는 2018년까지 부산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고 2014년부터 2년간은 시의회 의장을 맡았다. “의장직까지 하고 나니 그동안 받은 관심과 표심을 봉사로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이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됐죠.”

부산클라우드협동조합은 2016년 지역 기반 40개 IT 업체가 모여 국내 최초로 설립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이사장에 선출됐다. 그는 블록체인 원천기술을 BCC(비트코인캐시) 클라우드에 도입한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지원 체계를 구축해 부산의 중소기업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확산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조합은 특히 지난해 정부 지정 IaaS(서비스형 인프라) 호스팅 서비스 공급기업으로 선정돼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이용료의 7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이사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정말 필요하다 싶으면 직접 구매해 사용하도록 기회를 주는 셈이다. 조합에 가입된 기업은 대부분 활용하고 있지만 많은 소상공인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이 이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ETC&C 대표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ETC&C는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조합 클라우드 운영회사로 2018년 세계 최초로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부터 30만 TPS(Transactions Per Second·초당 거래량)를 달성해 화제가 된 ‘시그마체인’의 협력사다. 30만 TPS란 1초당 30만 건의 트랜잭션(사용자 간 거래 기록)을 처리한다는 의미다. 기존 인터넷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속도로 트랜잭션 처리 능력이 1초당 7건에 불과한 비트코인 대비 약 4만3000배 우수한 성능이다.

부산은 지난해 전국 지자체 중 최초이자 유일한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됐다. 당시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과 인프라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이 이사장은 “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취하는지가 중요하다. 시민들도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조합에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