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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하청구조 병폐 해결해야 최저임금 갈등 해소”

‘노동 문제 전문가’ 곽태원 한국노동경제연구원장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2019.06.16 20:09
- 내년도 시급 인상 결정 두고
- 노동계·사업자 간 충돌 예상
- “고질적 양극화 문제 개선되면
- 소득주도 성장으로 이어질 것”
- 과거 29세에 노조위원장 맡아

“‘있는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소득주도 성장론(이하 소주성)의 핵심 개념입니다. 문제는 소주성을 정책 철학으로 가진 정부가 현재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한국노동경제연구원 곽태원 원장이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과 해결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한국노동경제연구원 곽태원(63) 원장은 노동 문제 전문가다. 그의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곽 원장은 1985년 현대해상화재보험 노동조합의 초대 위원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노동 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그의 나이는 29세였다. 2003년에는 전국사무금융노조 위원장 자리에도 올랐다.

그렇다고 노조에만 몸담고 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여 년에 걸친 노조 활동의 연장선으로 2008년 한국노동경제연구원을 설립했다. 올해부터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경제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해법 등을 제시하는 ‘곽태원TV’를 운영 중이다. 연구원과 동영상 TV를 시작한 배경에는 ‘을’의 목소리가 점차 약화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곽 원장을 만나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현안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과 해결 방안을 들어 보았다. 앞서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말 위원 위촉식을 갖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역시 ‘인상 폭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계와 ‘최소 인상 또는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곽 원장은 최저임금 갈등의 본질부터 언급했다. “최저임금 문제를 얘기하려면 소주성을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 양극화를 해소한 뒤 이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주성의 핵심 내용이죠. 이 때문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정부 입장에서 대단히 중요한 화두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제는 오로지 ‘최저임금 인상’만 한 것이죠.”

그는 왜 이렇게 주장했을까. 대·중소기업 간 하청 구조 등 우리 경제와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질적 병폐를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수치상으로만 접근했다는 게 곽 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은 대기업의 하청 업체이고 그중에서도 3차 이하 하청업체는 ‘한계 기업’에 가깝다”며 “하청 업체에 대한 일부 대기업의 ‘갑질’ 구조 등을 그대로 둔 채 최저임금만 인상한다는 것은 이들 하청 업체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주성의 핵심 키워드는 ‘있는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소주성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이런 구조적인 병폐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개혁 과제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워킹 푸어(Working Poor, 일하는 빈곤층)’를 최소화하고 근로자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최저임금 인상 취지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곽 원장은 승차 공유 플랫폼인 ‘타다(TADA)’와 택시업계 간 갈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촉구했다. “공유 경제를 4차 산업혁명으로 포장하고, 그것을 반대하는 기존 업계를 향해 ‘이기심이다’고 폄하하는 것은 대단히 이분법적인 사고입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와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경계가 무너진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미래에 대한 전략을 새로 짜거나 기존 업계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새 정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이런 것을 하지 않고 있죠. 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업계가 아니라 정부입니다.”

부산 출신인 곽 원장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그 이후 인하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노동경제학)를 취득했다.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 외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에서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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