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소재 섬유 등장과 저가 공세
- 2000년 이후 옛 명성 흔들려
- 행정지원 받아 해외 공략 추진
- 기업도 연구·개발 투자 늘려야

한국실크연구원은 우리나라 실크산업의 싱크탱크로 삼기 위해 옛 산업자원부가 1988년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다양한 제품과 디자인, 브랜드 개발 등을 담당하는 연면적 1만2851㎡인 실크산업혁신센터도 갖추고 있다.

장민철 한국실크연구원장이 실크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13대 한국실크연구원장에 최근 취임한 장민철(59) 원장을 만나 경남 진주 실크산업의 실태와 발전 방안 등을 들어봤다.

장 원장은 “실크는 아직도 섬유 중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기능성 신합성섬유의 등장으로 편리성, 실용성에서 밀리고 FTA(자유무역협정) 확산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등 신흥국의 저가 제품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상실해 오랜 침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주 실크산업의 생산 시스템과 기술 수준, 마케팅 방법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투자를 게을리한 데다 행정 지원도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진주실크는 1980년대까지 진주뉴똥 등으로 명성을 얻으며 160여 개 업체가 가동에 나섰으나 현재 61개 업체로 줄어드는 등 불황의 터널 속을 헤매고 있다. 장 원장은 “실크가 한복 중심의 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하며, 국내외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변화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며 실크산업의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존 순수 100% 실크 소재 중심에서 실크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고 의류 패션용 섬유뿐 아니라 수송용, 항공, 의료, 건강 기능성 소재 분야를 제품 개발해 산업을 확대·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건립할 실크 박물관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장 원장은 “진주실크는 전통산업으로서 교육적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보존가치가 상당하다”며 “진주시가 66억 원을 들여 문산읍 실크전문단지 내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000㎡ 규모의 실크박물관을 내년에 착공, 2022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진주실크의 부흥을 꾀하는 일이라면 업무의 소관, 경중, 영역을 따지지 않고 발로 뛸 것이다. 직접 시장을 다니면서 홍보도 하고 마케팅을 하는 등 임기 3년 동안 실크연구원에 도움이 되는 곳을 발이 닳도록 다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실크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쓰겠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서부부지사로 재직할 때 농정국장으로 보좌하면서 2017년 농수산물 수출을 초과 달성한 다양한 경험이 있다. 진주실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마치고 나갈 때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실크연구원 운영 방안과 최대 고객인 지역 실크업계와의 소통 강화의 뜻도 내비쳤다.

장 원장은 “연구원들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윤리경영을 강화하겠다”며 “운영비 절감을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겠다. 임원의 연봉을 삭감하고 원장의 전용차량 운행도 폐지하는 등 불합리하거나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원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남도 체육지원과장, 공보관, 행정과장, 거창 부군수, 농정국장, 복지보건국장을 역임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