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수(79) 전 부산시장이 ‘문마켓(Moonmarket)’이라는 예명의 가수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지난 19일 문정수 전 부산시장이 해운대구 오션타워 20층 오션스카이에서 신곡 ‘부산남자’ 쇼케이스를 열고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지난 19일 오후 6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오션타워 20층 오션스카이에서는 문 전 시장의 신곡 ‘부산남자’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부산에서 국회의원 3선을 지낸 후 초대 민선시장을 역임한 문 전 시장은 이미 지난봄 음반을 냈으나 뒤늦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신곡이 화제가 되자 쇼케이스를 연 것이다. 시장을 지낸 경력을 재치있게 풀어낸 예명 문마켓으로 처음 대중 앞에 선 무대였다.

부산남자는 빠른 템포의 트로트풍 노래다. 작사에도 참여한 문 전 시장은 ‘해운대’ ‘사직야구장’ ‘광안대교’ 등 부산사랑을 느낄 수 있는 노랫말을 담았다. 부산대 정귀인 예술대학장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문 전 시장의 애창곡 ‘대니보이’로 흥을 돋웠다. 문 전 시장은 “학창시절 노래를 좋아해서 당시 유행한 팝송은 모두 외웠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이 무색할 정도의 성량을 뽐내며 좌중을 압도했다. 이어진 무대에서 부산남자를 선보이자 객석에서 노래를 따라부르고 박수도 터져 나왔다. 문 전 시장은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노래하는 건 어색해 긴장됐다”며 “실수하지 않으려 많이 연습했는데 어떻게 들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전 시장은 재직 시절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개최할 정도로 평소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향후 문마켓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 프로 가수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며 “그래도 계속 연습하고 다음에는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도 불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 전 시장 측은 지인에게 부담이 될까 봐 쇼케이스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는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과 김은숙 전 중구청장 등 지역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