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대접 받는 나라꽃 안타까워
- 30여 년 전 분·그림 전시 시작
- 묘목 분양·강연 등 대중 사업
- 무궁화 관련된 기록 등 모아
- 회관 세워 시민 교육 희망
“백 년 가까이 민족꽃으로 불렸지만, 그 어떤 꽃보다 홀대 받는 꽃이 무궁화입니다. 앞으로 40년은 더 노력해야 무궁화가 사랑 받을까요?”
지난 36년간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위해 헌신해온 노옹이 있다. 28일 오전 하준섭(73) 부산무궁화선양회 사무총장은 올해로 36회째 맞은 무궁화전시회의 개막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일주일간 부산 중구 중앙공원 충혼탑 일대에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행사집행위원장으로서 바쁜 와중에도 하 총장은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행사 홍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 전역에 무궁화를 알리자는 취지로 매년 부산역광장 시민공원 등 장소를 달리하며 행사를 열었다. 그렇다보니 각인 효과가 떨어진다”며 “올해는 방문객이 많지 않은 충혼탑에서 행사를 해 걱정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 그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하 총장이 무궁화에 애착을 갖게 된 것은 30여 년 전 안보단체 활동을 함께하던 현 김허남 부산무궁화선양회장으로부터 무궁화 단체를 만들자는 제의를 받은 게 계기다. “돈 버는 일로는 신통치 않으니 자연스럽게 사회운동 쪽으로 관심이 쏠렸죠. 국화로 불리는 무궁화가 관련 법령도 없이 홀대 받는 건 문제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현재 98세 고령인 김 회장 대신 하 총장이 선양회 사무를 전담하고 있다.
하 총장이 말하는 무궁화의 매력은 한마디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이른 아침에 피고 저녁 때 시들기를 매일 반복한다. 나무 한 그루가 하루에 20~30송이 꽃을 피워 100일 동안 3000송이 꽃을 피운다. 현재 120여 종의 자생종과 200여 종의 외래종이 있으며, 그 이름도 자생종에 한해 서울대 연구팀이 붙인 배달 옥토끼 사임당 백단심 화랑 한사랑 산처녀 아사달 등으로 아기자기하다. 그는 “무궁화는 지기 전에 가장 아름다운 ‘비장미’를 지닌 일본의 국화인 벚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며 “한 송이 꽃에 하양 빨강 노랑 분홍 보라 등 다양한 색이 담겨 있다. 잘 키우면 2~4m 높이까지 자라 가지가 옆으로 퍼지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회에서 시민들은 무궁화 분 400점과 꽃탑 50점, 사진 100점을 감상한 뒤 묘목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또 행사 기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무궁화 관련 그림 글짓기 대회를 함께한다. 하 총장은 “그림을 그리려면 평소 잘 보지 않던 무궁화를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하지 않겠냐. 어른보다 마음이 열려 있는 아이를 대상으로 홍보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30회째인 대회에는 지난해까지 1만9677명의 학생이 참가해 3825명이 부산시장, 교육감, 국제신문 등 언론사 상을 받았다. 그는 “대회 참가자를 비롯해 총 300만 명의 시민이 전시회를 찾았다”며 “아직 대회·전시회를 여느냐, 초등학생 때 참가한 기억이 있는데 자녀와 함께 가고 싶다며 어릴 때 썼던 글을 볼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분이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렇게 무궁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 모여 선양회 회원은 700명에 이른다.
행사 준비 기간이 아닐 때 선양회는 일반인 대상 무궁화 강연과 묘목 분양 등의 사업을 한다. 최근 하 총장은 자신이 교정협의회장으로 있는 부산교도소의 화단에 묘목을 분양했다. 수년 전 지인이 한옥집을 떠나며 남긴 백년 가까이 된 나무를 천안 독립기념관 뒷마당에 심은 일은 그의 애틋한 추억 중 하나다. 그는 “아름드리 나무가 기특해서 방송까지 타게 했다. 새 집 주인의 무성의한 관리가 우려돼 어렵게 새 터전을 구했다”며 “이처럼 무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도움으로 선양회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하 총장의 소망은 무궁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알리는 무궁화회관의 설립이다. 그는 “무궁화 웅변대회 품평회 사진공모전 등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후원금으로 충당하는 예산으로는 턱도 없다. 지자체 지원을 받게 되면 무궁화 유적 기념물 조형물 기록 등을 수집·보관하는 시설을 만들어 시민·관광객 대상 교육장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의식 있는 대학생 관공서 공무원 등이 앞장서서 도심의 자투리 땅마다 무궁화 심기 운동을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30여 년 전 분·그림 전시 시작
- 묘목 분양·강연 등 대중 사업
- 무궁화 관련된 기록 등 모아
- 회관 세워 시민 교육 희망
“백 년 가까이 민족꽃으로 불렸지만, 그 어떤 꽃보다 홀대 받는 꽃이 무궁화입니다. 앞으로 40년은 더 노력해야 무궁화가 사랑 받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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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준섭 무궁화선양회 사무총장은 “도심 자투리땅에 무궁화를 심는 범국민적 운동이 진행되면 무궁화가 대중화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철 기자 |
행사집행위원장으로서 바쁜 와중에도 하 총장은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행사 홍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 전역에 무궁화를 알리자는 취지로 매년 부산역광장 시민공원 등 장소를 달리하며 행사를 열었다. 그렇다보니 각인 효과가 떨어진다”며 “올해는 방문객이 많지 않은 충혼탑에서 행사를 해 걱정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 그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하 총장이 무궁화에 애착을 갖게 된 것은 30여 년 전 안보단체 활동을 함께하던 현 김허남 부산무궁화선양회장으로부터 무궁화 단체를 만들자는 제의를 받은 게 계기다. “돈 버는 일로는 신통치 않으니 자연스럽게 사회운동 쪽으로 관심이 쏠렸죠. 국화로 불리는 무궁화가 관련 법령도 없이 홀대 받는 건 문제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현재 98세 고령인 김 회장 대신 하 총장이 선양회 사무를 전담하고 있다.
하 총장이 말하는 무궁화의 매력은 한마디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이른 아침에 피고 저녁 때 시들기를 매일 반복한다. 나무 한 그루가 하루에 20~30송이 꽃을 피워 100일 동안 3000송이 꽃을 피운다. 현재 120여 종의 자생종과 200여 종의 외래종이 있으며, 그 이름도 자생종에 한해 서울대 연구팀이 붙인 배달 옥토끼 사임당 백단심 화랑 한사랑 산처녀 아사달 등으로 아기자기하다. 그는 “무궁화는 지기 전에 가장 아름다운 ‘비장미’를 지닌 일본의 국화인 벚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며 “한 송이 꽃에 하양 빨강 노랑 분홍 보라 등 다양한 색이 담겨 있다. 잘 키우면 2~4m 높이까지 자라 가지가 옆으로 퍼지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회에서 시민들은 무궁화 분 400점과 꽃탑 50점, 사진 100점을 감상한 뒤 묘목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또 행사 기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무궁화 관련 그림 글짓기 대회를 함께한다. 하 총장은 “그림을 그리려면 평소 잘 보지 않던 무궁화를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하지 않겠냐. 어른보다 마음이 열려 있는 아이를 대상으로 홍보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30회째인 대회에는 지난해까지 1만9677명의 학생이 참가해 3825명이 부산시장, 교육감, 국제신문 등 언론사 상을 받았다. 그는 “대회 참가자를 비롯해 총 300만 명의 시민이 전시회를 찾았다”며 “아직 대회·전시회를 여느냐, 초등학생 때 참가한 기억이 있는데 자녀와 함께 가고 싶다며 어릴 때 썼던 글을 볼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분이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렇게 무궁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 모여 선양회 회원은 700명에 이른다.
행사 준비 기간이 아닐 때 선양회는 일반인 대상 무궁화 강연과 묘목 분양 등의 사업을 한다. 최근 하 총장은 자신이 교정협의회장으로 있는 부산교도소의 화단에 묘목을 분양했다. 수년 전 지인이 한옥집을 떠나며 남긴 백년 가까이 된 나무를 천안 독립기념관 뒷마당에 심은 일은 그의 애틋한 추억 중 하나다. 그는 “아름드리 나무가 기특해서 방송까지 타게 했다. 새 집 주인의 무성의한 관리가 우려돼 어렵게 새 터전을 구했다”며 “이처럼 무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도움으로 선양회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하 총장의 소망은 무궁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알리는 무궁화회관의 설립이다. 그는 “무궁화 웅변대회 품평회 사진공모전 등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후원금으로 충당하는 예산으로는 턱도 없다. 지자체 지원을 받게 되면 무궁화 유적 기념물 조형물 기록 등을 수집·보관하는 시설을 만들어 시민·관광객 대상 교육장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의식 있는 대학생 관공서 공무원 등이 앞장서서 도심의 자투리 땅마다 무궁화 심기 운동을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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