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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년 창업인에게 투자유치 노하우 전수하겠다”

권영철 젠픽스 대표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2017.07.17 20:44
- 천장마감재 제조 창업 1세대
- 엄격 소문난 기보 지원 받아
- 건축 자금 연결 핀테크 시작
- 초기 불구 민간서 7억 유치
- 벤처포럼 맡아 노하우도 전수

“창업 초기 기업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자금 유치입니다. 그러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합니다.”

권영철 젠픽스 대표는 “‘하우스 바이’라는 청년 주거공간을 마련해 청년 창업가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장마감재 제조업체 젠픽스와 건축자금 전문 P2P 티끌모아태산을 운영하고 있는 권영철(39) 대표는 최근 잇따라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 냈다. 젠픽스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기술력과 시장성 등을 높이 평가받아 직접 투자 10억 원, 기술보증 5억 원 등 총 15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내·외부 평가위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직접 투자를 결정하는 기보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다. 부산에서는 지난해까지 단 1개 업체만 기보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았을 정도다.

권 대표가 지난해 1월 창업한 티끌모아태산도 젠픽스와 비슷한 시기에 총 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도 개인투자조합, 벤처캐피털(VC), 크라우드펀딩, 개인투자자 등 매우 다양하다. 권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술력과 사업성, 성장 가능성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투자자를 설득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가 이끌고 있는 젠픽스와 티끌모아태산은 그가 투자 유치의 필수 조건으로 내세운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젠픽스는 국내 최초로 천장재에 디자인을 도입해 국내 천장재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2008년 중소기업청의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원받은 5000만 원으로 시작한 젠픽스는 지난해 매출 75억 원을 올릴 정도로 급성장했다. 권 대표는 “창업 이후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기술력을 높였고, 이 같은 노력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 수출의 발판이 본격적으로 마련된 만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젠픽스가 이미 검증을 마친 회사라면 티끌모아태산은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건축자금이 필요한 건축주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를 연결하는 핀테크(Fin-Tech)업체다.

땅은 있지만 돈이 없어 주택이나 건물을 짓지 못하는 건축주에게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조성된 투자금을 대출해 주고, 완공된 건축물에서 얻은 수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형태다. 법규 검토부터 준공까지의 모든 건축 진행 과정과 대금 지급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공사관리시스템’으로 특허까지 받았다. 지금까지 총 5건의 건축물을 완공하는 과정에서 추가 공사나 공사기간 연장, 대금 지불에 대한 분쟁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공사를 철저하게 관리해 건축주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권 대표는 “아직은 생소한 건축자금 P2P에 소중한 돈을 투자한 분들과 건축주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두 곳의 번듯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권 대표이지만 창업 초기에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권 대표가 젠픽스를 창업할 당시만 해도 ‘창업’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는 “지금 돌이켜 보면 사업 초기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소중한 자양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창업 1세대로 꼽히는 권 대표는 2013년 결성된 ‘단디벤처포럼’의 회장을 4년째 맡고 있다. 그동안 권 대표로부터 창업 노하우를 전수받는 ‘문하생’만 수백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실제 창업에 성공해 ‘사장님’이 됐다. 권 대표는 “뛰어난 사업계획과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 또는 예비 창업자가 많다. 실패 속에서 경영을 배워나갔던 나와는 달리 후배 청년창업자들은 훨씬 나은 환경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투자 유치에 대한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티끌모아태산을 통해 ‘하우스 바이(House By)’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청년 예비 창업가를 위한 거점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비창업가를 위한 숙소와 사무실, 휴식공간 등을 접목한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다. 권 대표는 “청년 창업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청년 주거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결과적으로 청년 창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앞으로 3년 내에 젠픽스와 티끌모아태산을 모두 상장(IPO)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역시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스타트업과 소규모 창업 기업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면서 “부산이 ‘창업 불모지’에서 ‘창업의 메카’로 도약하는 데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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