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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코델타시티 ‘토양·수목’ 이름에 걸맞게 고쳐라

강알칼리성 흙 영양 적어 생육 부실
수종에 따른 선별 관리 등 개선 시급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24.06.16 19:04
한국수자원공사가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수목 집단고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품질 토양을 개선하고 수종을 변경하기로 했다. 부산시와 수자원공사는 지난 13일 현장에서 조경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이처럼 결정했다. 부실 조경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6월 이후 1년만에 해결책을 찾아 다행스럽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2단계 내 수목조성 예정 부지 전경. 국제신문DB
에코델타 사업 시행자인 수자원공사는 300억 원을 투입해 에코델타시티 1단계 공원에 나무와 관목을 심었다. 하지만 상당수가 말라죽거나 근원직경(지면과 가장 가까운 밑동 지름)이 기준치(8~12㎝)에 미달했다. 지난해 6월 조경상태를 점검한 시는 “생육불량을 적절히 보완하지 않으면 나무 관리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고 수자원 공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에코델타시티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3월까지 수자원공사는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원인을 밝혀내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둬 논란이 됐다. 수자원공사는 “수목 밀도와 크기를 인·허가 기준에 맞게 했다”고 버텼다. 국제신문 보도 이후 시는 52만7532㎡ 규모의 녹지 중 총 34곳의 시료를 채취해 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한국임업진흥원에 검사를 맡겼다. 그 결과 26곳에서 토양의 pH 농도가 8을 넘는 강알칼리성으로 나타났다. 알칼리성이 높은 토양은 나무의 양분 흡수를 막아 고사 위험을 높인다. 이는 수자원공사가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사들인 흙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영양분이 풍부한 표토층이 아닌 산을 파내 얻은 심층토나 건설 사업지 토양을 가져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물론 바다와 인접한 지역적 특성도 무시할 순 없다.
부실한 토양 상태 탓에 현장조사에서는 메타세쿼이아와 산딸나무 등 수목 다수의 생육 불량이 확인됐다고 한다. 초여름인데도 한겨울처럼 갈색 마른 잎만 달고 있거나 싹이 일부만 돋는 등 성장이 더딘 나무들이 수두룩했다. 조사가 이뤄진 대부분 토양에서 유기물이나 전질소 등 영양분 함량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옮겨 심은 수목이 뿌리를 내리기 어렵고 생장에도 치명적이라 토양 품질 개선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물주머니와 나무뿌리에 산소를 공급할 유공관을 추가로 설치하고 수종에 따라 선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을 수자원공사는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에코델타시티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강동동 대저2동 일대를 친환경 수변도시로 만드는 사업이다. 단순히 아파트 단지를 짓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 공원을 조성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는 적합하지 않은 흙을 샀고 수종 선정에도 신중을 기하지 않아 수목 고사 위기 사태를 초래했다. 시가 4년 전에도 수자원공사에 수목 식재 불량과 대규모 민원 발생 가능성을 지적했는 데도 개선되지 않았다. 에코델타시티 2단계와 3단계 지역에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의미다. 수자원공사는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나온 조경환경 개선 방안을 제대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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