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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BTS와 김시스터즈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2023.06.06 19:11
한국 전통가요 1세대 작곡가인 김해송과 가수 이난영은 슬하에 4남 3녀를 뒀다. ‘김시스터즈’는 김숙자 김애자 김영자(이후 조카 이민자로 교체) 세 자매로 구성된 트리오다. 이들은 부모 재능을 물려 받은데다 혹독한 훈련까지 거쳤다. 춤 노래 실력은 기본이고 드럼 트럼펫 색소폰 기타 가야금 등 다루는 악기가 무려 20가지 넘었다. 도쿄 공연 때 미국인 매니저 눈에 띄어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 진출했을 때가 1959년이다. 원조 한류 걸그룹이었던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갈 무렵인 지난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BTS 단독콘서트가 열렸다. 그곳에 장년 지인 부부가 갔다. 자녀들이 입장권을 끊어준 덕분이었다. 그러나 현장이 생각보다 시끄럽고 복잡해 콘서트 시작 직전 티켓을 양보하고 다른 관광을 즐기기로 마음을 바꿨다. 진을 치고 있던 ‘아미’를 대상으로 수소문하자 몇초도 안돼 임자가 나타났다. 액면가 10배 이상인 장당 500만 원을 쳐주겠다고 했다. 나중에야 당일 암표값이 2000만 원까지 치솟은 걸 알았다. “BTS 가치를 한국 사람이 제일 모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달 13일은 BTS 데뷔 10주년 기념일이다.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서 아직 소년티를 못 벗은 일곱 청년이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을 부르며 “니 꿈은 뭐니”라고 외치던 바로 그 무대가 K팝 전설의 시작이다. 조폐공사는 10주년 기념메달을 출시하고 우정사업본부는 기념우표까지 발매한다. 시내 곳곳을 보랏빛으로 물들인 서울뿐만 아니라 BTS와 조금이라도 상관 있는 장소라면 전국 어디든 ‘방탄투어’를 즐기는 아미들로 북적일 전망이다. BTS가 엑스포 홍보대사인데다 멤버 지민과 정국의 고향이기도 해 부산 역시 들썩인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인터넷에 떠도는 ‘짤’을 보면 1960~70년대 서영춘 곽규석 활동 당시 가수 소개 단골 멘트가 ‘방금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다. 동남아 순회공연만 해도 대단하게 쳐주던 시절 얘기다. BTS는 10년간 정규음반 8장, 싱글 11개, 영상음반 39개를 발표했다. 누적 판매량은 4000만 장 가깝다. 빌보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를 이미 정복했고 3대 음악상 중엔 그래미만 남겨뒀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흑인 음악과 백인 음악의 경계를 지웠다면, BTS는 음악의 중심 자체를 바꿨다. 세계적으로 ‘압축성장’의 대명사가 된 한국이지만 대중음악까지 그게 가능할 줄 정말 몰랐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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