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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콜센터 저임금·감정노동스트레스 해법 찾아라

평균 임금 218만원·노동환경 열악…시, 유치 급급 상담사 보호조치 없어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23.06.05 19:29
부산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가 2만 명이 넘지만 이들의 노동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 부산의 한 콜센터에서 일한 29세 청년운동가 김명신 씨의 취업사례 등을 취재한 내용이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는 156개 사업장에 2만905명이다. 2020년 비수도권 최초로 상담사 2만 명을 넘었다. 이름은 어엿한 상담사지만 노동자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의 87.3%가 여성이며 70% 이상이 2030세대다. 전문대 졸 이상이 69.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콜센터가 부산 젊은 여성의 주요한 일자리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부산시는 제조업을 대신할 신산업으로 콜센터를 주목해 2007년부터 유치에 힘썼다. 값싼 임대료와 대학을 졸업한 우수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내세워 도심 사무실을 콜센터로 채웠다. 또 기업 및 투자 유치 촉진 조례와 시행규칙을 개정해 콜센터를 주력산업 중 하나로 정해 특별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하지만 콜센터 상담사들의 현실은 암담하다. 75% 이상이 위탁업체 소속 고용이거나 비정규직으로 신분이 불안정하다. 콜센터 상담사의 전화 응대시간은 1인당 하루 평균 330분이며 전화 10통 중 1통은 폭언과 욕설이 담겼다고 한다. 평균 임금은 218만 원으로 최저 임금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인데다 전국 콜센터 상담사 평균 임금보다 17만 원 낮다. 청년 일자리는 늘었을 지 몰라도 양질의 일자리는 아닌 셈이다.
김 씨의 사례를 보면 쉬는 시간이 오전 오후 10분씩만 허용되고 화장실도 순번을 정해서 가야 한다. 임금이 적은 데다, 극심한 감정노동에 신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오래 근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정부는 2018년 10월 일명 ‘감정노동자보호법’을 시행했다. 감정노동자의 욕설이나 성희롱 등을 예방하고, 사업주의 보호 의무를 명시하기 위해서다. 국가인권위의 콜센터 상담사 인권상황 실태조사(2021년)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에도 이들은 월 평균 12회 폭언과 1회 이상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사업주가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과태료 부담이 크지 않고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도 벌칙사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욕설이나 성희롱에 대해서는 단번에 전화를 끊을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도입해 상담사 인권과 건강권을 보호해야 마땅하다. 또한 사업주가 상담사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 강화도 필요하다.

부산시는 올해 6억13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해 감정노동자 권익센터를 설립하려 했으나 예산 삭감으로 무산됐다. 감정노동자를 위한 노동권익보호관 제도는 한번도 운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가 콜센터 유치에만 급급했지 상담사들의 권익 옹호에는 미흡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 시는 실태조사 후 콜센터 내 건강권 보호조치를 비롯해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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