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도청도설] 엑스포 응원가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2023.03.29 19:47
영화 ‘플래시댄스’에서 주인공이 혼신의 힘을 다해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 삽입된 ‘왓 어 필링(What a feeling)’은 10대들을 재즈댄스 열풍에 몰아넣었다. ‘테이크 마이 브레스 어웨이(Take my breath away)’도 영화 ‘탑건’과 뗄 수 없다.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빛나는 이 노래들은 모두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겸 가수 조르조 모로더 작품이다.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로 받은 최우수음악상까지 합하면 아카데미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영화음악 거장이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 잡고’와 1993년 대전엑스포 주제가 ‘그날은’이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역대 올림픽 주제가 톱 12를 꼽은 적이 있는데 ‘손에 손잡고’가 3위에 랭크됐다. 강렬한 전자음이 시작되면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들 얼굴이 오버랩되며 그날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명곡이다. 하지만 원래 주제곡은 이게 아니었다. 길옥윤 작곡의 ‘아침의 나라에서’가 먼저다. ‘모이자 모이자~’라며 가수 김연자가 부른 이 노래는 멜로디나 리듬, 창법이 전형적인 한국가요였다. 서구 팝송이 가장 세련된 음악이었던 당시에는 올림픽 스케일에 맞지 않는 음악이라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부산시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응원가를 제작, 최근 공개했다. ‘웰컴 투 월드 엑스포’이다. 프로듀싱과 작사는 작곡가 겸 음악프로듀서인 숀킴, 노래는 싱어송라이터 이무진이 맡았다. 가사는 챗GPT에서 엑스포에 관한 이미지와 낱말을 추출해 지었다고 한다. 부산시는 6월 15일까지 이 노래로 ‘싱 포 엑스포’ 캠페인을 벌인다. 한마디로 SNS로 함께 노래 부르기다. 부산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이무진 노래에 자신의 노래를 듀엣으로 덧입히면 된다. 참가 영상을 모아 합창으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구호를 위해 마이클 잭슨이 세계적인 팝 스타들과 불렀던 ‘위 아 더 월드’의 한국판이 될 수도 있다.
88올림픽 때와 달리 지금 한국은 외국 가수들에게 공연 희망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엑스포 실사단 입국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채점 포인트가 여럿이지만 국민 열기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일월드컵 때 전국에 울려 퍼진 ‘오 필승 코리아’처럼, 사직운동장에서 번져 나가는 ‘부산갈매기’처럼, 온 국민이 ‘웰컴 투 월드 엑스포’를 노래한다면 실사단 개개인에게 엑스포 유치를 향한 부산 시민과 한국인의 열망이 새겨질 것이다. 노래에는 분명 그런 힘이 있다.

강필희 논설위원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관련기사
국제신문 뉴스레터
당신의 워라밸 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