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도청도설] 문화매개공간 쌈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2023.01.30 19:47
‘쌈 수다’라고 있었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요충지인 수영역 안에 ‘문화매개공간 쌈’이 있었고, 거기서 예술인 문화인 시민이 어우러져 ‘수다를 떠는’ 문화 프로그램이었다. 그걸 매주 했다. 돌이켜보면, 이런 행사를 매주 여는 건 대단한 일이다.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주도하고 부산교통공사가 대범하게 협력해 2009년 12월 쌈의 문을 연 뒤 쌈 수다는 줄곧 이어졌으니 성과는 쌓였다. 2018년까지 쌈 수다 내용을 묶어 펴낸 책이 7권이다.

쌈은 쌈 수다만 한 게 아니었다. 전시도 열고, 문화행사도 주최했다. 유동 인구가 많고 규모가 큰 혼잡 역인 수영역의 번잡한 분위기 속에서 쌈은 예술·문화의 샘 같은 구실을 톡톡히 했다. 입지가 좋고 상업공간이 많은 그 자리에 쌈 같은 장소가 있다는 것 자체로 도시의 풍경에 쉼표 하나가 보태졌다. 쌈은 숨 돌릴 만한 곳이었다.

어느 날, 문화매개공간 쌈에서 발신되던 문화소식이 뚝 끊겼다. ‘아! 쌈도 많은 문화공간이 겪는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활동을 중단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꼭 그런 건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듯하다. 쌈은 2020년 4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4월 열 예정이던 ‘해금 클래스’ ‘드로잉 클래스’ ‘쌈 아티스트 토크’ 등을 쉰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 뒤 쌈이 자체 프로그램을 재개한다는 소식은 좀체 보기 어려웠다.

그런 쌈이 돌아왔다. 쌈은 ‘문화매개공간 쌈, SSAM GALLERY 재개관 기념 초대전-탈·꿈·먹_쌈전(展)’을 지난 14일 시작해 다음 달 28일까지 연다는 소식을 발신해왔다. 한 번 곤경에 빠진 문화공간이 되살아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어서, 기적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게다가 재개관전 참여 작가는 동래야류 탈 제작자로서 절정의 해학 세계를 보여주는 이석금,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애정 관심 비판을 놓지 않으면서 오랜 세월 우리 예술과 자기 미학을 가꿔온 곽영화 박경효 작가다.
새 출발한 쌈은 활발한 공공예술 활동으로 잘 알려진 전영주 작가가 대표를 맡았다. 전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어려움은 커지고 관심과 후원은 줄어 힘들지만, 소중한 공간인 쌈을 잘 가꾸고 싶다. 당분간 작가들과 동행하며 함께 성장하는, 갤러리 중심의 운영을 펼칠 계획이다. 1년 안에 쌈 수다를 부활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조봉권 부국장 겸 문화라이프부장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관련기사
국제신문 뉴스레터

[많이 본 뉴스]

당신의 워라밸 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