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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부산의 커피향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2022.06.29 20:07
상쾌한 하루의 시작과 함께 하는 모닝커피, 점심 식후 커피까지.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 식품이다. 1999년 스타벅스가 서울 이화여대 앞에 처음 들어서면서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여대생을 된장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격은 2500원으로 짜장면 한 그릇 값과 비슷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밥 먹고 커피’는 공식이 됐다.

커피(coffee)의 어원은 힘과 술을 뜻하는 아랍어 ‘카와’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커피 한잔에 작은 행복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이유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때는 19세기 말로 추정되고 있다. 1896년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던 고종 황제도 커피를 마시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생두·원두) 수입액은 전년보다 약 24.2% 증가한 9억1648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커피 수입액 및 수입량이 늘면서 국내 커피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6년 5조9000억 원 수준이던 국내 커피 시장규모는 현재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성인 1인당 연간 평균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하루 평균 1잔 꼴이자 전 세계 평균(130잔)의 3배 수준이다.

항구도시인 부산은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원두의 95%를 소화하고 유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선한 원두를 확보할 수 있어 규모는 작아도 개성 강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많다. 여기에 세계적인 커피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바리스타들도 늘고 있다. 2019년 부산 모모스커피의 전주연 씨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차지한 이후 최근 부산 먼스커피의 문헌관 씨가 ‘월드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서 우리나라 대표로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는 총 24잔의 커피가 3잔씩 8개 묶음으로 제공되고, 한 묶음의 커피 석 잔 중 한 잔은 다른 원두가 사용된다. 스푼 하나로 미세한 맛과 뉘앙스의 차이를 감별해내야 하는 데 문 씨가 우승을 차지했다니 대단하다.

이와 함께 기장이나 영도 등 해안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대형 카페는 전포카페거리에 이은 또 하나의 부산 명물이 되고 있다. 어묵과 함께 커피가 부산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부산시가 ‘커피도시 부산’의 위상을 살리고 커피산업 육성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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