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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극단적 국론 분열, 조국(曹國)이 뭐길래 /김경국

오염된 손으로 檢개혁? 여론, 文 독주독선 경고
극에 달한 집권당 오만, 祖國 위해 내려놓아야
서울본부장·서울정치부장 thrkk@kookje.co.kr | 2019.09.22 18:37
본인은 ‘사실상’ 피의자이고, 부인은 기소됐고, 5촌 조카는 구속됐고, 딸을 비롯한 동생과 모친 등 일가족과 주변이 모두 검찰 수사대상인 법무부 장관. 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검찰 개혁추진단을 발족시키고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시키는 ‘1호 지시’ ‘2호 지시’를 잇따라 내놓았는가 하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흉내내는 일선 검사들과의 대화도 시작했다. 근 두 달 동안 계속돼온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깔아뭉개고 ‘마이 웨이’를 외치고 있다.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 우병우도 민정수석도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2017년 1월 11일 자 트위터 내용)고 외쳤던 조국 장관. 지금은 반대로 반이 넘는 여론이 조 장관에게 검찰수사를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가족들에 대한 수사를 지켜보라고 주문하고 있다. 사모펀드 수사상황을 봐야겠지만 본인 역시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자 청문회’와 ‘국회 청문회’에서 했던 온갖 말은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개혁의 걸림돌’이 되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조 장관이 낯 두꺼운 행보를 계속하는 동안 야당은 그렇다치고, 사회 정의를 바라는 3400여 명의 전·현직 대학교수와 3000여 명의 의사가 ‘조국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나섰다. 변호사들도 퇴진 촉구 시국선언문 서명에 동참했다. 교수들은 “더 이상 거짓말의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조 장관이 그만두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도 같이 몰락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학교수 시국선언 명단에는 일부 진위 논란도 있으나 최소 2600여 명은 실명이 확인된 숫자라고 한다. 대학생들도 “평등과 공정이 무너졌다”고 분개하면서 촛불을 들고 나섰다. 지난 19일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동시에 열였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총학생회 집행부는 전국 규모의 대학생 촛불집회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침묵하는 국민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이게 나라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디를 가도 온통 ‘조국 얘기’뿐이다. 국론은 극단적으로 분열됐고, 계층 간 불신도 극에 달한다. 조국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큰 대가를 치러야 하나. 왜 조국이어야만 하는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왜 굳이 조국이어야 하나. 이미 오염된 손으로 검찰개혁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이쯤에서 문 대통령의 취임사 몇 대목을 다시 읽어보자. 그때는 분명 찬사를 받았던 ‘명문’이었는데, 지금도 그럴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국민과 눈 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습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습니다.…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공정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취임사를 읽어보니 2년4개월 전의 문 대통령이 그리워진다. 그때의 문 대통령과 지금의 문 대통령은 180도 달라진 느낌이다. 말과 행동의 차이일까. 추석민심에 귀를 닫은 집권여당의 오만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전 정권의 몰락에서 전혀 배운 것이 없어보인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유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다. 조국 장관 임명 강행을 통해 보여준 독주와 독선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다. ‘조국 사태’의 본질은 조 장관과 가족들이 불법과 탈법을 저질렀고, 조 장관은 이를 감추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국민은 그런 법무부 장관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에 맞선 정권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는 익히 봐온 터다. 그러니 조 장관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여론은 금방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는 이쯤에서 버려야 한다. 이제는 조국 사태를 정리하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시켜나가야 한다. 조국 장관, 이제라도 조국(祖國)을 위해 그만 내려놓는 게 어떨까.

서울본부장·서울정치부장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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