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제로페이(zero-pay)’ 서비스가 도입된 지 한 달을 맞았다. 서비스 도입 초반이기는 하지만 가맹점 확보와 이용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한다. 더욱이 서비스 이용이 번거롭다는 반응이 많아 현 상태로는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상황을 초기에 개선하지 못하면 서비스 확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 조기 정착을 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것이다.

이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소상공인은 기대를 많이 했다. 스마트폰 간편결제를 통해 연 매출 8억 원 이하(지난해 기준)의 소상공인 경우 결제수수료 부담을 0%까지 낮췄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40%의 소득공제 우대 혜택도 마련했다. 이렇게 출발한 게 지난달 17일이었고 부산시청 인근과 자갈치시장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지난 1일부터 부산 전역으로 확대했다.제로페인 서비스가 좋은 취지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한 지 한 달이 된 현재 가맹점 확보는 예상과 달리 순조롭지 못하다. 시가 오프라인으로 받은 가맹점이 460곳에 불과하다. 애초 시범운영 기간에만 목표로 했던 5000곳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입 신청을 했다가 취소한 곳은 7곳이라고 한다. 이용자도 거의 없다. 먼저 도입된 시청 인근과 자갈치시장에서 한 달간 결제한 건수는 144건에 그쳤다. 시청 인근 한 카페는 최근 일주일 제로페이 결제가 한 건도 없었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현장에서 느끼는 소상공인의 체감도다. 영업에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소상공인이 대부분이다. 향후 가맹점 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인 것이다.

초반 반응이 이처럼 미적지근한 이유는 불편함이다. 우선 가입 절차가 복잡하다. 결제 과정은 카드보다 번거롭고 처리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 점심시간과 같은 바쁠 때 제로페이 결제가 망설여진다. 기술적인 보완과 절차 간소화 등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공용주차장 등 공공시설 이용 때 할인 적용과 같은 이용자 유인책도 검토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