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지구가 아닌 천체에 발을 내디딘 뒤 이런 말을 남겼다. 우주 개발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말로 평가받는다. 그는 1969년 7월 16일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타고 시속 4만 ㎞의 속도로 달을 향해 날아가 나흘 뒤 도착했다. 그는 2시간 반 동안 달 표면에 지진계와 레이저 반사경 등 과학 장비를 설치하고 달 암석과 토양 샘플도 채집했다. 신화와 동경의 대상이었던 달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온 순간이었다.

하지만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사람은 암스트롱이 아니라 옛 소련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었다. 그는 1961년 4월 12일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고 108분간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이 역사적인 비행은 가가린을 세계의 영웅으로 만들었고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는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우주개척 경쟁을 벌이는 계기가 됐고 결국 암스트롱의 달 착륙으로 이어졌다. 정작 가가린은 암스트롱이 달에 내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1968년 3월 다시 우주로 가기 위해 연습 비행을 하던 중 비행기가 통제를 벗어나면서 조교와 함께 사망했다.

한국 우주인은 2008년 4월 비로소 탄생한다. 여성 우주인 이소연 씨는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호를 타고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가 9박 10일간 체류했다. 한국은 우주인을 배출한 36번째 국가가 됐다.

가가린이 우주여행 길을 연 지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민간 우주여행시대를 맞고 있다. 민간 우주탐사기업 버진 갤럭틱의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십투’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에서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우고 상공 51.4마일(82.7㎞)까지 날아간 뒤 귀환했다. 상공 50마일은 우주의 경계다.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버진 갤럭틱의 시범비행 성공은 상업 유인 우주비행의 가능성을 높인 시도로 평가된다. 현재 버진 갤럭틱은 6명이 탑승해 우주여행을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여행에는 600여 명이 신청했다. 90분간의 탑승 비용은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 다른 민간 우주탐사 기업도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머지않아 해외여행 대신 목성 금성 토성 등으로 여행을 다녀올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