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이야기 <68> 저탄소혁명과 녹색기술을 다시 생각한다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18.11.12 13:04

지난 10여 년간 세계적으로 ‘저탄소혁명’이 소리 없이 진행돼 왔다. 그러한 가운데 이명박정부 때 우리나라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표방됐으나 체계적인 추진이 되지는 못했다. 기후변화, 특히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저탄소 녹색기술이 강조되고 있으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미국의 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은 2008년 가을호에 ‘저탄소혁명-온난화 위기를 넘어서’라는 특집을 게재, 저탄소혁명을 지향하는 시도들을 정리해놓았다. 여기는 자동차의 진화, 슈퍼케이블, CO2의 지중저류, 배출권거래제, 에탄올연료의 활로, 수소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제안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화석연료에너지에 바탕을 둔 사회시스템과 태양광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시스템을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에 비유해 그린 일러스트. 출처: 사이언티픽 어메리칸(SCIENTIFIC AMERICAN), 2008년 가을호


저탄소사회란 주요한 온실가스의 하나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현재보다 대폭 적어지도록 하는 사회이다. ‘탈탄소’의 현실은 쉽지 않지만 아직도 기술의 실용화까지 가기에는 먼 것도 많고 사회시스템에 관한 과제도 많이 있다.

당시 저탄소혁명에서 가장 초점이 맞춰진 것이 자동차의 혁신이었다. 그 중 ‘휘발유차로부터의 탈피’를 중시했다. ‘디젤차를 클린하게’라는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디젤차의 혁신이 소개됐다. 디젤차는 수소나 질소화합물을 배출해 대기오염의 원흉이 돼 있지만 신형 엔진이나 배기장치, 유황분이 적은 연료를 조합하면 하이브리드차와 맞먹는 환경성능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클린디젤차 실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배기처리시스템을 악화시키는 유황성분을 대폭 감축한 초저유황 디젤연료이다. 신형 디젤은 장래 연료전지차가 실용화되기 전까지의 갭을 메우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2015년 9월 ‘디젤게이트’로 알려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서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폭스바겐의 디젤엔진에서 디젤 배기가스가 기준치의 40배나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센서감지 결과를 바탕으로 주행시험으로 판단이 될 때만 저감장치를 작동시켜 환경기준을 충족하도록 엔진 제어 장치를 프로그래밍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폭스바겐사 제품에서만 배기가스 조작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같은 그룹 산하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에서도 조작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폭스바겐은 스캔들이 발생하기 약 1년 전부터 배기량과 배기가스 계측의 차이가 단지 작은 기술적인 문제라고 주장했으나 디젤 배기가스 계측 장치가 결함이 있다는 증거가 나온 후에야 배기가스 조작이 일어났다는 것을 완전히 인정했다.

‘디젤게이트’ 파문 이후 벤츠나 아우디 등의 디젤차량에 대해 또 다른 대규모 리콜사태가 촉발될 정도로 ‘클린디젤’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경제(2018.6.25)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환경부가 벤츠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가 들여와 판매한 일부 디젤(경유)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요소수를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장치인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SCR)’ 관련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여부를 들여다본다. 요소수가 평소보다 적게 분사되도록 한 게 포착돼서다. 해당하는 차종은 3.0L 엔진을 단 아우디 A6와 A7 6600여 대, 벤츠의 고급 준중형 세단 C 220d,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C 220d 및 밴 비토 2만8000여 대다. 환경부는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 작동 등을 검증한 뒤 오는 12월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8년 9월부터 국내 모든 중·소형 디젤차에는 기존의 유럽연비측정방식(NEDC)보다 시험 방식이나 조건이 까다로운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기준인 국제표준시험방법(WLTP)을 적용받게 됐다. 저탄소혁명의 시발이라고 할 ‘클린디젤차’가 지금까지는 ‘실패’로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저탄소혁명’ 특집에 소개된 내용 중의 하나가 하이브리드차의 확산이다. 전기모터와 종래의 휘발유엔진을 조합해 연비성능을 높이고 있는 하이브리드방식의 승용차나 트럭은 아직은 적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격이 수천 달러나 비싸, 그것을 연료비의 절약분으로 회수하는 데는 2~3년이 걸린다. 그러나 앞으로 배터리 성능 향상과 대량생산에 따라 가격은 대폭 낮아질 것이다. 배터리 성능이 향상하면 야간 할인전기요금으로 충전을 할 수 있는 ‘충전식 하이브리드차’의 상품화도 촉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회생 브레이크의 성능이 향상되면 남은 전력을 파는 것도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포드의 디젤 전기하이브리드 시험차량 ‘리프레시’는 휘발유 전기방식보다 연비가 뛰어나다. 디젤연료 1갤런으로 최대 65마일(1ℓ로는 약 27㎞ 주행)을 달려, 헤드라이트와 테루등에 태양전지패널을 붙여 보조전력을 얻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혼다의 인사이트가 대표적인 차종이다. 프리우스는 2000년 말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하였고, 국내에서는 2009년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LPI와 기아자동차의 포르테 LPI가 출시되었다. 좀 더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하이브리드차의 보급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저탄소혁명시대에는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움직이는 초전도 케이블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것을 대륙 규모로 확대한 ‘슈퍼그리드’ 는 종래 전력망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에너지 공급 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한 2003년의 대정전으로 전력망이 안고 있는 문제가 드러났다. 원전이나 풍력 및 수력 등의 발전소는 원격지에 있어 도시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기저항 제로의 초전도 케이블과 그 케이블의 냉각에 사용하는 액체수소의 인프라를 조합한 ‘슈퍼케이블’이 필요하다. 슈퍼케이블을 사용한 에너지공급 네트워크 ‘슈퍼그리드’는 전력과 동시에 수소를 공장이나 연료전지차용 수소주유소에 공급할 수 있다. 수소는 미래에는 난방이나 급탕기 연료로 가정에 공급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하나는 태양에너지의 보급 확대이다. 미국은 2050년 태양에너지로 수입 석유 의존에 종지부를 찍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계획을 구상 중이다. 석탄·석유·천연가스·화력발전소 및 원자력발전소로부터 태양발전소로 대전환을 도모함으로써 2050년에는 미국의 전력수요의 69%, 총에너지 35%를 충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 남서부에 광대한 태양전지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의 경우 2007년 설치면적 26㎢에서 2050년에는 8만㎢로 현재의 발전량 0.5GW를 2940GW로 늘린다는 것이다. 남은 낮시간의 에너지를 지하에 압축공기로 비축해 야간에도 사용 가능하다. 동시에 대규모 집광형 태양열발전소를 건설해 새로운 직류 송전선으로 전 국토에 솔라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정비해 비용면에서의 2011~2050년에 4200억 달러(약 474조 원)의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하나는 CO2 격리·저류기술(CCS)이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CO2를 회수해 땅속 깊은 지층에 주입해 장기적으로 저류할 CO2 농도의 상승을 대폭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CO2 회수 저류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저비용으로 CO2를 회수해 저류하는 기술과, 누설을 방지하기 위해 주입실험을 거듭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연가스정제나 수소제조 플랜트에서는 저비용으로 CO2를 회수할 수 있고 이것을 오래된 유전으로 보내 원유의 회수수단으로 사용하면 CO2에 경제적인 가치가 생긴다. 이러한 시험으로 기술 향상과 동시에 CO2 회수 저류의 실시에 관한 법 정비도 필요하다.

21세기 후반에는 신에너지원으로 핵융합로, 수소를 방출하는 유전자변환미생물을 키우는 연못, 초고도 풍력발전장치, 거대한 태양전지패널을 갖춘 인공위성, 파력·조력 발전기 등의 등장이 전망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은 세계 규모의 초전도 송전망으로 공급될 것이다. ‘저탄소혁명’에 소개된 신에너지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핵융합이다. 물리학자들은 핵융합이 폐기물이 적고 무진장의 에너지원으로 추천하지만 정치가들은 엄청난 비용에 대체로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둘째, 초고도 풍력발전이다. 이는 아주 높은 상공에 강풍이 불고 있기에 헬리콥터 식으로 1만m 이상 상승해 거기서 발전모드로 전환한다. 4가지 회전날개를 컴퓨터로 제어해 기체의 위치와 고도를 확보한다.

헬리콥터식 풍차. 스카이윈드파워의 풍력발전장치. 회전날개를 구동해 고도 1만km 이상 상승해 발전모드로 전환하며, 컴퓨터로 조정가능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출처: 사이언티픽 어메리칸(SCIENTIFIC AMERICAN), 2008년 가을호


셋째, 우주 태양광발전이다. 태양광이 늘 넘치는 궤도에 태양전지패널을 쏴 올리면 확실히 가능하지만 난점도 있다. 정지궤도에 거대한 집광기를 배치하면 지상의 밤낮이나 날씨에 좌우되지 않고 태양광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넷째, 나노테크 태양전지이다. 잠재능력을 발휘하지 않은 기술이란 점에서 태양광발전으로 연결될 때 큰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솔라사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연간 2억 개의 태양전지공장을 건설 중이다. 발전능력 1W당 태양전지의 목표 비용이 15센트까지 낮추는 것이다.

다섯째, 파력과 조력이다. 해양은 거대한 에너지원이지만 아직은 미이용 상태이다. 그런데 미국 북아일랜드 1MW, 스페인 칸타브리아주 1.25MW, 영데븐주 10MW 등 몇몇 기업들이 나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

여섯째, 변형 미생물이다. 유전자공학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인공생명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신세틱 제노믹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특별맞춤세포’의 상품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 분야는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는데 앞으로 10년 이내에 석유화학산업을 대체할 정도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기자동차의 대량생산은 몇 번인가 시도됐지만 기술과 고비용의 벽에 막혀 실패해왔다. 그러나 실은 전기자동차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전지기술, 특히 리튬이온전지의 개발과 개선이 대폭 진전돼 아직은 고가이지만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지고 있다. 또 유럽을 중심으로 풍력이나 태양광, 그리고 바이오매스 등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이 세계적으로 확대해 그것을 지지하는 관련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것은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차액제도(FIT)로 촉진된 움직임이지만 재생가능에너지가 이러한 산업으로서 성립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의외로 넓은 산업 관련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현진은 ‘녹색 경영: 저탄소경제, 부의 지도를 바꾼다’(민음사, 2010)에서 저탄소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무엇보다 주목을 끌고 있는 기술은 녹색기술이며 향후 녹색기술의 구체적인 방향으로 크게 ①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바이오 연료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 ②화석연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화석연료를 깨끗한 에너지로 탈바꿈시키는 청정기술, ③기존의 산업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즉 산업의 그린화 기술을 들고 있다.

첫째, 청정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의 경우 EU가 1차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율을 1997년 6%에서 2010년까지 12%로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스웨덴이 2020년까지 ‘석유로부터의 독립’을 선언, 발전 연료의 3분의 1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수송 부문은 바이오 연료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기존의 화석연료를 깨끗한 에너지로 탈바꿈시키는 청정기술의 경우 대표적인 것이 청정석탄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석탄의 부활을 위해 가스화복합발전(IGCC)과 석탄을 액화시키는 석탄액화기술(CTL) 상용화를 위한 적극적인 연구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셋째, 산업의 그린화 기술은 공장, 도로, 상업용 건물 등을 유전이나 가스전으로 바꾸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줄 정도의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을 말한다는 것이다.

모로토미 도오루·아사오카 미에는 저탄소경제로 가는 길’(이와나미신서, 2003)에서 영국 정부의 ‘비즈니스·기업·규제개혁성’의 위탁연구 성과에 따르면 2007~2008년의 ‘저탄소·환경 관련 재화·서비스(LCEGS)부문’의 글로벌 시장가치가 3조460억 파운드(약 6천조 원)에 이르고 세계 평균으로 연 4%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기서 말하는 ‘저탄소·환경 관련 재화·서비스 부문’에는 ①대기오염 및 폐기물 등 전통적인 환경 보전에 관한 ‘환경보전 부문’, ②재생가능에너지의 생산 및 관련 재화서비스 공급에 관한 ‘재생가능에너지 부문’, ③대체적 화석연료, 추가적인 에너지원, 원자력, 탄소격리·저류기술(CCS), 탄소금융, 에너지관리, 건설기술 영역을 포함한 ‘신흥저탄소 부문’의 3가지 영역이 포함된다. 이 조사가 대상으로 하는 2007~2008년 영국에서는 ‘저탄소·환경 관련 재화·서비스 부문’의 시장규모가 1065억 파운드에 이르고, GDP의 약 7%, 고용자 수로 약 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간 주변 산업영역으로 보아온 환경·에너지 분야가 국민경제상 이미 상당히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 분야는 근년 세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2020년까지 평균 연 5%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고용자 수도 약 1.5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탄소혁명과 녹색기술의 변화 또는 그에 대한 전망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과거의 전망이 사안에 따라서는 틀린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개발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한 연구와 피드백 또한 중요하다. 저탄소혁명 차원에서 보아도 저탄소 에너지전환기술이야말로 새로운 미래 대안임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