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일부 지역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원칙도 없고 시스템은 무너졌으며, 계파 간 제 사람 심기식의 편법이 난무하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를 주요 기치로 내걸고 있는 민주당이 이래도 되느냐는 실망감이 점차 커지는 형국이다. 벌써부터 ‘패권’ 운운하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지방선거 압승에 도취돼 자만에 빠진 결과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

최근 진행된 일부 지역위원장 선임 과정은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다. 지역위원장 선임을 담당하는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 결정을 당 최고위원회가 뒤집는 게 예사다. 금정구에선 조강특위가 두 후보의 경선을 결정했지만 최고위는 다른 후보를 선임했다. 북·강서을에서도 두 후보가 경선키로 한 조강특위 결정을 번복, 최고위가 이 중 한 명을 선임했다. 서·동 지역 또한 단수 선임 결정을 뒤집고 최고위가 사고지역으로 분류, 선임을 유예했다. 앞서 조강특위 역시 다른 지역에서 면접과 경선도 없이 날치기 심사를 했다는 반발이 나왔다. 조강특위든, 최고위든 이런 식이라면 당헌·당규는 왜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그런데도 중앙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해당 지역을 제외한 당의 어떤 곳에서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그저 지역위원장 선임 때면 으레 일어나는 일로 치부하며 시간이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이게 과연 무엇보다 시스템과 민주성을 중시한다는 집권 여당의 모습인지 정체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잡음이 잇따르면서 벌써 지역 민심이 이반하는 징조가 보인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부산 울산 경남 지지율이 13.4%포인트나 상승,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 비대위 출범 등의 다른 영향도 있겠지만 민주당 지역위원장 인선 파문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변화를 일시적 현상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구태를 되풀이하다간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는 게 시간 문제임을 민주당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