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계기로 통일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미래 한반도 주역인 학생들에 대한 통일교육은 안보 중심의 낡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래서야 어느 순간 현실로 닥쳐올 수 있는 통일시대를 이끌 주인공으로서 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틀에 박힌 기존 통일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평화통일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실질적인 교육 체계를 갖추도록 고민해야 할 때임에 분명하다.

현행 통일교육은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통일 관련 내용은 도덕 사회 역사 교과서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다. 내용은 당위성 위주이고 사례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응원단 등 10년도 더 된 것이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교사의 일방적 강의 위주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입시 위주 교실에서 통일교육은 ‘스쳐 지나가는 분야’ 정도로 여겨질 뿐이다.교과서 밖 통일교육도 한계가 뚜렷하다. 당국 지침은 학생 체험참여교육과 교원의 통일교육 의지 및 역량 제고에 맞춰져 있지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학교장과 교사의 의지에 따라 교육 수준과 깊이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군 관련 단체 소속 강사 초청 강연, 6·25전쟁 사진전 등 손쉬운 안보 위주 교육으로 대체되기 십상이다.

이는 학생들의 낮은 통일 인식으로 이어진다. 통일부가 지난해 전국 초중고생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2.6%에 그쳤다. 그나마 초등학생은 74.4%가 공감했지만 중학생은 59.6%, 고등학생은 50.2%에 불과했다. 이런 현실 개선을 위해 부산시교육청이 최근 ‘미래 통일세대를 위한 통일준비교육 추진계획’을 수립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통일 준비를 위한 남북 교류에 초점이 맞춰졌다. 새로운 통일교육은 당위성을 넘어 통일이 내 삶에 미칠 영향과 내가 통일에 기여할 역할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는 현실적 대안 찾기 교육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