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출마자로 단수공천된 강성권 예비후보가 만취 상태로 길거리에서 캠프 여직원을 폭행하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한다. 강 씨가 호프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밖으로 나온 여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뺨을 때렸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툼의 이유야 어떻든, 기초단체장에 출마하겠다는 후보 신분으로 술에 취해 대로상에서 캠프 여직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니 상식 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사건의 정황으로 볼 때, 강 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선거운동 과정 등에서의 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폭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혹여 그렇다고 해도 강 씨는 구청장 공천이 확정된 후보다. 해당 지역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로서 처신이 남달라야 함은 물론이다. 더군다나 캠프 직원과의 갈등조차 원만히 해결 못하고 폭행사건으로 비화시키는 인물에게 어떻게 구청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강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상구 국회의원을 지낸 시절 비서관과 보좌관을 맡았던 사람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 후보를 도운 공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사상구청장 출마를 위해 부산으로 와 이번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한마디로 현 정권 핵심과 밀접한 인사인 셈이다. 대통령 최측근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해 누구보다 스스로에 엄격해야 할 후보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으니 민주당의 도덕성은 또 한 번 땅에 떨어지게 됐다.

민주당이 곧바로 강 씨의 예비후보 자격을 박탈했다고는 하나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인물이 단수공천을 받을 수 있었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아무리 만취 상태라지만 이는 결코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애초부터 후보 자격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정권 핵심 측근이라는 이유로 당이 제대로 검증조차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가뜩이나 드루킹 사건 등으로 여당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이 날로 싸늘해지고 있는 마당이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만 도취해 오만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민주당은 다시금 곱씹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