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축되는 부산의 학교는 천편일률적 직사각 형태에서 벗어나 예쁘고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된다는 소식이다. 길쭉하고 네모난 건물에 교실만 빽빽한 외형에서 탈피해 학교별 특성과 학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형태를 적용한다. 내부도 창의적 학습공간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시교육청이 그제 밝힌 ‘4차 산업혁명 대비 학교디자인 혁신 방안’의 내용이다. 이를 통해 다양성 융합성 창의성을 두루 갖춘 미래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이번 부산형 학교디자인 혁신안의 특징은 창조형 학습공간 외에도 안전성과 친환경성까지 강조했다는 점이다. 모든 학교에는 재해 등 긴급상황 시 전교생과 교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대피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이곳은 평시에는 체험교육 및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건물을 태양광 지열 등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형으로 건축한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5등급 기준에 적합하게 짓는다는 것이다.부산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설계기획단계에서부터 적용하기 위해 모든 학교 신축 시 디자인 공모를 실시한다. 이미 새로운 건축설계공모 지침서도 마련했다. 발표회에서는 이 지침이 반영된 1차 현상공모에서 선정된 작품 3편도 공개됐다. 2020년 3월 개교하는 일광 1초, 명지 4초, 명지 2중 등 3개 학교의 디자인이다. 전문가 심사위원들이 공간구성 및 디자인, 대지 여건, 학교별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공간이 아이들의 생각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교사의 자질과 인성 못지않게 공간과 환경이 교육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부산 교육의 이런 변화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도 있다. 낡은 건물에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서 버텨야 하는 기존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가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다. 이왕에 변화를 택했으니 이에 대한 해소책까지도 꼼꼼히 챙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