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더없이 푸근했다. 설 당일과 다음 날, 태극 남매가 연달아 ‘금빛 세배’를 올렸기 때문이다. 과거 언제 이런 기쁜 설이 있었던가 싶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등 여러 경제 악재가 몰고온 근심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의 금메달은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일군 쾌거이고, 여자 쇼트트랙 1500ｍ 최민정 선수의 금메달은 500ｍ 실격의 시련을 이겨낸 정신력의 승리이기에 더욱 값지다.

윤 선수는 설날 아침 차례 후 밥상에 둘러앉은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기록 또한 2위와의 시간차가 1.63초에 이르는 3분20초55(1~4차 주행 합계)여서 ‘인간 탄환’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이 “스켈레톤은 이제 한국이 세계 최강”이라고 선언할 정도였다. 윤 선수와 함께 출전한 김지수 선수도 3분22초98의 좋은 기록으로 6위를 차지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금, 은메달 동반 획득 기대를 갖게 한다.최 선수는 그 다음 날 남자 선수 못지 않은 폭발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추가해 국민들의 기쁨을 배로 키웠다. 최 선수의 이날 승리는 지난 13일 석연찮은 500ｍ 실격의 상처 속에 이룬 성취여서 더 빛난다. 그는 실격 판정을 받은 뒤 SNS에 ‘가던 길 마저 가자’라는 담담한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최 선수가 20, 22일 연이어 출전하는 3000ｍ 계주와 1000ｍ 경기에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그런 강한 정신력 때문이다.

한국팀은 선수들의 선전으로 ‘금메달 8개, 종합 4위’ 목표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은 그 든든한 발판이다.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들도 선수들이 아름다운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궁극적인 승리는 정신과 문화의 승리에 있음을 다시금 되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