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양분야의 카이스트(KAIST) 격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드디어 ‘부산시대’의 막을 올린다. 다음 달 영도구 동삼혁신지구로의 이전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간 KIOST의 부산 이전 추진과정에서 일정 지연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걸 생각하면, 여간 반갑지 않다. 그와 함께 국내 해양수산 공공기관 집적지인 동삼혁신지구의 관련 클러스터 구축·운영에 새 전기가 될 거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부산시와 KIOST가 이 지구의 KIOST 신청사 옆에 ‘해양과학기술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산하 직원 수만 1460여 명으로 부산 이전 해양수산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인 KIOST의 부산시대 개막에 맞춰 나온 것이라 기대가 더 크다고 하겠다. 이 사업의 핵심은 컨트롤타워인 ‘스템빌리지(STEM)’ 조성으로, 2020년 착공해 지상 11층 규모의 3개 동을 짓는다고 한다. 그 외 클러스터 혁신센터, 같은 분야의 프랑스 해외협력센터도 들어설 계획이다.하지만 이런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려면, 우선 스템빌리지 착공에 필요한 내년 예산 350억 원(국비)을 확보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이 시설이 해양분야 첨단 연구개발과 신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등의 핵심적 기능을 맡고 있어서다. 아울러 국내 102곳에 이르는 KIOST 협력업체, ㈔ 한국해양수산기업협회 회원사 202곳 등 역외 관련 기업체를 부산에 유치하는 일도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이다. 해양과학기술 클러스터의 흡인력을 십분 활용하자는 이야기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해양 클러스터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시와 KIOST, 유관 기관·단체, 지역 대학·연구소 사이의 유기적인 협력·연계체계(산·학·관·연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 요소라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더 나아가 공동사업이 이뤄지고 연구성과 또한 실용화, 산업화로 연결되는 게 클러스터의 요체다. 지역의 관련 중소기업 육성·지원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영도의 해양과학 클러스터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부산시는 물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