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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존재다. 성장기에 있다는 것은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성되지 않았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공감하지 못하고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이 미숙하다는 말이다. 소년법은 이러한 청소년의 특징을 반영해 제정한 법이다. 즉 정신적,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점을 반영하여 처벌뿐만 아니라 그들을 선도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건전한 사회 구성원이 되게끔 하도록 만든 법이다. 어른 과 달리 청소년들은 판단능력이 부족하기에 자신들이 본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겉모습만 보고 그대로 따라 해 버린다.
형법에 ‘범죄포화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범죄량은 항상 일정해서 범죄자를 처벌하더라도 같은 수만큼의 범죄가 또 발생하여 범죄는 항상 포화상태에 있다는 이론이다. 처벌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범죄를 막거나 줄이기가 어려우며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고 여러 방면에서 사회적 수준을 높여야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나쁜 짓을 하였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나아가 청소년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어른보다 주위 환경에 더 영향을 받는다. 가정이든, 학교든 주위에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으면 청소년이 비행을 저지를 확률이 확 줄어들고, 반대로 청소년이 해로운 환경이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 잘못을 저지를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청소년 심리상담을 하는 분들도 청소년들을 상담해보면 그들의 문제는 그들을 키워준 사람의 문제와 같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즉 청소년은 주위 사람을 보고 배우며 커 나간다는 말이다. 청소년이 잘못하였을 경우 곁에는 그들을 보살펴 주거나 진심으로 야단치는 어른이 없을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학교에 무슨 무슨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전담 경찰관을 두거나 하는 여러 가지 제도도 만들어졌지만 이러한 제도가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는다. 이전에 탈옥을 하여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창원이 어렸을 때 따뜻한 말 한마디 해 주는 사람만 옆에 있었더라도 자신이 이렇게까지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사람의 경우에는 아는 만큼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잘 모를 때는 드러난 행위만으로 비난할 수 있겠지만 막상 그들을 알게 되면 오로지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갖추어야 할 것을 보고 배울 기회라도 제대로 가진 적이 있었을까를 살펴보면 마냥 그들만을 비난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정이나 사회의 무관심이나 잘못된 환경도 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게 된다.
문제 해결의 출발은 청소년이 집 학교 사회에서 자신들이 따뜻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청소년들이 빗나갈 확률이 줄어들고 한때 잘못을 한 청소년들이라도 다시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그들이 책임져야만 하는 행동으로 엄하게 벌하여 격리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
소년법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특성을 감안하여 제정된 법이다. 법을 시행하면서 잘못된 부분이나 시행착오가 있다면 이를 반영하여 개정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아예 폐지하는 것에는 반대다. 성숙하지 못한 시기에 저질러진 잘못은 이를 깨닫게 하고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하고 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는 삭막하고 희망이 없다.
부산지방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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