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개정에 나섰다니 그 성과가 기대된다. 유신독재를 끝내는 결정적인 계기였던 부마민주항쟁의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이라는 부마항쟁법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당장 다음 달 6일로 끝나는 진상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번 기회에 진상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보상 기준을 완화하는 등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내용을 함께 해결해야 하겠다.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심의위원회 조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을 우선 주목한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부산시당 위원장은 “국회 차원의 토론회를 거쳐 오는 11월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진상조사 기간 연장은 물론 실효성 있는 진상 규명 대책이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시의회 백종헌 의장도 “조사 기간 연장을 정부에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며 힘을 보탰다.정치권은 이와 함께 부산민주항쟁기업사업회 등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하는 바람직한 부마항쟁법 개정 방향을 귀담아듣기 바란다. 조사 대상자에 대한 동행명령 및 강제조사권을 개정안에 담는 것이 그 하나다. 이는 진상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는 출석 요구나 진정서 제출 요구만 가능한 실정이다. 보상과 관련한 규정의 손질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30일 이상 구금인 생활보조금 기준 조항을 폐지하고 1년 이상인 해직자 재직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시민사회에서 제기한 현안이 정치권에서 수렴되는 과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새로운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공약했던 만큼 정부도 뒷짐을 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 부마항쟁법 개정안을 마련하더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부마민주항쟁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에 대한 확고한 정치권 및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