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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제맥주 탐방 <7> 오시게 크래프트

커피향 품은 에일…온천장(오시게길) 문화골목 꿈꾸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2020.07.22 18:54
- 모모스커피 원두와 특별한 만남
- 강원도 양조장 등에 위탁 생산
- 비어랩 실험 거쳐 최고 맛 개발
- 유명 일러스트 더해 브랜드 완성

- 맥주 외에 씨푸드·비스트로 등
- 연관 가게 잇따라 문열며 입소문
- 일대 ‘오시게’ 스트리트도 형성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부근은 도로명이 ‘오시게길’이다. 일대 고개에 숲이 우거지고 까마귀가 많아 까막고개 또는 오시게(오현·烏峴)라고 부르던 게 지명으로 굳어졌다. 1970년대에는 이 일대에서 큰 규모의 오시게장도 열렸다. 이후 오시게장이 노포역 인근으로 옮겨가며 한때 사람으로 북적거리던 오시게길은 한적한 일상을 맞았다. 최근 이곳을 술과 함께하는 문화 골목으로 탈바꿈하려는 청년 대표가 나타났다. 오시게 크래프트 김성호 대표다.
오시게 크래프트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키미앤일이’와 협업해 온천장 부근 오시게길 이름을 딴 브랜딩 작업을 진행했다. 대표 맥주인 ‘오시게 에일’은 모모스커피의 시그니처 원두를 사용한 커피 맥주다. 오시게 크래프트 제공
■모모스와 협업 후 본격 브랜딩

오시게의 탄생은 모모스커피와 인연이 깊다. 모모스커피는 지난해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전주연 바리스타가 소속된 지역 카페다. 이곳의 시그니처 원두와 김 대표의 양조 레시피가 만나 은은한 커피 향을 내는 ‘오시게 에일’이 만들어졌다.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맥주 양조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키미 앤 일이(Kimi and 12)’와 협업해 오시게길의 이름을 딴 브루어리 브랜딩 작업에 돌입했다. 오시게의 상징인 맥주 마시는 캐릭터도 이때 만들어졌다.

오시게는 자체 양조장 없이 다른 브루어리에 양조를 위탁 계약하는 집시 브루어리다. 그 대신 오시게 비어랩에서 직원들과 함께 꾸준한 맥주 양조 실험을 거친다. 새로 나온 홉으로 맥주를 만드는 등 오시게의 맥주가 탄생하는 곳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홈브루잉을 알려주는 공방 역할을 겸했다. 김 대표는 독일 유학을 준비하다가 양조 일에 대한 경험을 쌓으려고 매장에서 일하며 양조를 배운 지역 ‘1세대 브루어’ 중 한 명이다.

요리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오시게 비스트로 외관. 오시게 크래프트 제공
오시게의 맥주는 주로 강원도 홍천의 브라이트바흐 브로이에서 위탁 양조한다. 브라이트바흐는 지하 250m에서 끌어올린 천연 암반수로 맥주를 만드는 강원 지역 브루어리다.

김 대표는 조만간 온천장 지역의 온천수를 활용한 맥주를 출시하기 위해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다.

맥주를 만들 때는 사람마다 다른 취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다. 김 대표에 따르면 맥주도 기호식품 중 하나다. 그는 “사람들이 줄 서서 마신다는 미국의 유명한 브루어리 맥주도 개인적으로는 특별함을 찾지 못했다”며 “누구와 함께 마시고, 어떤 분위기였는지에 따라 맥주 맛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밀맥주나 흑맥주, IPA 등 맥주 종류에 따라 확연히 다른 맛의 차이를 제외하면, 결국 취향에 맞춰 즐기는 게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오시게 문화 골목’ 조성 목표

온천장역 2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오시게 씨푸드’를 시작으로 ‘오시게 비어랩’(맥주 연구소) ‘오시게 크래프트’ ‘오시게 비스트로’ 등을 연이어 한 골목에서 만난다. 한 골목에서 맥주를 마셔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시게를 자주 찾는 사람들은 이 일대를 일명 ‘오시게 스트리트’라고 부른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주류 골목’으로 조성하고 싶어 자리를 잡았더니 도자기 공방 등도 하나둘 생겨났다. 술과 함께하는 문화 골목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맥주 말고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도록 추후 위스키나 전통주를 다루는 가게도 오픈할 계획이다.

식사하는 고객을 위해 비스트로에도 특히 신경을 썼다. 비스트로는 지난해 오픈했다가 새로 단장해 올해 재오픈했다. 오래된 상가 건물의 인테리어를 최대한 보존해 레트로 느낌을 살렸다. 이곳 요리는 호주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직접 요리를 배우고 귀국한 실력파 셰프가 맡고 있다.

문화 골목을 조성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문제다. 지인이 힘을 보태 하나씩 맡은 형태지만 맥주 문화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오시게가 지역 맥주 축제에 선뜻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며칠간 축제 현장에 발이 묶이면 가게를 돌볼 사람이 없다. 그래서 골목을 지키며 운영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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