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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이 아니어도…눈부셔라, 북해도 가을의 낭만

일본 북해도 가을여행
박소영 기자 | 2018.11.07 20:08
- 노보리베츠 노천탕서 맥주 한 잔
- 오타루 운하 산책하며 눈 호강
- 아이가 좋아하는 곰 목장·말 공원
- 선선한 가을날씨 만끽하며 힐링

- 천혜의 자연이 빚은 맛난 식재료
- 쫀득한 게살·신선한 유제품 맛보길

흔히 일본 북해도(北海道·Hokkaido) 여행을 떠올리면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이나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가 한창인 여름을 생각한다. 하지만 북해도의 가을 또한 겨울, 여름과는 색다른 매력을 내뿜는다. 지난 9월 지진으로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빠른 복구로 다시금 차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북해도의 가을을 만나보았다.
오타루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오타루 운하’.
■휴식이 필요할 때…노보리베츠·오타루

일단 일본에 왔는데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신치토세공항에서 1시간여 달리면 일본인들도 일부러 찾는다는 온천마을 노보리베츠가 나온다. 약 1만 년 전 분화로 생긴 화산분화구에서 끊임없이 유황온천 수증기가 올라오는데 이 모습이 마치 지옥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며 ‘지옥계곡’으로 이름 붙여졌다. 유황 특유의 냄새와 함께 압도되는 풍광에 살짝 움츠러든다.

지옥계곡에서 보글보글 나오는 뽀얀 색깔의 온천수는 인근에 밀집한 숙박시설로 공급된다. 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보리베츠 타키모토칸’은 남탕의 통유리를 통해 지옥계곡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뜨끈한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시원한 생맥주 한잔을 마시니 ‘이곳은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노던홀스파크에서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호젓한 산책으로 힐링되는 명소도 있다. 한국인에게도 유명한 관광지 ‘오타루’다. 무역항으로 유명했던 오타루항에 러시아를 드나드는 선박의 화물 하선 작업을 위해 1920년대 운하를 만들었다. 길이 1.3㎞, 폭 40m의 작은 규모지만 1980년대 주위 산책로를 정비하면서 오타루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그 옛날, 선박에서 물건을 내려 보관하던 보세창고는 ‘힙스러움’이 넘쳐나는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바뀌고 상인들로 북적댔던 운하 주위는 여유를 즐기며 ‘인생샷’을 찍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오타루 운하에서 한 블록만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모여있는 ‘사카이마치 거리’가 나온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유리공예품, 동심으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오르골, 진한 맛의 치즈케이크까지 정신을 놓으면 지갑이 탈탈 털리는 곳이지만 마음만은 행복하다.

■가족과 즐겁게…동물농장

노보리베츠 곰목장에는 약 80마리의 곰이 살고있다.
아이를 동반한 여행이라면 마냥 풍경에 취해서는 곤란하다. 함께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가 필요하다. 노보리베츠 온천마을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곰목장’이 있다. 입장부터 흥미진진하다. 고속 케이블카를 타고 7분이면 산 정상에 다다르는데, 아기곰부터 성년곰까지 약 80마리가 살고 있는 곰 목장이 펼쳐진다. 어슬렁거리는 곰이 제법 가까이서 보인다. ‘인간우리’ 섹션에서는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곰과 셀카를 찍을 수도 있다. 사람이 탈을 쓴 것만 같은 곰들이 먹이를 던져 달라며 곰 발바닥을 흔들 땐 아이보다 엄마 아빠가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공항까지 시간이 남았다면 말 테마파크는 어떨까. 공항 10분 거리의 ‘노던호스파크’는 경주마 생산지인 북해도의 특성을 잘 살린 시설이다. 47만㎡ 규모의 넓은 대지에서 뛰노는 80여 마리의 말들을 만져보거나 함께 놀 수 있다. 달그락달그락 경쾌한 말발굽 리듬에 맞춰 흔들거리는 말 마차에 몸을 싣고 단풍이 우거진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코스도 있다.

■세끼가 모자라…맛있는 먹거리

북해도의 명물 ‘털게’와 ‘대게’.
바다에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을 가진 북해도는 어업, 농업, 낙농업이 발달한 식재료의 보물섬이다. 특히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맛있는 음식에 삼시 세끼가 모자랄 정도. 그중에서도 쫀득하고 통통한 살이 일품인 북해도 게는 꼭 맛봐야 한다. 다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왕게, 눅진한 내장의 단맛이 절묘한 털게, 부드러운 맛과 식감을 가진 대게는 ‘북해도 3대 게’로도 불린다. 그냥 먹고 쪄먹고 구워먹고 샤부샤부로 먹고 마지막으로 미소된장국까지 끓여먹으면 북해도 게 맛은 다 본 셈이다.

산지에서 맛보는 신선한 유제품도 빼놓을 수 없다. 한가로운 목초지서 여유롭게 자란 북해도 젖소는 농후하고 고소한 맛의 우유를 만든다. 일본 우유 절반 이상이 북해도에서 공급되는데, 이 생우유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안 먹으면 섭섭하다.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진한 우유 맛이 느껴져 무한대로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북해도하면 삿포로 맥주다. 맥주의 원료인 홉과 보리 재배에 적합한 서늘한 기후, 풍부한 물 등 양조 조건이 갖춰져 이미 1870년대에 관영 양조소가 개설됐을 정도다. 북해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삿포로 클래식’은 지역 한정판이라 더 맛있게 느껴진다. 삿포로 시내 스스키노의 라면골목에서 미소라멘과 함께 ‘라맥’을 즐기면 여행 마지막 밤이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 북해도 여행 팁

- 에어부산, 매일 김해서 오전출발

에어부산은 부산 김해공항에서 북해도 신치토세공항까지 매일 오전 8시30분 직항을 운행한다. 비행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북해도의 중심 삿포로는 일본의 계획도시다. 바둑판 모양처럼 격자로 도시구획이 나눠져 있다. 택시를 타면 건물 이름보다는 동서남북으로 분류된 도로명과 주소를 불러주는 편이 더 정확하다. 시내 중심에 동서방향으로 길게 조성된 오도리 공원이 있다. 세계적인 눈축제인 ‘삿포로 눈 축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공원 동쪽 끝엔 삿포로의 랜드마크 삿포로 TV타워(사진)가 있다.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 시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으니 길을 잃어버려도 TV타워만 잘 찾으면 된다.

늦가을 삿포로는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진다. 일본 ‘신 3대 야경’으로 꼽히는 모이와산 전망대에서 삿포로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네모반듯한 삿포로 시내가 발 밑에서 반짝인다. 11월 말~12월 초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도시 전체가 눈을 치우는 데 최적화되어있다. 또 지하상가와 아케이드가 잘 조성돼 있어 눈이 와도 다니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글=박소영 기자 사진=김종진 기자

취재지원=투어폰(www.tourp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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