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호텔 '내당' 도다리쑥국

- 4~6월 많이 잡히는 도다리
- 뼈째 씹어먹을 정도로 연해

- 지방이 적어 쑥과 끓이면
- 비린맛 없이 개운하고 담백

- 봄나물 비빔밥 함께 먹으면
- 풍미 더해 또 다른 별미

봄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음식이 많지만 도다리쑥국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가 많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다리는 봄철을 대표하는 생선이다. 도다리는 광어와 비슷하게 생겨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눈이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 왼쪽에 있으면 넙치(광어)다. 그래서 '좌광우도'란 말이 나왔다. 또 입이 크고 이빨이 있으면 넙치, 입이 작고 이빨이 없으면 도다리다.

■미각 돋우는 영양 만점 별미

산란 후 남해로 돌아와 새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다리와 겨울을 견디고 돋아난 쑥을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은 나른해진 몸에 활기를 줘 봄철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음식이다. 도다리쑥국은 이맘때 아니면 맛을 보기 힘들다. 봄기운이 무르익는 4∼6월에 도다리가 많이 잡히고 봄철에는 도다리 뼈가 연해 잔뼈를 뼈째 씹어도 맛있지만 조금 지나면 뻣뻣해진다. 무엇보다 도다리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연한 쑥을 봄에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철이면 식당마다 별미식으로 도다리쑥국을 한정 상품으로 내놓는다. 한식당으로 유명한 농심호텔도 올봄 '도다리쑥국과 봄나물비빔밥'을 별미로 내놓았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들어선 '내당'은 운치 있는 기와집 별채 같은 분위기였다. '도다리쑥국과 봄나물비비밥'을 주문하자 전채요리로 소라무침과 샐러드가 나왔다. 레몬 향이 어우러진 채소는 새콤하니 혀끝의 미각을 깨운다. 주메뉴인 '도다리쑥국'이 나오자 구수하면서도 향긋한 봄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푸르스름한 옥빛이 감도는 맑은 국물에 쑥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니 달고도 담백한 국물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새하얀 도다리 살은 여리고 촉촉했다. 씹을 틈도 없이 살이 녹아내리면서 고소한 맛만 남는다.

도다리는 단백질이 우수한 반면 지방과 열량은 적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란다. 시력을 개선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아미노산인 타우린,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 A, 혈압을 조절해 고혈압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칼륨이 풍부하다. 간 기능 향상에도 좋아 주당들의 해장국으로 그만이라고 한다.

■개운하고 담백해 식욕 자극

'도다리쑥국'은 먹을수록 국물이 개운하고 담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선 자체 지방이 적은 데다 향긋한 쑥이 들어가면서 비린 맛이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당'의 도다리는 한창 제철을 맞은 통영과 진해산이라 더욱 싱싱하고 살이 알차다. 생선살과 함께 먹는 쑥은 씹을수록 진한 향이 나면서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났다. 3~4월 캐는 쑥은 부드럽고 비타민 A와 C, 철분이 많아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맵고 짠 음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내당'의 도다리쑥국은 다소 싱거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담백하고 개운하다고 느낄 정도다. 싱겁다면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 먹을 수 있다. 농심호텔 김정달 부총지배인은 "그룹 차원에서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도다리쑥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고객 평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다리쑥국'과 어우러진 봄나물비빔밥은 또 다른 별미다. 원추리, 돌나물, 취나물 등 봄나물과 고추장에 비벼 먹는 새콤한 한 숟갈은 도다리쑥국의 풍미를 더욱 강하게 느끼게 했다. 가격은 3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