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어머니를 모시는 딸 A 씨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치매가 생겼는데, 당시 어머니의 증상을 알아보지 못하고 치료가 가능한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나와 가족을 뇌졸중으로부터 지켜 내려면 전조증상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국제신문이 운영하는 의학 유튜브 채널 닥터DJ에 출연한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이진형 신경과 교수는 “전조증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죄책감을 느끼는 환자의 가족을 많이본다. 그럴 때 가장 안타깝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뇌가 손상되는 뇌경색과 뇌혈관에 출혈이 발생하는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단일 질환 사망원인 1위인 뇌졸중은 암과 달리 갑자기 증상이 발생하고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 538,443명에서 2019년 613,824명으로 약 13% 증가했다. 이 교수는 ”뇌졸중은 분명 무서운 질환이지만, 전조증상을 알아두면 나와 가족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면서 ‘FAST 법칙’을 강조했다. FAST 법칙은 뇌졸중 전조증상이 발생하면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조치해야 할 행동이다. ‘F(Face)’ 한쪽 얼굴에 안면 떨림과 마비가 오며, ‘A(Arm)’ 팔 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지고, ‘S(Speech)’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해지고 ‘T(Time)’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119로 전화하는 것이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4~5시간이며, 빠르게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다. 이 밖에 보행 장애를 동반한 어지럼증, 편측으로의 시야 장애, 망치로 두드려 맞은 것 같은 극심한 두통도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뇌졸중에 잘 걸리는 사람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특정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혈관 기형을 부르는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는 경우 ▲혈액 응고 질환이 있는 경우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뇌졸중의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뇌졸중 골든타임을 지키기는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뇌졸중의 전조증상이 대부분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라“라고 강조했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