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행…부산 ‘클라우드 밥상’ 뺏길 판

교통·IT인프라·재해안전 등 최적
정옥재 기자 | 2020.09.08 19:30
- 10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 주도
- LG·MS 유치 이후엔 지지부진
- 소프트뱅크·NHN은 김해 둥지
- 유치전 격화… 시 전략 수립 시급

글로벌 IT 기업이 서부산과 경남 김해시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서부산권에는 클라우드 세계 점유율 2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6월 1단계 데이터센터를 완공했고 최근에는 NHN이 김해 도심에 대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두 기업의 데이터센터 위치는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거리상 가까운 하나의 생활권이다. 이곳은 지진·해일 등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갖고 있다.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1개 동을 지난 6월 준공했다. 왼쪽이 MS 부산 데이터센터, 오른쪽은 인근의 LG CNS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김성효 전문기자·LG CNS 제공
특히 부산은 10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유치를 통한 ‘디지털 변환’을 주도했지만 최근 그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 지역 정치권 주도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관련법을 만들었지만 정작 ‘수혜’는 타 시·도가 가져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와 설립을 발판 삼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천혜의 입지’ 서부산·김해

서부산권과 김해지역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최적의 입지를 갖고 있다. 우선 김해공항, 고속도로, 부산신항이 인근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또 데이터센터는 전력 조달, 냉각수 확보, 지진으로부터 안전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갖췄다. MS는 2016년 5월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 외국인투자지역과 국제산업물류단지 일대 17만8409㎡를 매입해 지난 6월 데이터센터 1개 동을 완공했다. 앞으로 5개 동을 추가로 건립한다. 현재는 이 데이터센터가 ‘한국 남부 리전(Korea South Region)’으로 불리지만 향후 진척 상황에 따라 ‘동아시아 리전’으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다. 조 단위의 투자 가능성도 예상된다.

미음산단에는 또한 LG CNS가 1649억 원을 투자해 2013년 5월 데이터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BNK금융그룹이 대지 1만8109㎡에 전산센터(연면적 1만791㎡)와 개발센터(연면적 2만6469㎡)를 각각 설립해 운영 중이다. 소프트웨어 솔루션기업 솔바테크놀러지 역시 6690㎡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착공할 예정이다.

LG CNS가 미음산단에 처음으로 데이터센터를 만들었고 이후 MS 데이터센터가 유치됐으며 미음산단과 인근인 김해지역에 국내외 IT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둥지를 틀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2011년 12월 김해시 내동 옛 KT 김해연수원에 글로벌데이터센터를 개관한 바 있다. 서부산과 김해에 잇따라 글로벌 IT 업체가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안전 지대를 찾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LG CNS는 서부산 입지에 대해 “이곳은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거점 지역으로 글로벌 해저케이블의 관문이고 암반층으로 지진과 해일에서 안전하며 김해공항, 부산신항, 고속도로가 인접해 있어 지리적 여건이 좋다”고 설명했다. LG CNS 데이터센터는 일본 쪽 고객도 겨냥하고 있는데 일본의 각 지역별 거리보다 부산에서 가까운 일본 내 지역이 상당수 있다. LG CNS는 국내에 4곳의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는데 부산센터만 진도 8.0 규모의 면진 기능을 갖췄다.

면진이란 지진력의 전달 자체를 줄이는 공법이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서부산은 중국, 북한과 어느 정도 떨어져 있고 외국인이 보기에는 북핵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며 비상시 미군이 이용하는 김해공항과 가깝고 일본 지진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바다를 끼고 있고 외국인 교육 환경도 갖춰져 있다. 김해의 소프트뱅크 소속 일본 직원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본인 학교가 있는 부산에서 출·퇴근한다고 한다.

■MS 유치 이후 안주하나

부산에서 M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것은 글로벌 IT 업계의 사건이었다. MS 데이터센터 유치는 2013년 5월 LG CNS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미음산단에 세워진 것이 계기였다.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 변환을 생각하던 당시 새누리당 김도읍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이 센터가 건립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글로벌 IT 업체 유치를 생각했다. 무모하게 보이던 글로벌 IT 기업 유치를 위해 김 의원 측은 미국 시애틀의 MS 본부를 찾기도 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당시 MS는 부산 미음산단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는데 정부와 공공기관에 협조 요청을 했고 미음산단 입지를 홍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2013년 11월 클라우드컴퓨팅 산업 진흥법안을 대표발의해 2015년 5월 이 법을 통과시켜 클라우딩 컴퓨팅 사업자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이 법안 통과가 MS의 부산행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 부산발전연구원은 2011년에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며 논리를 마련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전신인 지식경제부는 10년 전 부산 미음산단을 클라우드 시범단지로 지정했고 이를 계기로 최근 2, 3년 사이 글로벌 IT 업체의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이 활발하다. 그러나 부산이 아니라 수도권, 강원도, 광주광역시가 보다 적극적이다. 오라클은 강원도에 ‘춘천 리전’을 설치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서울리전을 확장했다. 지난 7일에는 국내 IT 메이저 카카오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경기도 안산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10년 전부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를 주도했던 부산은 뒤쳐진 셈이다. NHN 데이터센터 역시 부산의 이웃인 김해에 유치되지만 부산 입장에서는 좋은 부지를 확보하고도 ‘놓친’ 셈이 됐다. 데이터센터는 그 자체로 고용 창출효과는 크지 않으나 관련 IT 산업 유치의 계기가 된다.

※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인터넷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의 IT 자원을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컴퓨팅 서비스. IT 자원의 ‘가상화 + 자동화 + 표준화’로서 이때 많은 양의 데이터가 발생한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각국에 ‘리전’이라는 이름의 데이터 집적 센터를 건설한다.

정옥재 기자

◇ 부산·김해 데이터센터 유치 현황

기업명

위치

규모

마이크로
소프트

부산 
강서구

부지 17만8409㎡

LG CNS

 〃

건물(지상 5층+면진층), 연면적 3만2531㎡

BNK 
금융그룹

 〃

대지 1만8109㎡

솔바테크
놀러지

 〃

부지 6690㎡

NHN

김해 
부원동

부지 6만6350㎡

소프트뱅크

김해 
내동

옛 김해 KT연수원 건물 리모델링

※자료: 각 사. 주요 정보는 기업 보안사항이라 비공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관련기사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원준의 음식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