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멋 코스 요리· 광어국수 인기
- 청감주 등 우리술 4가지 한번에

지역의 새로운 한식 트렌드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최근 문을 연 해운대 그랜드 호텔의 ‘비스트로 한(051-740-0610)’이다. 비스트로 한이 문을 열기 전에는 ‘호텔 내 한식당들은 문을 닫는 추세인데 과연 될까’하는 의구심도 많았다. 하지만 정작 문을 열고는 지역의 새로운 한식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큼지막한 전복이 들어간 갈비찜과 발효 콩을 이용한 문어 샐러드. 플레이팅이 고급스러워 보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해운대 그랜드호텔 제공

비스트로 한은 점심과 저녁 코스 요리가 특히 사랑받고 있다. 그중 점심 요리는 맛, 멋 코스로 나뉘는데 그중에서 맛 코스의 도미 게살 수프가 놀라움을 줬다. 도미 게살이 풍성한 것은 물론이고 속에 들어간 누룽지의 식감이 아주 뛰어났다. 찹쌀로 누룽지를 만들어 230도의 기름에 튀겨낸 뒤 수프에 넣으니 부드럽게 풀어지면서도 구수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누룽지를 잘 못 튀기면 이도 안 들어가게 딱딱한 경우가 있다. 이 누룽지는 혀로 살짝 누르면 파사삭 부서지면서 녹아들어 도미의 부드러움과도 잘 어울렸다. 수프의 육수는 조개와 새우를 섞어 내면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문어 다리와 발효 콩을 이용한 샐러드는 식감이 재미있었다. 구수하면서 쿰쿰한 맛도 같이 가진 발효 콩에 부드럽게 삶아서 겉을 살짝 구워 쫄깃함과 바삭함을 더한 문어를 곁들이니 구수함이 더 진해졌다. 멋 코스의 초석잠 지를 곁들인 새우, 마 샐러드도 눈길을 끌었다. 새우가 얇게 썬 마 이불을 덮은 듯한 플레이팅이 귀여웠다. 거기에 타피오카에 한라봉 향을 입혀 만든 손톱만한 타피오카 볼도 깜찍함과 상큼함을 더했다.코스 외에 따로 주문할 수 있는 메뉴 중에는 광어 국수를 맛봤다. 광어를 씻은 다시마에 싸서 숙성해 감칠맛을 올린 광어 숙성회를 올린 국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라 마치 물회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두툼한 광어 살이 씹히는 맛에 부드럽게 매콤한 육수가 더해져 술술 넘어갔다.

주요리인 전복을 곁들인 갈비찜은 고기 익힘이 아주 부드러워 먹기가 편했다. 일반 한식에서 먹는 갈비찜보다는 간이 훨씬 약하지만 반찬이 아닌 요리로 먹기에는 적당한 간이었다. 여기에 우리 술 4가지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법고창신 샘플러를 더하니 조화가 칭찬할만 했다. 사시통음주는 가볍고 부드러운 맛이라 식사 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좋았고 청감주는 진하고 달콤해 식사 마무리로 잘 어울렸다.

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