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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빌런 <4> ‘MBTI 딱 맞아’라고 생각했다면... 나를 아는 게 중요할까?

김채호 기자 chaeho@kookje.co.kr | 2022.09.28 17:13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김채호 PD] 오늘 어쩌다 빌런의 주제는 나 자신을 알기입니다. 오늘도 도움 주실 선생님 모셨습니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민경입니다.

[김채호 PD] 나 자신을 아는 게 중요할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정말 중요합니다. 사실 스스로에 대해서 아는 것은 꽤나 중요한데요. 그 이유는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혹은 마음이 괴롭고 고통스러울 때 그것에서 벗어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때 행복하고 어떤 경우에 힘든지 아는 것이 우선은 필요하거든요. 게다가 누군가 이렇게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하면 역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것도 좀 어려워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수록 타인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어요.

[김채호 PD]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제 MBTI입니다. 유행처럼 MBTI 검사를 하고 있는데 MBTI에 대한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요즘 정말 유행인데요. MBTI는 마이어스 브릭스(Myers-Briggs) 유형 지표(Type Indicator)의 줄임말이에요. 1944년 캐서린 브릭스와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가 융의 성격 유형론이라는 것을 토대로 제작한 자가 보고식 설문지입니다. 정식 문항은 93문항 정도 되는데요. 인터넷에서 간단하게 무료로 할 수 있는 문항은 그것보단 좀 작습니다. 우선은 외향과 내향 그리고 감각과 직관, 감정과 사고 그리고 판단과 인식 이렇게 나뉠 수 있어서 4 곱하기 4 해서 16유형이 나오게 됩니다. 이 MBTI를 나를 이해할 수 있는 툴이자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내담자분들이 이런 말씀 하실 때가 있어요.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속상해서 찾아오시잖아요. 누군가와 갈등이 있을 때 “그 사람이 저와 MBTI가 좀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이해를 하시기보다는 나와 당신이 다르니까 그것은 그냥 좀 인정해주자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구요.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김채호 PD]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봤습니다.
[시민1] 요즘에 유행하기도 하고 재밌어서
[시민2] 특성이 맞는 게 반 이상이다
[시민3] 너무 잘 맞다

[김채호 PD] 대부분 인터넷으로 했을 것 같은데 MBTI검사 결과가 맞다고 합니다. 짧은 문항들로 자신을 알 수 있다는 게 참 좋겠지만 이런 것들로 자신의 성향을 알 수 있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이제 사주를 봤는데 우리 흔히 ‘족집게’다 이렇게 느끼거나 MBTI를 해보니까 왠지 나랑은 진짜 딱 들어맞아라고 느낄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느 정도는 ‘바넘 효과’로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바넘 효과는 보편적으로 적용이 되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을 말하는 건데요.

한 심리학자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실시했는데 80%가 자신의 심리와 비슷하다고 답을 냈다고 해요. 같은 문항이었는데요. 그래서 MBTI문항에서 보면 감정 사고에 대한 질문의 경우를 보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느끼고 또 생각을 합니다. 감정형이라 하더라도 생각을 전혀 안 한다거나 사고형이라고 감정을 못 느끼는 건 아니거든요. 상황마다 좀 다르기도 하고 겹치는 부분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진짜 딱 들어맞아’ 라고 생각은 하실 수 있지만 그것에 너무 몰입하시거나 그걸 의존하실 필요는 없으실 것 같아요.

[김채호 PD] 생각해보면 저 어렸을 때도 이 혈액형 성격론이라는 게 있었는데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바람둥이 뒤끝이 좀 심한 사람 AB형은 싸이코고 O형은 좀 무난한 사람 사실 저도 이거를 믿었던 계기가 선배 중에 B형인 선배가 있었는데 정말 비상식적인 분이었는데 그래서 B형을 좀 믿었죠. 근거가 없다는 사실도 어느 정도 밝혀졌고 왜 이렇게 믿게 되는 게 아까 바넘 효과랑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은데.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이거는 조금 다른 확증 편향으로 저는 설명을 드리고 싶은데요. 사람들은 원래 잘 모르거나 예측이 불가능할 때 좀 불안을 느껴요. 그래서 좀 나누고 싶어하죠. 왜냐하면 내가 아는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 내가 이제 혈액형에 따라서 이렇게 사람을 좀 분류해 보는 거예요. 그런데 마치 B형인 사람이 조금 성격이 이상한 사람을 내가 몇 명을 만났어요. 근데 마침 우연히 B형이에요. 이렇게 되면 내가 아 B형은 좀 성격이 이상하구나 라고 내 뇌리에 좀 각인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원하는 그 정보만 선택적으로 흡수하게 돼 있거든요. 그걸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B형 분들 중에서도 성격이 굉장히 좋으시거나 온화한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고 이 많은 인구를 사실은 4가지 혈액형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좀 말이 안 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한 것을 가장 크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몇 번 하시면 아직까지도 혈액형 성격론을 좀 믿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김채호 PD] 저는 믿지 않습니다. MBTI하는 친구들을 물어보니까 E와 I가 바뀌는 외향적이 있던 사람이 내향적으로 바뀌었다 이런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성향이나 성격이 바뀔 수 있는 건가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성향이나 성격은 좀 타고나는 부분이 많다고 해요. 타고나는 부분이 많지만 외향과 내향이 사실 이 융의 성격 유형론이 사람을 이렇게 범주화해서 나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제 정신과에서 하는 많은 검사들은 누구나 좀 우울할 수 있잖아요. 때에 따라 우울할 수 있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하냐에 따라서 통계학적으로 분석을 하고 어느 정도 이상이 넘어가면 이것은 좀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반해서 이 MBTI는 외향과 내향을 딱 이분법적으로 범주화를 하는 거에요. 근데 사람에 따라서는 이 상황에서는 약간 외향적으로 행동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선 내향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 검사가 조금 비판받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검사를 조금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온다든지 혹은 외향과 내향이 조금 52대 48정도로 조금 섞여 있는 사람 같은 경우는 조금 상황에 따라서 그게 조금 바뀌기도 해요. 또 때로는 기질적으로 외향적으로 굉장히 타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우울해진다거나 스트레스가 조금 많은 상황에서는 혼자 있고 싶어지고 열등한 내향적인 그 기능이 조금 더 외부로 좀 나타날 수 있게 그래서 이게 바뀌는 건가 이렇게 생각을 하시기보다는 사람을 뭔가 외향과 내향으로 이렇게 딱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김채호 PD] 주변에 보면 성격이 예민한 사람이나 욱하는 사람들은 직급이나 나이가 많다는 거거든요. 그 밑에 사람들은 욱하더라도 가라앉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좀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사실 굉장히 정확한 지적이신데요. 욱 하시는 분들은 되게 상사이시거나 집안에서도 어른이거나 가장의 경우가 많아요. 근데 직접 그것을 조금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어요. 근데 그럴 때 그 화를 저는 받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려요. 화를 받는다는 것은 화를 내는 사람에게 내가 부들부들 떨리고 내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굉장히 주눅이 들고 하는 것이 화를 받는 건데요. 아 저 사람 지금 화가 났구나 화를 딱 던졌을 때 나는 그냥 슬쩍 토스를 하는 거예요. 같이 화를 내거나 응대를 하거나 화난 사람에게 사실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거 별로 소용이 없거든요. 그 경험을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그래서 그럴 때는 화를 내고 나면 슬쩍 자리를 좀 피하거나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그 화를 나는 받지 않고 토스를 하는 거예요. 조금 더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인데 되게 상처받고 오시는 분들 화를 내셔서 오시는 분들보다는 화내는 사람에게 너무 상처를 받은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그런 분들의 특징이 그 화내시는 분에게 너무 인정받으려고 하거나 칭찬받고 싶고 또 왜 저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내지 왜 나에게 짜증을 내지 나를 무시하는 거 아닌가 이런 식으로 그 감정을 내 마음에 담아두기 때문에 상처가 되는 거거든요. 근데 화를 내는 것은 그 사람이 자유고 그 사람의 마음의 문제지 내 마음을 상처 낼 순 없어 라고 생각하는 마음 근육을 좀 기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김채호 PD] 옛말에 한 귀로 흘려라 라는 말이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맞습니다. 옛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습니다.

[김채호 PD] 선생님께서 이제 나에 대한 정의를 한 줄로 말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저는 행복한 삶은 나를 아는 데서부터 시작이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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