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스로 산책하는 시민과 차단
- 배변 봉투함 비치 뒤처리 가능
- 주인 위한 벤치·그늘막 설치하자
- 이용자 늘고 SNS 모임도 생겨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거리에 강아지, 고양이를 데리고 나오는 시민이 많아졌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도 상당해 마음 놓고 산책시키기 어렵다.

동래구 사직동 온천천에 조성된 ‘반려동물 놀이공원’이 도심 속 애완동물 산책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5월 부산 동래구 사직동 온천천에 조성된 반려동물 산책 놀이공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온천천 내 쌈지공원을 바꾼 산책 놀이공원은 면적이 1000㎡로 넓지는 않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뛰어놀기에는 충분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 도심 온천천에는 애완동물을 데리고 나오는 시민은 많지만 정작 애완동물이 뛰어놀 공간이 없었다. 애완동물 전용공간을 만들면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동래구는 공원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 반려동물이 목줄 없이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공원 외부에서 산책하는 시민과 차단돼 반려동물 주인도 안심할 수 있다.

또 공원에 배변 봉투함도 비치해 주인이 행여 준비를 못 했더라도 손쉽게 반려동물 뒤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이 반려동물을 풀어놓은 뒤 쉴 수 있는 벤치나 그늘막도 군데군데 설치했다. 365일 언제든지 찾아와 반려동물을 산책시키거나 놀게 할 수 있다.태양광 가로등이 설치돼 있어 밤에도 반려동물을 데리고 올 수 있다. 다른 지역에 규모도 더 큰 애완동물 놀이 공간이 있지만 이처럼 도심 속에 애완동물 전용 공원이 있는 것은 흔치 않다.
동래구는 공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야광 타일로 붙인 벽화를 그려놔 애완동물이 없는 시민도 부담 없이 공원을 찾아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측광안료를 이용해 벽화를 만들어 밤에도 주변이 잘 보여 환경개선과 함께 범죄 예방의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게 했다. 야광타일 벽화는 대학혁신사업단과 동래구자원봉사센터의 지원으로 부산대 학생 12명이 ‘ETAL’이라는 팀을 만들어 재능기부 차원으로 벽화사업에 참여했다.

동래구 애완동물 산책 놀이공원은 사실 김우룡 동래구청장이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세운 공약이기도 하다. 김우룡 동래구청장은 “반려동물 보유 인구가 늘고 있고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반려동물 산책놀이 공원이 구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동래구가 반려동물 산책 놀이공원을 조성할 때 일부 주민은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원이 조성된 후 이용객이 늘었고 애완동물이 없는 주민도 공원을 많이 찾고 있다. 하루 이용객은 30명 정도로 공원을 찾는 반려동물 주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애완동물 주인들끼리 SNS 모임을 만드는 등 공원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동래구는 공원 위치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비가 오면 잠기는 온천천의 특성상 하천 주변부에는 공원 조성이 어려워 지대가 높은 쌈지공원에 반려동물 공원을 만들었다. 이곳은 쓰레기 투기로 골치를 앓았지만 반려동물과 주인 등 시민이 붐비면서 깨끗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동래구청 녹지공원과 이소원 주무관은 “애완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도심에 마련해줘 고맙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많다”며 “공원 이용객의 건의 사항을 토대로 공원 환경을 계속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