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리’ 혐의로 부산항운노조 김상식(54) 전 위원장이 실형을 선고(국제신문 지난해 12월 2일 자 8면 등 보도)받은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의 전임인 이모(73) 전 위원장에게도 중형이 선고됐다. 이 전 위원장은 취업비리로 수감된 감옥 안에서까지 ‘취업 장사’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배임수재 미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73) 전 위원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3억8300여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이 전 위원장은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3회에 걸쳐 취업·승진의 대가로 3억8300여만 원을 챙겼다. 노조원을 전환배치 해달라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1500만 원을 받기로 했으나 검찰 수사가 시작돼 미수에 그친 일도 한 차례 있었다.　이 전 위원장은 2010년 9월 취업비리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하던 중에도 취업 청탁을 받았다. 그는 2012년 6월 동료 수형자에게 항운노조 반장 A 씨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아들의 이력서와 1000만 원을 들고 찾아가라”고 했다. 이 씨를 지시를 받은 A 씨는 수형자의 배우자로부터 취업 청탁금 1200만 원을 받아 지부장에게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출소 후에도 이 전 위원장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13년 6월 항운노조 ‘지도위원’으로 추대돼 조합원 신규가입, 전환배치, 승진 등 항운노조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이 전 위원장이 김 전 위원장의 당선과 재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에 항운노조 인사에 큰 영향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