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비만·가족력 등 원인 다양
- 통증 있다면 빨리 병원서 검진
- 임상경험 많은 의료진 선택 중요

- 초기 연골 기능 80% 회복할 수도
- 물이 찬 중기, 통증 완화 중점
- 연골주사·휜 다리 교정술 시행

- 재생 힘든 말기 인공관절 수술
- ‘최소 침습’으로 후유증 최소화
- 마취기술 발전… 재활치료 수월

관절염은 몸무게가 실리는 무릎 엉덩이 어깨 관절에서 주로 발생한다. 골절이나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모든 관절 부위에 생길 수 있다. 관절염 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관절염은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로 관절강이 좁아지고,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가장 흔히 발병하는 부위는 무릎 안쪽이다. 걷거나 서 있을 때 체중의 80%가 무릎 안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나, 대부분 55세 이후에 발생한다.

해운대부민병원 서승석 병원장팀이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부민병원 제공

하지만 모든 퇴행성 관절염이 나이가 든다고 해서 걸리는 것은 아니다. 무릎에 외상을 입어서 생길 수 있고, 비만이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 퇴행성 관절염에 걸리면 일단 무릎이 아프다.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어 걸을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조금 지나면 체중이 실릴 때는 아프고, 쉬면 좋아지기를 반복하다가 악화하면 쉬어도 통증이 생긴다. 부산부민병원 손원용 명예원장은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날은 낮은 기압으로 관절강 내 압력이 신경을 압박하므로 관절염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이따금 발생하는 통증도 관절염 초기 신호일 수 있으니 통증이 있다면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초·중기 보존 요법·휜 다리 교정술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크게 초·중·말기로 나뉜다. 초기는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아 약물복용과 물리치료, 운동치료가 가능한 상태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이 주목받는다. 환자의 엉덩이나 대퇴골에서 골수를 채취, 줄기세포를 농축해 연골 결손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다. 부작용이 적고, 본래 연골 기능의 70~80%까지 회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대상이 제한적이다.

중기는 이미 연골이 많이 손상된 상태다. 관절 안에 물이 차거나 퇴행성 변화로 연골이 찢어지는 시기다. 이 단계에서는 회복보다는 통증 완화에 중점을 둔다. 관절 내 연골주사,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관절 내 세척과 유리체·윤활막·반월판 제거, 무게중심축을 이동시키는 근위경골절골술 등을 시행한다. 일명 휜 다리 교정술이라도 불리는 ‘근위경골절골술’은 무릎 안쪽 관절의 손상이 심할 때 이뤄진다. 근위경골절골술은 관절을 보존한 상태로 종아리뼈 일부를 절개해 뼈의 세로축을 반듯하게 교정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원리다.

■말기엔 최소 침습 인공관절수술

부민병원 그룹이 지난해 9월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무릎 관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퇴행성 관절염 말기는 ○자형 다리처럼 뼈가 변화돼 더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데 이때는 인공관절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60, 70대로 고령이다. 고령에 수술을 받는다는 것이 두려워서 혹은 수술 후 통증과 후유증으로 고생한다는 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처를 최소화한 내비게이션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서승석 병원장은 “최소 침습 내비게이션 인공관절수술은 환자의 신체적 특징을 잘 고려해 최적의 결과를 낼 방법”이라며 “최소 부위만을 절개하므로 관절 주위 근육의 손상을 최대한 줄이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인공관절수술은 변형된 관절 주변 조직을 다시 맞추는 기술이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수술 후 뻗정다리가 되거나 무릎이 헐겁고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은 대부분이 균형 맞추기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술할 병원을 고를 때는 의료진이 경험이 풍부한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환자라면 수술 전 충분한 검사와 감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말초신경차단술로 통증 완화

최근 마취통증 기술도 많이 발전했다. 종전까지는 인공관절수술 때 주로 전신마취가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척추마취를 시행해 하반신만 마취,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술 전, 수술 부위의 감각 지배 신경을 차단하는 말초신경차단술을 병행하면 인공관절수술 후 나타나는 통증의 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부산부민병원 정주선 관절센터장은 “수술마취 통증 기술의 발전은 수술 후 빠른 재활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인공관절수술 후 재활운동은 인공관절의 체내 적응도를 높이고 관절 가동 범위를 향상하는 열쇠 역할을 하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환자 자신이 빠른 회복을 위해 의지를 갖고 재활치료에 임하는 것이 성공적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필수 요건이라고 의료진은 말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