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사 담아낸 해양세트장 눈길
- 저도 스카이워크 바다풍경 아찔
- 비치로드 쪽빛물결 바람에 일렁
- 원전마을 선상펜션 휴식처 인기

여름 낚으러 경남 창원 구산(龜山)반도로 가자!

가곡 '가고파'의 배경지인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는 '내 고향 남쪽 바다'라는 가사만으로도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그리운 고향을 다시 꺼내게 한다. 그렇게 마산의 바다는 마음의 고향으로 포근한 엄마 품 같은 정감을 안고 있다.

'가고파'를 목 놓아 부르던 시절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지만 마음의 안식처인 마산의 바다는 여전하다. 특히 마산합포구의 구산반도는 창원시가 추진하는 대규모 관광프로젝트가 한창이고 재단장한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마산의 바다는 고향의 바다를 넘어 해양관광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과 저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인 '콰이강의 다리'의 야간 경관.

■1500년 전 해양왕국을 보다

해양드라마세트장은 드라마 촬영 및 해양교류사 홍보 교육을 위해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 9947㎡ 부지에 2010년 4월 조성됐다. 세트장 입구에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이곳에서 촬영된 16편의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전시돼 관광객을 반긴다. 세트장은 모두 6개 구역 총 25채의 건축물로 구성돼 있다. 가야 시대의 야철장, 선착장, 저잣거리, 가야풍의 범선, 각종 무기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소품이 갖춰져 있다.

세트장의 메인은 김해관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김수로'의 주 촬영 장소로 내부에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침실, 회의 장소, 각종 소품 등이 진열돼 있다.

김해관에서 바다 쪽으로 나가면 선착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해반촌 구역에는 신발가게, 대장간, 토기가게 등 서민이 사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저잣거리는 가야 시대 장터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짐승가죽을 파는 가게, 농기구를 파는 가게, 옷감을 파는 가게, 주막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객사로 쓰였던 가야관, 공동우물 새미교, 마방, 채집한 철광석을 제련하던 야철장 등이 있다.

잘 정비된 산책로는 이곳을 찾는 또 하나의 재미다. 해양드라마세트장에서 출발해 원점 회귀할 수 있는 해양숲길인 파도소리길(1.7㎞)이 있다. 천혜의 해양 절경과 짙푸른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있다. 전망대도 있고 인근에는 허브와 조경수로 사계절 향기가 나는 'SEA &WOOD 향기나라'가 있다.

■저도 연륙교·비치로드 매력 만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에 조성된 해양드라마세트장 전경.

해양드라마세트장 입구에서 해양관광로를 따라 20분 남짓 달리면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한 섬 '저도'가 나온다. 매년 수많은 인파가 연륙교와 비치로드의 매력에 이끌려 이곳을 찾는다.

연륙교는 하나가 아니라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길이 170m, 폭 3m의 옛 연륙교는 1987년에 가설됐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다리 모습과 비슷해 이 애칭이 붙었다. 시는 콰이강의 다리를 중심으로 관광 개발을 했다. 관광안내시설과 공중화장실을 새로 단장하고 지난 3월에는 다리 가운데를 중심으로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길이 80m, 폭 1.2m 규모의 투명 강화유리를 설치하는 공사를 완료하고 '스카이 워크'라고 명명했다. 높이 13.5m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이를 만끽하려는 인파로 붐비는데 주말에는 1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콰이강의 다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리 입구에 사랑의 맹세를 담은 자물쇠를 달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고 1년 후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도 인기다.

연륙교를 지나면 저도가 나온다. 세 개의 높은 봉우리가 있고 최고 해발 고도는 202m다. 저도에 들어서면 둘레길 형태로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비치로드가 있다. '콰이강의 다리'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후 방문객이 늘어 주말에는 하루 3000명 이상이 찾는 명소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고 그늘이 많아 특히 여름 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비치로드를 걷다 보면 파도소리·새소리·바람소리가 화음처럼 한 데 어우러지고 상큼한 갯내음까지 덤으로 안겨 준다. 전망대와 바다구경길에서는 탁 트인 쪽빛 바다와 리아스식 해변 풍광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옛 마산의 땅끝 '원전마을'

경남 창원시 구산반도의 원전마을 선상펜션을 찾은 관광객들이 선상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

저도의 풍광을 마음껏 즐겼다면, 휴식과 선상낚시의 즐거움이 있는 원전마을로 이동하자. 물이 귀하고 논은 적고 산비탈을 개간한 밭이 많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원전(元田)이 됐다.

이곳에서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선상펜션을 이용할 수 있다. 원전항에서 배로 5분 정도 이동하면 선상펜션에 도착한다. 물론 다음 날 오전에 같은 배로 뭍으로 데려다준다. 펜션은 9곳이 있으며 예약은 필수다. 야간에 어른은 2만 원, 소인은 1만5000원이다.

펜션은 최대 30명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방은 2개가 있다. 펜션 전체를 빌리는데 20만~30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펜션에서 방문을 열고 나가면 덱이 있어 언제든 낚시를 할 수 있고 바다에 비친 달빛을 감상하면 쉴 수 있다.

원전마을에 부녀회가 운영하는 복지회관이 있는데 하룻밤 정도는 묵을 수 있다. 또 방파제나 둘레길 전망대 덱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도 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