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강 티켓 놓고 내일 멕시코와 한판
- 한국, 올림픽 전적 3승 4무로 우세
- 멕시코, 지역 예선 1위… 방심 금물
- 한일전 양국 결승 진출하면 성사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온두라스와의 3차전에서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한 김학범호의 다음 상대는 ‘북중미 강호’ 멕시코로 확정됐다. 전적에서 앞서 있어 온두라스전에서 보였던 중원 장악을 기반으로 장기인 스피드와 압박을 살린다면 상대를 무난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8일 각 조별리그 최종전이 마무리되면서 8강 토너먼트 대진표가 확정됐다. B조 1위인 한국은 A조 2위 멕시코와 31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준준결승을 치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멕시코와 올림픽에서 3대회 연속 맞붙게 됐다. 2012년 런던 대회 땐 조별리그 B조 1차전 상대로 만나 0 대 0 무승부를 기록했고,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조별리그 C조에 속해 대결했다. 당시 이번 올림픽 와일드카드 권창훈(수원)이 선제 결승골을 터트려 1 대 0으로 이기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올림픽대표팀(U-23) 간 역대 전적은 한국이 3승 4무 무패로 월등히 강하다. 올림픽 본선에서만 통산 4차례 맞붙어 2승 2무를 기록 중이어서 우리 강점을 잘 살린다면 ‘공한증’의 멕시코를 4강 제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북중미지역 예선 1위로 이번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멕시코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최강 브라질을 꺾고 우승한 강팀이기 때문이다.

루마니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 때부터 돋보인 스피드와 압박을 무기로 후방 수비진을 뚫으면 승산이 있다. 여기에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보여준 중원 장악력을 그대로 재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술을 구현할 선수들의 움직임은 좋다. 지난 28일 원두재(울산)와 더블 볼란테(이중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진규(부산)는 한 번에 찔러주는 킬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공격에 활로를 뚫었고, 결과적으로 중원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특히 팀의 세 번째 골인 황의조의 전반 추가시간 골을 이끌었다. 김진규가 오른쪽에서 올린 슛에 가까운 대각선 크로스를 온두라스 골키퍼가 쳐 냈고, 이것이 문전의 황의조 발 앞에 떨어져 골로 직결됐다. 골게터 황의조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살아났고, 이강인이 루마니아전 멀티골에 이어 연속 골맛을 본 것도 다행인 대목이다. 김학범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은 “8강 상대가 일본이든 멕시코든 상관없었다. 수비가 상대의 여러 공격 루트를 잘 봉쇄하면 우리 공격수에게 틀림없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은 A조 1위로 8강에 올라 B조 2위인 뉴질랜드와 맞붙는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조 1위로 8강에 오르면서 8강 한일전은 무산됐다. 축구 한일전은 결승전에서야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8강전에서 멕시코를 이기고 준결승에서 브라질과 이집트 경기의 승자를 꺾는다면, 또한 일본이 준결승에서 이기면 결승에서 만난다. 올림픽에서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한일전이 펼쳐졌는데 3, 4위 전이었던 당시 한국은 일본을 2 대 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선정 기자